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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도반님들과 함께 한 105회 정진회
개원식에 이어 태안 신두리 해변을 돌아보지 못한 도반님들 중심으로 미니버스를 타고 신두리 사구를 걷고 해변을 좀 돌아보았습니다. 사구 초입에서 사진도 찍고 모래를 음미하며 걸었습니다. 바다로 가니 여태껏 보기 드물 정도로 만조 상태였습니다. 이어지는 해변 한 모퉁이가 끊어질 정도로 보였으니까요. 언제나처럼 파도는 밀려왔다 밀려갔고 무인도인 듯한 섬도 여전했습니다. 저는 처음 보는 한 도반님한테 여길 오면 보리방편문이 펼쳐져 있는 것 같다는 얘기를 좀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도반님께서, “저는 보리방편문을 생각하면 색즉시공, 공즉시색을 생각 합니다” 하셨습니다!
묘금륜원에서 6시 30분쯤인가 모든 도반님들이 모여 저녁식사를 하고 좀 쉰 뒤 저녁예불을 올렸습니다. 예불 때 본 목탁보가 인상적이었는데 반야월 보살님 친구분이 보시해준 것이라 합니다. 예불이 끝난 뒤 아미타불 염불선 1000일 수행 중 700회 회향식도 열렸습니다. 이제 300일 남았습니다.
아래층으로 내려가 행한 법문에서 경주 법사님은 종전의 수능엄삼매도 해설을 잠시 접고 오랜만에 오신 도반님들을 염두에 두고서 보리방편문 강의를 펼치셨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보리방편문 공부에서 빠트렸던 점도 보충할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보리방편문 구절구절이 모두 다 제대로 새겨지지 않아도 괘념치 말고 그냥 하라”는 말씀이나, “ ‘관’은 일상삼매요 ‘염’은 일행삼매”라는 말씀에 제 귀가 번쩍 뜨였습니다.
이 귀한 두 말씀을 제 식으로 해석 해보면, 결국 참선이라는 것이 산란심→집중심→통일심으로 가는 과정이라 할 때, 이를 테면 보리방편문을 저같이 상행정진을 하며 108번을 관하고 염할 때 처음엔 산란심이 가라앉지 않아 법신만 의식되고 다른 건 잘 안 보이고, 어떨 때는 아예 법신은 잊어먹기도 하고 보신과 화신에만 눈길이 가고 하는 식으로 온전히 관과 염이 잘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에 상관치 않고 지속하다보면 한 90번이나 100번 대에 들어서면 마음이 오롯이 보리방편문에 집중되면서 법보화 삼신을 고루 의식하는 등 집중심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이런 집중 상태에서 상행하면서 보이는 주위 풍광과 이 마음까지 혼연일체가 되는 통일심도 경험하구요. 결국 이렇게 108번 정도를 마치고 나서 각종 일상사를 처리하거나 좌선을 할 시간이 있어 좌선을 하게 되면 ‘아미타불’ 넉자에 보리방편문 전체를 담아내는 힘을 얻어 상당한 정도의 통일심에 도달할 수 있지 않나 합니다. 통일심 다음으로는 ‘아미타불’ 조차 사라지는 무념(無念)이겠는데, 이는 지금 굳이 논의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다음으로 제 해석을 하나 더 보테면 “심은 허공과 등할새 편운척영이 무한 광대무변한 허공적 심계를 관하면서”에서 ‘관’은 일행삼매이니 그 앞에 묘사되어 있는 대로 하나의 상으로 집약시키는, 즉 ‘타성일편’하는 것으로 일상삼매가 되겠습니다. 또한 “청정법신인달하여 비로자나불을 염하고”에서 ‘염’은 앞의 관을 유지하면서 비로자나불을 염하며 지속시키는 것을 말하니 일행삼매가 되겠습니다. 보신, 화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고 마지막 대목에서 “아미타불을 상념하고”는 결국 법보화 삼신을 통합해서 관과 염을 통합적으로 하는 것을 말하겠습니다. 여기까지는 색즉시공적인 내용이고, 나머지 부분은 공즉시색, 즉 일체 만물을 법신과 보신의 화현으로 사유하고 관찰하며 구체적 현실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말하겠습니다. 제 해석은 이 정도로 해두겠습니다. 아래에 법사님의 유인물을 첨부합니다.
메일링 리스트에 올라 있는 도반님들께 이미 법사님 법문 녹음파일을 보내드렸습니다. 아직 메일주소를 댓글로 남기지 않으신 도반님들은 주저 말고 댓글에 메일 주소를 남겨주세요. 기왕의 메일 주소에다 하나 살짝 덧붙여 일괄적으로 보내기 때문에 별 수고가 들지 않는 간단한 일입니다. 녹음파일을 받아놓으시면, 법사님 강의를 듣고 싶을 때 언제나 들을 수 있으니 좀 더 온전히 숙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9시부터 아래층 선방과 위층 법당으로 좌선팀과 절수행팀으로 나뉘어 정진에 들어갔습니다. 오랜만에 선방 벽을 에둘러 놓인 좌복에 도반님들이 가득했고, 사진을 통해 보니 절수행 도반님들은 부처님을 모신 가운데 염불하며 다른 때보다 더 숙연해진 모습입니다.
좌선 하는 내내 고요한 가운데 정진의 향기가 온통 진동하는 것 같았습니다. 2번째 라운드와 3번째 라운드 때 저로서 눈을 감고 고개도 좀 숙이고 피로를 푸는데 주력했는데, 그래도 정신은 깨어있으면서 아미타불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 여느 때보다 더 잘 되었습니다. 라운드 때마다 이루어지는 10분 포행도 여러 도반님들과 물 흐르듯이 흘러 다니는 도도한 흐름 속에 저도 몸을 실어 흘러 다녔습니다. 커다란 환희심이 일었습니다!
니르바나님의 여러 사진과 절 수행 팀으로부터 들은 바를 종합해보건대, 절 수행 팀은 몇 달 만에 현로 거사님이 다시 목탁을 잡아 리드해 주시는 가운데 인교 보살님의 우렁차고 깊은 음성과 여러 도반님들의 염불소리가 법당 안에 그득한 속에 정성을 다한 절 수행을 하신 것 같습니다. 특히 경험이 많지 않으신 조행곤 거사님의 절수행에 칭찬이 자자했습니다.
이날 차담 시간은 오랫동안 보지 못한 도반님들의 육성과 법문이 펼쳐져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롭고 풍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주로 오랜만에 오신 도반님들 중심으로 차담시간을 그려보겠습니다.
경주법사님: 늦게 오신 분들 위해 반복되는 이야기를 좀 드리겠습니다. 다중이 모이는 법회보다 소수가 깊게 공부하는 모임이 더 중요하다는 큰스님의 가르침 따라 정진모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철야정진, 별시수행을 할 장소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천일기도에 들어갔고 작년까지 1억 가량을 마련한 상태에서 현욱, 주련님이 땅을 희사한 가운데 총 3억 3500만원을 모연하여 건축을 완성하고 22일에 준공을 받았습니다. 예전보다 수행을 잘 할 수 있게 이곳을 잘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여산혜원 스님뿐 아니라 여러 스님들이 반주삼매 결사를 이어왔습니다. 청화큰스님께서 여러 대목에서 반주삼매를 강조하셨으니 금강정진회는 반주삼매의 맥을 이으려 노력할 생각입니다. 신두리 해변은 걷기명상하기가 좋은 장소입니다.
인월회장님: 호두과자는 김해팀인 클레어님, 나래님, 언제나 자유인님이 준비해주셨고, 묵은 영천 팀이, 바나나는 오성 거사님과 선법화 보살님이, 떡은 혜견보살님과 어머님이, 귤은 수형보살님이 보시해주셨습니다.
보명화 보살님: 호사다마라지요. 좋은 일에는 마도 많을 텐데. 인생살이 산 넘어 산이고 더 높은 산을 넘어야 하니까 공간 잘 이용해서 정진하세요. 저도 언젠가는 묘금륜원에서 2박 3일 정도 별시수행을 하려 합니다.
무착회장님: 사실 수고는 현욱 거사님이 다 하시고, 현로 거사님이 애쓰셨고, 월광 거사님 공덕성보살님의 물심양면의 배려와 도안 거사님의 위로와 도움 덕분입니다. 복잡한 일도 단순화 시키고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내일에 대해 걱정 안하는 편입니다. 준공이 늦어져 심려 끼쳐드려 미안합니다. 도안 거사님처럼 묘금륜원 잘 이용해 주세요.
이유경보살님: 힘써 해 놓으신 데 올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곳이 좋습니다.
김재경기자님: 이유경님은 제가 만든 비움과 소통 출판사에서 같이 일합니다.
홍운거사님: 동해안 끝에서 서해안 끝으로 왔습니다. (일동 웃음) 근처에 왔다가 1시간 30분을 돌다 초면인데(능현거사님을 말함) 같은 곳을 찾는 듯해서 같이 한참 골목골목 돌다 촌로를 만나 모시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2006년 원당암 1000일 기도가 엊그제인데 감개가 무량합니다. 청화스님 공부하는 입장에서 운전하는 데 감격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여기 와서는 별로 실감이 나지 않네요. 단어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수행을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정진보살님: 와서 즐기기만 한 것 같아 죄송해요, 앞으로도 수행 정진하는 도량으로, 불자들의 모범이 되는 정진 도량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인월: 금강 카페 초기에 맹활약을 하신 분입니다.
경주: 네이버 불교카페 중 네이버 금강카페가 3~4위를 하는데 정진님 덕분에 지금도 그 정도 순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송강거사님: 동해에서 오신 거사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전세 살다 내 집 마련한 느낌입니다. 옛날 고시 공부할 때 도서관이냐, 독서실이냐, 역시 자기 집이다 할 때 생각이 납니다. 열심히 공부하여 모든 도반님들이 성불하길 바랍니다. 집이 멀리 있어서 축지법을 배워야 할 듯합니다.
클레어보살님: 신심 별로 없는데 9월 4째 주 토요일에 고속도로 위에 차를 올렸다가 좀 가다가 포기했습니다. 이번엔 큰 맘 먹고 자유인님이 7시간 운전을 했습니다. (일동 박수) 법사님 말씀 중에 공부를 강조하신 대목이 인상적입니다. 견성을 할 정도로 해야 되는데... 모두 성불하세요.
나래보살님: 경주 칠불암 정진 때 참여했습니다. 휴게소 2번 들르고 7시간 왔습니다. 집에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2번 참석했고 올해 3번째입니다. 두 도반 덕분에 훌륭한 도반님들 만날 수 있어 영광입니다. 누가 안 되게 쫓아가며 공부하겠습니다.
경주: 축지법 가르쳐 드릴께요. 4박 5일, 5박 6일 하시면, 이를 테면 여름 휴가 같을 때 이렇게 하면 축지가 됩니다. (일동 웃음)
인월: 월광 거사님은 점안식 등에서 일을 어떻게 하는지를 보여주셨습니다. 불단도 공방에 의뢰하는 등 창조적 접근을 했고, 아미타불상 조성에도 큰 공헌을 하셨습니다.
월광거사님: 과찬하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사실 개원식이 잘 될까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카페 가입한 지 1년 지났어도 과연 내가 가족일까 하는 생각도 들기도 했구요. 그럼에도 요즘 발심하게 되었고 존경하는 법사님을 적극 보필하겠습니다.
최호승기자님: 경주 법사님과 국포사 활동 같이 해보았습니다. 항상 금강정진회 활동을 동경해 왔습니다. 아내 생일에 미역국 끓여주고 이리 왔습니다. 앞으로 아내도 같이 활동하고자 합니다. (일동 박수)
승진행보살님: 어느덧 10년입니다. 죄송하다는 말씀과 감사하다는 말씀밖에는 드릴 게 없습니다.
현로거사님: 의견 차이도 있을 수 있고 서로를 포용합시다.
동심거사님: 공부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자연인거사님: 운영진 여러분 짧은 기간에 애 많이 쓰셨습니다. 자기 느낌대로 수행할 게 아니고 선오후수가 되게 해야겠습니다. 어느 법사님이 이야기 했던 대로 수레니까 실어야 하는데, 가족부터 실읍시다.
공덕성보살님, 경란보살님, 비갠아침보살님, 대명거사님, 도안거사님: “대체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는 취지의 말씀을 하심.
서운거사님: 12월 1일에 미국으로 떠납니다. 경주 법사님 뵙고 이리 왔는데 무임승차한 느낌입니다. 비자 때문에 2월말에 귀국했다 다시 미국으로 갑니다. 8월 달부터 강독회 등에 참석했는데 좀더 일찍부터 참석했으면 좋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3~5년 지낼 텐데 불서 영역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현재 부처님의 가피로 좋은 품목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혹시 좋은 일이 생기면 여기도 보시할께요. (일동 박수)
인교보살님: 저의 ‘인’자는 ‘끌인’자입니다. 저도 무임승차입니다. 쫓아가기만 하는데 잘 못 쫓아가고 있습니다. 법사님이 말씀 도중에 울컥하시니까 저도 울컥하면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일었습니다.
인월: 인교 보살님의 염불은 가히 환상적입니다.
혜견보살님: 미국에서 오신 자성법사님이 저보고 언니(보원 보살님) 닮아 기뻐하시던데, 그러나 언니랑 저는 앞만 비슷할 뿐 속 내용은 다릅니다. 오늘 스님 말씀처럼 그대로의 것을 빨리 알아차려야 할 것 같습니다.
수산거사님(박종길님): 하고 싶은 말을 앞에서 다 해주셨습니다. 무임승차 한 듯해서 미안하고 부끄럽고 그러면서도 감동이 됩니다. 발목 삐어 산도 못가고 이리로 왔습니다. 송강 거사님이 구도회 선배 되십니다. 뒷심이 부족해서 이곳저곳 왔다 갔다 했습니다. 여태 못 찾다 우연히 왔는데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만큼 열정적으로 하는 곳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인월: 여여행 보살님! 조행곤 거사님이 절도 거뜬하게 잘 하시던데, 비결 있나요?
여여행보살님: 다 금강 도반님 덕분입니다.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서미보살님: 경주 법사님이 ‘청화큰스님’하며 울컥하실 때 찡했습니다. 법사님께 도움을 못 드려 반성이 되었습니다. 그간 못 나오셨던 도반님들을 보아서 기뻤고 사경으로 인해 격려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3만 5000편 사경을 넘었습니다.
니르바나(배형욱)거사님: 우리 집 대화의 80%는 불교 이야기고 나머지 20%는 저의 헛소리입니다. (일동 웃음) 두 분(경주법사님과 수형보살님)이 도반님들에 대한 감사의 말씀을 요즘 들어 몇 배는 더 하시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교환교수로 미국 갔을 때 매주 금요일 저녁에 출발해서 오레곤에서 청화큰스님 계시는 삼보사까지 14시간을 차를 몰고 갔습니다. 어릴 적의 제 트라우마이기도 한데, 당시 아버지는 “꼭 같이 가야한다” 하셨죠. 그래도 부모님 덕분에 큰스님 무릎에서 놀아도 보았습니다. 광륜사에서 큰스님하고 사진도 같이 찍었던 기억이 납니다. 종교적 색깔을 안 드러내도 향을 발산하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저도 수레에 같이 타고자 합니다.
인월: 후배들이 공부에 뜻을 두고 움직이고 있음을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10명의 젊은이를 만들어보겠습니다. 현재 4명 정도가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경주: 점안식을 여법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승진행 보살님의 인연으로 혜윤스님을 모시고 편하게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오신 자성 법사님은 대전에 계시다 찾아오셨습니다. 물리학을 전공하셨는데, 전지를 개발 중이고 플로어를 확보하시려 합니다. 곳곳에 청화큰스님 공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공부는 현대에 맞는 공부라 합니다. 제가 울컥한 것은 힘든 일 때문이라기보다는 큰 스님이 그리워서였습니다.
인월: 좋은 장에서 박차를 가하는 수행을 합시다. 105회 차담은 이 정도로 하겠습니다.
정진도반님들은 후반부 정진을 마저 한 뒤 4시에 새벽예불을 올리고 이번 철야정진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능현 거사님께서는 자신의 개인일정에 충실하게 3000배를 잘 회향하시고 표표히 가신 듯한데, 그 향기를 또한 도반님들께 전합니다. 끝으로 좋은 사진 찍어주신 니르바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도안 합장 _()_
소국님 감사합니다. 아미타불 _()_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감사합니다. 아미타불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