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을 보여주셨던 예수님께서 또다시 비슷한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이번에는 떡 일곱 개와 물고기 두어 마리로 사천 명이 넘는 사람들을 먹이셨으니 칠병이어(七餠二魚)의 기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본문에서는 물고기를 두어 마리라고 기록했는데(7절), 두어 마리는 몇 개 안 되는 물고기를 표현하는 것이기에 꼭 두 마리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적은 수의 떡과 물고기로 사천 명이 넘는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고도 일곱 광주리를 남긴 기적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큰 무리가 예수님과 함께 있었는데, 무려 사흘이나 함께 있었습니다(2절). 정말 열정적으로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꽤 멀리서부터 온 사람들도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3절). 사흘이나 예수님을 따라다녔으니 혹시 그들이 먹을 것을 가지고 왔다고 하더라도 이미 다 먹은 지 오래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들이 그냥 집으로 돌아가려고 해도, 멀리서 온 사람들은 집까지 가는 동안 기진(氣盡)할 것이라고 염려하셨습니다(3절).
예수님의 제자들은 오병이어의 현장에 함께 있었던 자들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에게 먹을 것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예수님께 오병이어의 기적 때 했던 말을 또다시 합니다. “이 광야 어디서 떡을 얻어 이 사람들로 배부르게 할 수 있으리이까?”(4절)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주님이 베푸신 놀라운 역사(役事)를 경험하고 살면서도, 또다시 찾아온 문제나 상황 속에서 다시 염려할 때가 많습니다. 제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오병이어의 기적을 기억하면서 예수님의 능력을 믿었다면 “아, 그럼 떡이 몇 개나 있는지 살펴볼까요? 이전에 행하셨던 것처럼 이번에도 주님께서 그렇게 사람들을 먹이실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제자들은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너희에게 떡이 몇 개나 있느냐?”라고 물으시니 그제야 일곱 개가 있다고 답을 합니다(5절). 예수님은 이 떡 일곱 개를 가지고 축사하시고 나눠주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작은 생선 두어 마리를 들고 축복 기도하시고 물고기도 나눠주게 하셨습니다. 결국 사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배불리 먹고도 일곱 광주리를 남겼습니다(8절, 9절).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자주 경험하며 살아갑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인의 삶에는 늘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함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런데도 우린 여전히 어렵고 힘든 일이 생기면 염려하고 걱정합니다. 물론 어렵고 힘든 일이 생기면 염려하고 걱정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그 염려와 걱정에 매여 있으면 안 됩니다. 우리에게는 전능하신 우리 주 예수님께서 함께하시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칠병이어의 기적을 베푸시고, 사람들을 돌려보내신 후에 제자들과 함께 배를 타고 달마누다로 향하십니다. 달마누다는 갈릴리 호수 서쪽에 있는 마가단이나 막달라 부근이라 여겨집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도착하자 바리새인들이 예수님께 나아와 논쟁을 벌이면서 하늘로부터 오는 표적을 구하였습니다(11절). 표적(表迹, sign)은 헬라어로 세메이온(σημεῖον)인데, “어떤 것에 대하여 드러내어 보여주는 표(表)”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예수님이 메시야(그리스도)라면 그것에 대한 표적을 보여달라는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표적을 여러 번 보여주셨습니다. 귀신을 쫓아내실 때 귀신들도 예수님에 대해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말하는 일이 여러 번 있었고, 많은 병자들을 고치시고, 오병이어의 기적을 베푸시는 등, 이미 매우 많은 표적들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나 바리새인들은 끊임없이 또 다른 표적을 구하고 있습니다. 바리새인들의 마음에는 이미 믿지 않으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자들에게는 아무리 표적을 보여주어도 믿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깊이 탄식하시면서 이들에게 표적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12절). 이 구절과 병행되는 구절인 마태복음 16:4에서는 요나의 표적밖에는 보여줄 표적이 없다고 말씀하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요나가 물고기 배속에 들어갔다가 사흘 만에 나온 것을 예로 들면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시는 대속(代贖)의 사건을 통해서 예수님의 메시야(그리스도) 되심에 대해 보여주시겠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들은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이후에도 여전히 믿지 않은 자들입니다.
제자들도 칠병이어의 기적을 경험할 때도 예수님의 전능하심을 제대로 깨닫지 못했고, 바리새인들도 수많은 표적을 보았음에도 여전히 표적을 구하며 믿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것이 연약한 우리 인간의 모습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주님이신 예수님은 우리에게 지금까지 계속하여 은혜를 베푸시고, 하나님의 능력으로 우리를 돌보시고 인도하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주님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주님, 우리의 믿음 없음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우리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온전히 신뢰하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그 믿음을 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닥치는 여러 가지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 걱정하고 염려하면서 불안해하기보다는 주님만 온전히 의지하며 주님의 능력과 은혜를 기대하면서 승리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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