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계묘년) 오월의 전지훈련이 무사히 끝났다. 초로의 회원들이 늘어났지만 일상에서 달리기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가시는 회원님들이 열 분이나 참여하여 오월의 하루를 풍성하게 보냈다. 농부들이 풍년으로 곳간이 가득차고, 어부들이 만선으로 풍어를 했을 때의 만족감 같이 장거리주 완수로 마음의 부자가 되었다.
이번 전지훈련 코스는 지난 겨울방학 때 홀로 부산 인근의 하천 산책로를 찾아 걸으면서 가야지 회원님들과 함께 달려보고 싶었던 여러 곳 가운데 한 군데다. 동해선역에서 가까운 곳에 동해로 흐르는 여러 소하천이 있다. 송정역에서 가까운 송정천, 월내역에서 가까운 장안천도 오늘 달린 좌광천 못지 않게 거리와 환경이 좋아 기회가 닿으면 가야지 회원님들과 함께 달려보고 싶다.
오늘은 열 분의 회원님이 동참하셨는데 7명(회장 허무성, 노재준, 이진구, 아오끼, 서성수, 이규남, 곽태환 샘)이 왕복 30km를 완주하셨고, 최근에 컨디션이 떨어져 있는 이성심 샘과 보급을 맡은 나는 편도 15km를 달렸다. 저와 함께 보급 자봉을 하신 최해리 샘은 좌광천 수로 가운데 가장 경관이 수려한 소까지 왕복 10km를 걸으셨다.
전지훈련 출발지인 임랑에서 가까운 칠암 문오성해수탕에서 목욕을 하고, 좌천역 인근 이천 바닷가 식당(수림원)에서 생아구찜으로 회식을 하며 주말 하루를 풍성하고 기분좋게 마무리하였다.
차량 봉사를 하신 이규남 샘이 기장, 일광, 좌천의 명품 미역과 다시마를 선물로 안겨주셨다. 집에 와서 받아온 다시마를 생각하니 짠맛이 나는 식품인데도 군침이 돈다. 감사한 마음으로 잘 먹을 것이다.
호사다마라고 자봉을 하신 최해리 샘의 시모님이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고 급하게 돌아가셨는데 회원 모두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
전지훈련 덕분에 탐석 대신 달리기로 잡시 네 편을 얻었다. 석질이 좋은 해석 소품 네 점을 얻은 양 흡족하다. 다음 전지훈련을 기대하며 6월의 백양산마라톤을 준비해야 한다. 감사합니다.
轉地訓鍊(一)
雲霧消散靑天開
天佑神助走吉日
伽耶勇士東萊合
三車分乘林浪行
屛山發源通鼎冠
東海流入佐光川
雖若盲腸短河川
轉地訓鍊良好地
구름과 안개가 걷히고
푸른 하늘이 열렸다.
하늘도 돕고 신령도 도우니
달리기 좋은 날이다.
가야지 용사들이
동래에서 합류하여
세 차에 나누어 타고
임랑으로 향했다.
병산에서 발원하여
정관을 관통하여
동해로 흘러드는 좌광천은
비록 맹장처럼
짧은 하천이지만
전지훈련 코스로는
매우 좋은 곳이다.
轉地訓鍊(二)
伽耶八龍齊飛翔
海鷗驚散魚潰遁
退潮出發走七十
滿潮以前還起點
似龍昇天揮兩臂
鰱魚回歸逆流川
流水載心歸浦口
波濤舞踊白鷗歌
가야지 여덟 용이
함께 나르샤
동해 갈매기가 놀라서 흩어지고
물고기도 뿔뿔이 흩어져 숨더라.
썰물에 출발하여
칠십리 길을 달려
만조가 되기 전에
출발점으로 돌아왔다.
승천하는 용처럼
두 팔을 흔들고
연어가 회귀하듯
강을 거슬러 올랐다가
흐르는 물에 마음을 싣고
다시 포구로 돌아오니
파도가 춤을 추고
갈매기가 노래하더라.
轉地訓鍊(三)
入夏旣過小滿前
午前不拘氣溫高
上下短衣戴帽子
中天浮日照全身
行雲流水慰困身
金鷄菊花悅心氣
一心與走久同僚
最高放心應援軍
입하가 이미 지나갔고
소만을 앞두고 있어
오전인데도
기온이 높다.
위 아래 짧은 옷에
모자를 썼는데도
중천에 뜬 해가
온몸을 내리쬔다.
떠가는 구름과 흘러가는 물이
힘든 몸을 달래 주고
길가 금계국 꽃이 마음을 기쁘게 하나
한마음으로 함께 달리는
오래된 동료들이
가장 마음이 놓이는
응원군이다.
轉地訓鍊(四)
家庭之月皆奔忙
十人會員甘同參
一心一志耀走席
轉地訓鍊無事終
海水湯浴洗鹽汗
長走勞身生氣回
海邊食堂環對坐
來回撞盃世上主
가정의 달이라
모두 매우 바쁜데도
열 명의 회원이
기꺼이 동참하여
한마음 한뜻으로
달리기 자리를 빛내 주어
전지훈련이
무사히 끝났다.
해수탕 목욕으로
소금 땀을 씻어내니
장거리 달리기에 지친 몸에
생기가 돌아오고
바닷가 식당에 둥글게 마주앉아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부딪치니
세상의 주인이 된다.
첫댓글 평소 육상을 사랑하시는 태암님의 정성이 곳곳에 묻어나는 멋진 행사였습니다. 주로도 최고였고 자봉도 최고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날씨도 더웠을텐데 왕복 30키로를 완주하셨네요. 대단하십니다. 오늘 아침에 혼자 17키로 뛰고 나니 하루종일 다리가 뻐근합니다.
집 뒤에는 Burke Gilman Trail이 있고 도로 건너에 Magnuson Park가 있어 운동하기 좋은 곳입니다.
바다 같아 보이지만 Washington Lake입니다. 달리기하거나 걷고 한국에서의 생활과 큰 변화가 없는 일상입니다. 마스크가 사라진 시애틀 구경도 하면서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달행님. 반갑습니다.
@진돗개 도기정 잘 지내시죠? 시애틀이 좋긴 해도 제 고향 부산 그리고 가야지가 그립습니다^^
달하니 샘이 가 계시는 미국 시애틀의 현재도 대한민국과 비슷한 날씨인가 봐요. 사진 속의 인물도 여름 복장이고, 숲은 신록이 우거지고, 땅은 초록 풀밭이네요. 바다같이 넓은 호수가 가까이 있어 달리기와 산책을 하기에 좋은 환경이라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고국에 대한 향수도 운동으로 충분히 달랠 수 있겠습니다. 매일매일 건강하게 생활하세요.
어제 낮에 공원에 갔더니 수영하거나 일광욕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우리도 돗자리 펴 놓고 김밥 싸서 피크닉하고 놀고 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