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연방 국가들의 ‘올림픽’, 커먼웰스 게임에서 때아닌 ‘국가(國歌)’ 논란이 일었다.
영국 구성국, 특히 가장 주류인 잉글랜드마저도 경기 전 영국 국가인 ‘신이여 왕을 지켜주소서(God Save The King)’가 아닌
"예루살렘"을 불렀다.
지난달 23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개막한 이 대회에서 잉글랜드 선수들은 금메달을 딴 뒤
시상대에서 영국 국가인 ‘신이여 왕을 지켜주소서’가 아닌 ‘예루살렘(Jerusalem)’이라는 곡을 들었다.
1804년 윌리엄 블레이크가 쓴 시를 1차 세계대전 때 애국적인 노래로 만든 곡이다.
‘잉글랜드의 푸르고 아름다운 땅에 예루살렘을 건설할 때까지’
‘예루살렘은 어둡고 사악한 공장 위에 세워졌는가’ 등 영국적인 내용이다.
이 곡은 이미 과거부터 잉글랜드 테스트 크리켓 대표팀의 공식 주제가로 쓰이는 등
일부 종목에서는 비공식 국가처럼 자리 잡아왔다.
다소 황당한 이 사태는 잉글랜드 팬들 사이에 쌓인 묘한 불만 때문이다.
‘신이여 왕을 지켜주소서’는 곡의 음정이나 템포가 너무 단조로워
대형 스포츠 이벤트 때 부르기는 다소 시시하다는 것이다.
또 국왕과 국가를 지켜달라는 단순한 내용의 가사에서도 큰 의미를 못 찾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지금의 국가는 잉글랜드만의 특징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신이여 왕을 지켜주소서’엔
영국이나 잉글랜드 이름이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반면 다른 영국 구성국인 스코틀랜드는 ‘스코틀랜드의 꽃(Flower of Scotland)’,
웨일스는 ‘우리 선조들의 땅(Land of My Fathers)’ 등 제목이나 가사부터
국가 정체성이 드러나는 주제가를 채택하고 있다.
월드컵 같은 큰 경기에선 영국 국가 대신 이 음악이 나온다.
케니 교수는 “오히려 예루살렘이 현재 국가보다 분명히 잉글랜드적이고,
산업혁명이라는 조국의 근본과 전통을 강하게 반영한 것 같다”고 했다.
2010년 진행된 한 여론조사에선 잉글랜드 축구 팬들이 가장 원하는 국가 1위에는
"예루살렘"이 뽑혔고, ‘신이여 왕을 지켜주소서’는 최하위(3위)에 그쳤다.
Jerusalem
William Blake
And did those feet in ancient time,
Walk upon Englands mountains green:
And was the holy Lamb of God,
On Englands pleasant pastures seen!
And did the Countenance Divine,
Shine forth upon our clouded hills?
And was Jerusalem builded here,
Among these dark Satanic Mills?
Bring me my Bow of burning gold:
Bring me my Arrows of desire:
Bring me my Spear: O clouds unfold:
Bring me my Chariot of fire!
I will not cease from Mental Fight,
Nor shall my Sword sleep in my hand:
Till we have built Jerusalem,
In Englands green & pleasant Land.
예루살렘
윌리엄 블레이크
그 옛날, 그 거룩한 발걸음은
푸른 잉글랜드의 산들을 걸으셨던가?
하나님의 거룩한 어린양은
잉글랜드의 아름다운 초원에 나타나셨던가?
거룩하신 하나님의 얼굴빛은
구름 낀 우리의 언덕을 비추셨던가?
예루살렘은 이곳에 세워졌던가?
이 어두운 사탄의 공장들 사이에?
내게 불타는 황금 활을 가져다오!
내게 갈망의 화살을 가져다오!
내게 창을 가져다오! 구름이여, 열려라!
내게 불의 병거를 가져다오!
나는 마음의 싸움을 결코 멈추지 않으리.
내 손의 칼도 결코 잠들지 않으리.
마침내 우리가 예루살렘을 세울 때까지,
이 푸르고 아름다운 잉글랜드 땅 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