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라는 별명의 수사
(막심 퓌상)
파리의 프란치스코회 수도원에서
깊은 신심으로 이름이 높아 `천사`라 불리던 수사가 죽었다.
그의 벗 중에 신학 박사가 있었다.
그는 망자를 위해 드리기로 규정되어 있는 미사 세 대를
일부러 드리지 않았다.
천사 수사는 틀림없이 천국에서
영광의 맨 윗자리에 있을 것이므로
그를 위해 기도하는 것은 하느님의 자비를
의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며칠 후.
박사가 수도원 뜰에서 산책을 하고 잇는데
죽은 이가 불에 싸여 그에게 나타나더니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부디.
저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당신이 저를 위해 바쳐야 하는 미사 세 대가
봉헌될 때까지 저는 연옥에서 고생해야 합니다.
만일 규정대로 당신이 의무를 다해 주셨더라면
저는 지금 천국에 있었을 것입니다.
박사는 놀라서 물었다.
형제여.
어찌 그대를 위해 기도가 필요하겠소?
그대는 모두가 탄복할 정도로 모범적인 수사가 아니었소?
그대의 구원을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소.
그러자 죽은 이는 말했다.
아아. 슬프도다.
하느님의 심판이 얼마나 엄하신지는 아무도 상상할 수 없습니다.
무한하신 하느님의 거룩하심은
우리의 가장 완전한 행위 안에서도 부족함을 발견하십니다.
하느님 대전에서는 천사까지도 불완전합니다.
그런데
어찌 우리 인간이 부족함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