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에도 크기가 있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 아래 포스트를 읽어 보길 바랍니다.
무한을 이해하기 위해 힐베르트가 만든 역설(패러독스)입니다.
객실이 500개인 호텔이 있다. 500개의 객실이 꽉 찼을 때 한명의 손님이 온다면 안타깝지만 떠날 수밖에... 이제 객실이 무한개인 무한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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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의 원소의 개수를 그 집합의 크기 또는 농도라 하며
기호로 n(A) 또는 │A│로 나타냅니다.
특히 원소의 개수를 자연수로 나타낼 수 있는 집합을 유한집합
유한집합이 아닌 집합을 무한집합이라고 합니다.
집합 A, B, C, D에 대하여
A={1,2,3}, B={a,b,c}, C={ㄱ,ㄴ,ㄷ}, D={ㄱ,ㄴ,ㄷ,ㄹ} 일 때,
n(A)=n(B)=n(C)=3, n(D)=4이므로
집합 A, B, C, D는 모두 유한집합이고 A, B, C의 크기는 같습니다.
원소의 개수를 직접 세서 집합의 크기를 비교할 수 있지만
아래와 같이 1-1대응의 존재 여부로 집합의 크기가 같은지 확인 할 수 있습니다.

1-1대응이 존재하면 집합의 크기는 같습니다.
f, g는 1-1대응이므로 A, B, C 집합의 크기는 같고
C에서 D로의 1-1대응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C와 D의 크기는 다릅니다.
특히 C는 D의 진부분집합으로
유한집합일 때 진부분집합과 원래 자기 자신 집합과의 1-1대응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부분은 전체보다 작기 때문입니다.
이 생각을 그대로 무한집합에서 해봅시다.
자연수 집합 N={1,2,3...} 은 무한집합입니다.
이때 짝수 집합 Ne={2,4,6...} 역시 무한집합입니다.
쉽게 생각해보면 짝수는 자연수의 절반이므로 같은 무한일지라도 크기가 다를 것 같습니다.
하지만...
N에서 Ne으로의 함수 f를 f(n)=2n 이라 정의하면

f는 1-1대응이 되어 N과 Ne의 크기, 농도는 같습니다.
이를 좀 더 수학적으로 N과 Ne은 대등하다고 합니다.
유한에서 부분은 전체보다 무조건 작습니다.
하지만 무한에서는 부분과 전체가 같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무한 연구가 비난받고 받아들여지기 힘들었음)
자연수 집합 N의 크기를
(aleph-zero, aleph-null)라 나타내며 알레프제로, 알레프널 이라 읽습니다.
자연수와 1-1대응인 무한집합은 모두 크기, 농도가
입니다.
짝수, 정수, 유리수는 모두 자연수와 1-1대응인 함수가 존재하여
모두 크기가
로 같습니다. (짝수⊂자연수⊂정수⊂유리수 라 믿기 힘들지만...ㅋㅋㅋㅋ)
실수와 무리수 집합의 크기, 농도는
보다 큰
입니다.
와
는 단순히 크기, 대소 차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는 모든 원소들을 셀 수 있는 무한집합의 크기입니다.자연수, 짝수, 정수 , 유리수는 모두 무한하지만 하나, 둘, 셋... 이렇게 (원소 또는 수를) 모두 셀 수 있는 무한입니다. (셀 수 있다는 것은 자연수처럼 일렬로 나열할 수 있다는 것과 같은 의미)
실수와 무리수는 더 큰 무한으로 셀 수 없는 무한입니다.
셀 수 있는 무한은 뭐고 셀 수 없는 무한은 뭔지...;;;;;
모든 유리수는 이렇게 쓸 수 있습니다.
(가로 방향으로 유리수를 센다면 첫 번째 줄 유리수가 무한이라 그 아래 있는 유리수는 셀 수 없습니다.)
모든 유리수를 하나, 둘, 셋... 셀 수 있는 방법은
이렇게 대각선 방향으로 센다면 모든 유리수를 셀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무한을 모두 센다는 것은 불가능 하지만ㅋㅋㅋㅋ)
이처럼 자연수, 정수, 유리수는 모두 셀 수 있는 무한이고
실수, 무리수는 (더 큰 무한이라) 셀 수 없는 무한입니다.
(실수, 무리수는 모든 수를 일렬로 나열할 수 없음)
"실수는 셀 수 없는 무한집합이다"은 귀류법을 이용한 고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증명이 있지만 너무 길어져 생략합니다.ㅈㅅ
여기서 재밌는 사실
0<x<1인 실수 x는 실수 전체집합 R과 크기, 농도가 같습니다.
그냥 수직선의 길이로 생각하면 0<x<1은 너무 짧고 수직선 전체는 무한히 긴데 말입니다;;
무한이란 직관과 거리가 정말 멀고, 이해하기 힘든 것이랍니다 ㅜㅜ
와
와 같이 무한집합의 상대적 크기를 나타내는 수를 초한수(transfinite number)라 합니다.이 개념은 독일의 수학자 칸토어(Georg Cantor, 1845~1918)가 처음 도입했습니다. 무한에 대한 칸토어의 놀라운 개념들은 받아들여지기 전까지 굉장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신은 정수를 만들었고 나머지는 모두 인간의 작품이다"라고 말한 그의 스승 크로네커(Leopold Kronecker, 1829~1891) 역시 신의 영역이라 믿는 무한을 연구하는 칸토어를 비난했습니다. 여린 감성의 소유자였던 칸토어는 비난과 고통을 견디지 못해 정신병에 시달렸습니다. 그의 나이 40세 때 말입니다.
칸토어는 말년에 그의 논문들이 인정받고 크로네커와도 화해했으나 끝내 정신병원에서 쓸쓸한 최후를 맞았습니다.
칸토어가 연구한 집합론은 20세기 수학 발전의 초석이 되었습니다. 수학자 힐베르트(David Hilbert, 1862~1943)는 칸토어의 초한수 연구를 "수학적 천재성이 낳은 가장 훌륭한 산물이자 순수하게 지적인 인간 행위에서 나온 최고 업적 중 하나"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