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시장에도 서서히 급매물이 나타나면서 본격적인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용인, 광주 등 수도권지역은 물론 충청·중부권 등 서해안 고속도로 수혜지역에서도 급매물이 늘어나는데 이어 가격 하락이 더욱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20일 관련지역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지역별로 거래가 전혀 없는 가운데 급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급매물은 대부분 3000여평 규모가 넘어서는 덩치 큰 물건들로 최고 30% 이상 떨어진 사례도 나타났다.
◇가격 30% 떨어진 급매물도 등장=경기 광주시 실촌읍에서는 평당 20만원대로 일부 전답을 포함한 1만2000여평 규모의 임야가 15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당초 이 물건은 전원주택 단지로 개발할 목적이었으나 토지 분할이 불가능해진 것이 원인이다.
이처럼 '8.31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매물 외에도 시장 전반에 걸쳐 하락세로 돌아섰다는게 현지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광주에 소재한 한 중개업자는 "올초만 해도 이런 가격에는 매물이 거의 없을 정도"라면서 "광주지역의 경우 성남-여주간 경전철 건설, 성남-장호원간 자동차 전용도로 등의 호재가 겹치면서 최근 가격이 급등하는 양상이었으나 대책 이후 가격 하락 및 급매물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여주 강천면에서도 3500평 규모의 토지가 시세보다 30% 가량 떨어진 6억원대의 급매물이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매물이 전혀 없던 점과 감안하면 대폭 떨어진 상태다.
충남 아산 탕정면 일대에서도 45번 국도변에 위치해 식당 등 근린시설로 개발할 수 있는 밭 300여평이 평당 150만원 수준에 매물로 나왔다. 주변 시세는 평당 200만원대. 아산신도시 공인의 관계자는 "고속철, 아산신도시, 삼성전자 등의 재료로 그동안 몇년동안 지속적으로 폭등양상을 보이던 토지시장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부담을 우려한 매물로 빨리 해소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매물이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급매물들이 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반적으로는 관망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각 지역의 부동산 관련자들은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지역이 대부분 토지거래허가제 등의 규제로 묶여 있어 거래는 거의 불가능해 가격 하락은 점차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급매물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추석 이후 중개업자들은 '8.31 대책'의 영향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체로 급매물의 성격은 외지인들이 소유한 것들로 개발 가능성이 없으면서도 과거 '묻지마식 투자'로 구입된 물건이 대부분이다.
시골 닷컴의 김경래사장은 "급매물이 수도권은 물론 충청 등 중부권에서 폭넓게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급매물이 시장에 확산됨에 따라 전반적인 지가 하락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지역 양극화, 가격 하락 더욱 커질 듯=이러한 지역과는 달리 충남 공주 등 행정도시 주변지역은 아직까지 급매물이 거의 없는 편이다. 이는 개발기대심리가 높고 토지보상이 실시되는 10월말 이후 추가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매물은 없는 채 여전히 강세를 보이면서 수도권지역 및 충남 아산, 당진 등과 달리 양극화현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런 양상과 더불어 토지시장은 추가 하락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비도시지역의 토지 분할이 불가능해진데다 유휴농지 등에 대한 조세 및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이 이어지면서 매물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는 10월31일 이후 취득한 토지에 대해서는 농지는 2-3년, 나대지는 5년, 비업무용 토지는 4년간 전매금지됨에 따라 토지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전망이다.
JMK플래닝 진명기 사장은 "이제 토지시장을 통한 단기차익은 불가능하다고 봐야한다"면서 "일부 급매물이 등장하고 있는 점을 볼 때 추석 이후 하락세를 더욱 자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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