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 머무는 이름" 어머니!
청하 김철기
달력이 추석을 향해 고개를 숙이면, 내 마음은 어느덧 칠십 년 전 그 시절의 어느 가을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2년, 전쟁의 포성이 채 가시지 않은 땅에서 막내로 태어나 형제들의 뒤를 따라 걷던 어린 시절. 그때의 나는 세상 무엇도 두렵지 않은 철부지 막내였다. 왜냐하면, 내 뒤에는 언제나 커다란 산처럼 나를 품어주시던 어머니가 계셨기 때문이다.
추석은 내게 늘 '사랑의 계절'이었다. 햇곡식과 햇과일이 상 위에 오르고,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그 북적임 속에서, 나의 시선은 언제나 어머니의 손길을 쫓았다. 형들에게는 엄격하시다가도, 유독 막내인 나에게만큼은 눈길이 머물 때마다 따스한 봄볕 같은 미소를 지어 보이시던 분. 명절 음식을 만드시느라 분주한 와중에도, 내 입에 슬쩍 넣어주시던 잘 익은 송편 한 조각에는 말로 다 못 할 사랑이 눅진하게 배어 있었다.
"우리 막내"
"많이 먹어라"
"그래야 힘을 쓰지."
그 투박하지만 다정한 목소리가 환청처럼 들려오는 듯하다. 어머니께 명절이란, 자식들이 모두 모여 웃음꽃을 피우는 모습을 보며 비로소 완성되는 하나의 풍경이었으리라. 그 풍경의 중심에는 항상 당신의 희생과 정성이 녹아 있었음을, 이제야 인생의 가을을 지나며 깨닫는다.
이제는 달력의 숫자가 바뀌고 계절이 돌아와도, 어머니의 손길은 더 이상 닿지 않는다. 명절이 되어 집안이 소란스러워질수록, 역설적이게도 내 마음속에는 적막한 빈자리가 더욱 크게 자리 잡는다. 형제들은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며 명절의 분주함을 나누지만, 나는 문득문득 멈춰 서서 허공을 본다. 혹시라도 저 밝은 보름달 너머에서 어머니가 "우리 막내 왔느냐" 하며 인자하게 웃고 계시지는 않을까 하고.
그리움은 때로 아픔이 아니라, 내가 살아온 삶의 증거가 된다. 어머니가 나를 그토록 사랑해주셨기에, 나 또한 누군가를 사랑할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었음을 안다. 비록 육신은 곁에 없으나, 추석의 달빛이 유난히 밝은 밤이면 나는 믿는다. 어머니는 여전히 이 달빛을 타고 내려와, 명절을 맞이한 막내아들의 어깨를 가만히 다독여주고 계신다는 것을.
올해 추석에도
나는 달을 보며 나지막이 불러본다.
보고 싶습니다, 어머니.
그리고 참으로 감사합니다.
2026,9,23,수요일 아침
첫댓글
안녕하세요 같이하여
주심을 감사함으로
인사를 드린답니다
좋은 행복함의 시간 보내시구요
환절기 건강 챙기시구요
좋은 시간 같이 기쁨이랍니다 !!
좋은글 감사 합니다
달빛 아래 머무는 이름 어머니...
제목을 보고 왔습니다.
정겹고 아름다운 글
가슴이 뭉클합니다.
감사히 머물다 갑니다.
즐거운 연휴가 내일부터
시작하여 고향 가는 길
즐거운 추억들 많이
만들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