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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불타전
김재영 작사
제1장 강림
어화 벗님네야 이네 말씀 들어보소
꽃피고 새들이 노래하는 사월 초파일
세계의 영봉 히말라야 남쪽 기슭 룸비니 동산에
큰 경사가 벌어졌오
만세 만세 만만세 우리 석가모니불
만세 만세 만만세는 우리 석가모니불
하늘과 땅위에 홀로 존귀하신 님
온누리에 광명이요 진리의 광명이시라
만백성 건지시러 이 세상에 오셨도다
우리 중생 건지시러 부처되어 오셨도다
석가모니께오서는 본디 카비리국 태자이신디
아버지는 정반왕이요 어머니는 마야 부인이셨구나
석가는 종족의 이름이요 모니는 거룩한 성자를 이름이니
그때에 마야 부인 때가 넘도록 일점 혈육이 없어
온 백성들과 함께 애를 태우던 중
어느날 한 꿈을 꾸는디
하늘문이 열리는디 도솔천궁이 열리는디
밝은 광명이 솟아난나 푸른 서기가 솟아난다
횐코끼리가 내려온다 여섯이빨 흰코끼리
광명타고 내려와서 머야부인 오른 옆구리로
스르르르 들어간다.
깜짝놀래 잠을 깬 마야부인이 왕에게 사뢰기를,
"대왕이여, 들으소서 코끼리가 들었나이다.
온갖 색상 큰 코끼리가 오른 옆구리로 들었나이다"
저 왕의 거동보소 솟구치는 기쁨을 이기지 못하여
왕비 손을 덥썩 안고,
"여보 부인 여보 부인 아들 낳을 태몽이오"
일월근심 마야부인이 잉태하니
국태민안이라 날이 가고 달이 차는 동안
비는 우순하게 내리고 바람은 솔솔불고
나라는 태평하고 백성들은 풍년이라
왕과 백성들이 태자의 출산날을 고대하고 고대하더라
산월이 가까워오자
친정으로 해산하러 행차하다가
도중에 룸비니 동산에 잠시 머물렀것다
룸비니 꽃동산에 봄볕은 화창하고
청홍적백 화개만발 벌과 나비가 날아든다
아릿다운 궁녀들은 마야부인을 뫼셔있고
보배영락 칠보장엄 양광으로 눈부시고
섬섬옥수 고운 자태 하늘 선녀 이 아닌가
마야부인이 동산을 거닐다가 무수 나무 앞에 이르러
무심코 손을 내밀어 꽃가지를 잡으려는 순간
어화 벗님네야 어화 벗님네야
저 광경을 바라보소
태자님 탄생이오 태자님 탄생이오
아기 태자님 탄생이오
하늘이 춤을 추고
천신들이 달려나와 몸을 굽히며
아기 태자를 받아 안으며 고하는디
세상에서 가장크신 부인이시어
기뻐하소서 부인께서 아들을 낳으시니
이미 장부의 몸을 얻었음이라
모든 하늘의 신들도 오히려 기뻐하며 찬탄하거늘
하물려 인간들이 어찌 기뻐하지 않으리오
이때 하늘에 아홉룡이 나타나서
향수 뿜어 아기 몸을 목욕시키니-
아기 태자님 거동 보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동서남북 사방으로 각 일곱 걸음 걸으시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한손으로는 하늘을
또 한손으로는 땅을 가르키며 사자처럼
한소리 크게 외치는데
하늘과 땅 우에 나 홀로 존귀하니라
온세상의 고통바다에 헤매이니
내 마땅히 건지리라 그대들을 건지리라"
대광명을 놓으사 시방삼세
삼천대천 세계를 두루 비추시니-
얼쑤 좋을시구- 대지가 진동한다
하늘에는 오색 꽃비 땅에서는 감로수로다
발자국마다 연꽃이 피어난다
태산은 불끈 솟고 바다는 껑충 춤을춘다
고목나무에 꽃이 피고 마른 샘이 솟아난다
노루 사슴도 신명나서 산비탈을 내달린다
묶인 자들 풀려나고 병든 이들 일어선다
천당문은 활짝 열리고 지옥문은 부서진다
여지없이 부서진다 와르르르르 무너를지는구나-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 얼씨구나 절씨구
가빌라 백성들이 춤을 춘다 두리둥실 춤을 춘다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 얼씨구나 절씨구
어하 여러벗님네야 이아니 기쁠손가
태자님 강생하셨나니 애기 부처 나셨으니
온누리에 자비광명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구나 알씨구나 절씨구-
이런 경사가 또 있느냐.
이렇듯이 카빌라 백성들이 손에 손을 잡고
둥실둥실 춤을 추는디-
쾌지나칭칭나네
사월이라 초파일에 쾌지나칭칭나네
룸비니동산에 경사로세 쾌지나칭칭나네
아기부처님 나셨다네 쾌지나칭칭나네
아기태자님 나셨다네 쾌지나칭칭나네
하늘에-는 꽃비오고 쾌지나칭칭나네
땅위에-는 연꽃핀다 쾌지나칭칭나네
고목나무에 움이트고 쾌지나칭칭나네
무덤마다 꽃이핀다 쾌지나칭칭나네
이몸의 병은 어디를 갔나 쾌지나칭칭나네
근심 걱정 어디갔나 쾌지나칭칭나네
우리 가정 평안하고 쾌지나칭칭나네
우리 동포 한몸이라 쾌지나칭칭나에
너도 없고 나도없고 쾌지나칭칭나네
신도 없고 인간도 없고 쾌지나칭칭나네
부처도없고 중생도 없네 쾌지나칭칭나네
생도 없고 사도 없고 쾌지나칭칭나네
천당도 없고 지옥도 없고 쾌지나칭칭나네
시작도 없고 종말도 없네 쾌지나칭칭나네
이것이 모두가 해탈일세 쾌지나칭칭나네
이곳이 모두가 정토로다 쾌지나칭칭나네
이 아-니 기쁠손가 쾌지나칭칭나네
이것이 모두 부처님 은덕 쾌지나칭칭나네
부처님-의 은덕일세 쾌지나칭칭나네
제2장 고뇌와 출가(전반부)
2. 고뇌와 출가
아기 태자님께서 일곱걸음 걸으시고~~
하늘과 땅을 가르키며 천상천하 유아독존 하셨거늘
아이구 간난애가 어찌 그럴 수 있을라고 의심들 하시겠지만
어화 벗님네야 애기 부처님 신통기적 범상한일로만 생각마소
우리붓다 석가모니 부처님 중생으로 오기 전에
수백번 긴긴생을 돌고 돌며 보살행을 닦았으니.....
이 끝없는 보살행을 보면 룸비니 동산의 신통기적을
여실히 장파하리오
그렇게 하지 못하는 우리네 중생이 오히려 이상타 하리오
아기 태자님이 이렛만에 카빌라성으로 돌아오니 만백성이 모두 나와
환호하고 부왕이 기뻐하며 고타마 싯달타라 명명하니 고타마는 성이요
싯달타는 '모든 것을 성취한다'는 뜻이렸것다
왕이 전국에 대사령을 내려 모든 죄수들 방면하고 살생을 금지하니
아기 태자님이 이미 자비를 널리 베푸는구나
저때 히말라야의 덕높으신 수행자
아시타 선인이 소식을 듣고
어린동자 나라파라를 데리고 왕궁으로 찾아와서
싯달태자를 뵈옵는데
아지타 선인 거동보소
황금처럼 반짝이며 행복에 빛나오신 아기 태자님을 품에 안고
불꽃처럼 빛나고 달처럼 밝으며 환한 애기를 안고 기뻐하며
애기 태자님께 예배를 올리는구나
예배를 올리던 선인 아니 이게 왠 말인가
아지타 선인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우는구나
깜짝 놀란 석가족들 선인이시여 무슨일이오
우리 태자에게 무슨 장애라도 있습니까?
"아니오 이 아기는 귀인이시오 인간 중에 으뜸이시오"
그러면 왜 우시는게요
"이내말좀 들어보오. 태자님 자라나서 집을 나가 출가하면
진리를 깨칠것이오 부처님 되실 것이며 세상을 불쌍히 여겨 법의 바퀴 굴리리다
진리의 바퀴를 굴릴 것이요 그러하나 나는 어찌할거나 이몸 늙어 성불을 하시길
기다리지 못하리니 생사윤회 벗어날 길 없으니 나는 나는 어찌할거나 "
"싯달태자님이 뒷날 출가하시거든 즉시로 달려가서 부처님 법을 만나거라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서 부처님 법을 만난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으리라"
"네 스승님 명심불망하오리다."
어허 그러나 어이하랴 탄생한지 칠일만에
어머니 마야 부인 이 세상을 떠나시니
가엾구나 싯달타태자 불쌍토다 저 아기님
어미 잃은 외로운 신세 그누구가 알것인가
이모 파사파제 부인이 맡아서 자상하게 양육하는데
초승달이 보름 되면 둥글고 원만하듯
좋은 땅에 심은 묘목 점점 커서 거목 되듯
아기 태자님도 이렇듯 자라닐제
태자님 이미 팔세 되니 입학하여 밀다라 존자
스승 삼아 학문을 공부하고 활쏘기 말달리기 온갖 기예 다 익혔것다
그러나 어찌 하랴 어린 태자 가슴속에
깊은 시름 서렸으니 탄생한지 이렛만에 생모 잃은 슬픔인가
세세생생 닦아 온 보리심 때문인가
세상 학문 통달해도 만족함을 알 수 없고
무술기예 뛰어나도 신명이 나지 않는구나
화살 맞은 저 비둘기 가엽고 애처러워
품에 안고 쓰다듬고
호사 찬란한 유희 속에서 외로워- 눈물짓네
싣달타 태자 나이 열 두 살이 되던 어는 화창한 봄날
부왕을 따라나서 농경제에 참여하였다가 농부들이 밭갈이하는
장면을 보고 소년 태자님이 큰 충격을 받았는디-
오호라 여러 벗님네야 저 밭갈이 광경 보소
천하디 천한 농부들이 벌거숭이 몸이 되어
이리 저리 후리치며 채찍으로 소를 몰아 밭을 간다
주린 창자 움켜쥐고 짐승처럼 허덕인다
온 몸은 땀에 젓고 헐떡 헐떡 신음한다
쟁기로 흙을 가니 벌레들이 굼틀굼틀
허리는 동강나고 생명줄이 끊어진다
까마귀들 날아들어 쪼아물고 달아난다
까악까악 짓는 소리 몸서리가 나는구나-
우리 태자님 거동보소 눈물로 탄식할제
아아- 못보리라 나는 정녕 못보리라
저것이 사람인가 저것이 마소인가
세상 사람 사는 것이 이다지도 괴로운가
누구들은 호의호식 신선처럼 노니는데
저 농부들 어찌하여 저다지도 참혹한가
태자 명연자실 눈물로 탄식한다
오오- 어린 태자님 떠날 줄을 모르는구나-
싯달태자는 염부수 나무 아래 앉아 수심에 잠겼는데
부왕께서 왕자를 찾아 헤메다가 태자 곁에 이르러서
"태자야 너는 어찌하여 이러 깊은 숲에 혼자 앉아 있느냐"
"아바마마, 모든 생명들 살기 위해 서로 잡아 먹으니
애처롭고 불쌍하여 차마 보들 못하겠습니다"
부왕이 듣고 깜짝 놀래 이 무슨 말인고
"내자식이 인생무상 삶의 회의를 느낀단 말이냐
출가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아지타 선인의 예언을 생각하고 부왕은 두줄기 눈물을
떨쿠는구나
제2장 고뇌와 출가(사문유관과 출가)
태자가 장성하자 정반왕이 아들의 마음을 회유하기 위하여서
데바다하 성주의 딸 야소다라를 맞아들여 태자빈으로 삼게하고
갖가지 세속욕락을 즐기게 하였것다
그러나 세상의 즐거움도 잠깐뿐이던가 싯타르타 마음의 갈등과
번민으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밤을 잠 못 이루며 지새웠던고
어느 날 청년 태자는 울적함을 달랠량으로 시자 찬다카를
데리고 동쪽 성문을 찾아 나섰건다 도중에 한 노인을 만났는데-
어허- 저 늙은이 몰골일랑 보아라
허리는 꾸부정하고 머리는 축 늘어졌구나
귀밑에는 힌 서리요 얼굴은 저승꽃이 만발일레
가래는 끓고 숨은 차서 쿨럭쿨럭 헐떡헐떡
지팡이에 의지하여 쓰러질둣 뒤뚱뒤뚱
보아라 시자야 보았는다 저 사람이 누구더냐
어찌허여 저 지경이 되었더런 말이런가
나도 한번 늙어지면 저와 같이 된단말가
시자가 여쩌오되-
태자마마 들으소서 태자마마 살피소서
태어나서 늙는 것은 일체세간 정법이라
뉘 있어 이 정법을 면할 수 있으리까
귀하고 천한 것은 차별이 있지마는
태어나서 늙는 것은 귀천차별이 없나이다
태자마마 권세로도 면할 길 바이 없고
태자마마 젊음으로도 막을 길이 없아오니
저와 같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시자야- 수레를 돌이켜라 내 환궁하리라"
이렇듯 환궁하신 연후에
다음 날은 남문을 나가다가 병든 백성들을 보았느디-
어허- 저 병든 이들 목불인견 못볼러라
팔 다리가 마비되어 이리저리 뒤틀렸고
눈은 멀고 귀는 막혀 듣고 보들 못하구나
간이 나빠 황달이요 신장병에 몸은 붓고
폐는 상해 숨이 차고 심장 질환 창백하다
신경통 관절염에 온 삭신이 저려들고
원인 모를 악성 종양 백약이 무횰런가
아이고 아이고 신음소리 뼈마디에 사무친다
'날 좀 살려주오'- 차마 듣지를 못하겠구나
뉘 있어 이 고통을 피할 수 있단말가-
"보아라 시자야 이 사람이 누구더냐
어찌 이리 되었느냐"
"예 태자마마 이 사람은 병든자이온데
병이 들어 이리되었습니다."
"세상사람들이 병들면 다 저리되는거냐
나도 병이 들면 저지경이되겠구나"
"예 그러하옵니다 다만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셋째 날은 서문 밖으로 나가다가 한 장의행렬을 만났는디
상여꾼 멕이는 소리가 사람의 애간장을 다 녹이것다
상여소리를 하며 나가는디~
에홍 에홍 에다리넘차 에홍
간다 간다 나는 간다
에홍 에홍 에다리넘차 에홍
부모자식 이별하고 북망산천 나는 간다
에홍 에홍 에다리넘차 에홍
가지마오 가지마오 나를 두고서 가지마오
에홍 에홍 에다리넘차 에홍
이제 한번 떠나가면 언제다시 만날건가
에홍 에홍 에다리넘차 에홍
저승 길이 멀다더니 문전앞이 황천일레
에홍 에홍 에다리넘차 에홍
"시자야 저안에 무엇이 들었길래
가지마라 가지마라 하는게냐"
"사람이 늙어지면 죽는 것이옵니다"
태자마마 들으시고 나도 죽게 되면
나도 허무하게 저리 된단 말이더냐
이것이 무슨 일고 이것이 무슨 일인가
건강 육신이 무엇이며 왕자리가 무엇인가
이 몸 한번 죽어지면 그 모두가 허망커니
어디로 갈 것인가 무엇이 될 것인가
소슬한 가을밤에 기러기만 울고간다
"시자야 생노병사 면할길이 없단말이냐"
시자 여쭈오데
"천하영웅호걸들도 다 끌려갔고
동서고금 현인들도 죽음앞에서는 ..."
"시자야 ...이대로는 아니 된다 끌려갈 수만 없느니라
죽음이 있는 곳에 살아날 길 없겠는가
묶임이 있는 곳에 풀림 또한 있어렸다
이 길을 찾으리라 이 길 찾고 말리로다"
싯달타 태자 이렇듯이 고뇌할 제 마지막 날 북문을
나가 도중에 한 수행자를 만낚는디-
"존자는 누구시오 누구시길래 그대의 얼굴은 그토록 평온하시오"
"나는 출가 사문이외다"
"누구던지 출가하면 존자와 같이 평온의 경지에 이를 수 있습니까"
"태자여 그러하오"
싯달태자 거동보소 . 부리나케 환궁하여
싯달타 태자 마음을 굳게 정하고 부왕에게 나아가 사뢰었것다
"아바마마 들어소서 불초 소자 이제 궁을 나가 출가 사문이 되오려니
허락하여 주옵소서-"
"아이구 태자야 이것이 무슨 말고 늙은 아비와 처자를 버려두고
출가라니 언감생심인가 전륜성왕 되기를 고대하는 만백성을 버려놓고
어디로 간다는가 청천 벅력인덜 이 보다 더할 손가
결단코 못가리라-"
태자가 부왕께 여쭈오데-
"아바 마마 들어소서 굽어살펴 주옵소서
저는 졍녕 만백성 살리고저 출가하옵나니
천하디 천한 사람들 어찌 백성이라 하오릿까
굶주리고 병들어서 죽어가는 저 사람들
빼앗기고 끌러가고 학대받는 저 사람들
가련하고 불쌍하여 차마 볼 수가 없나이다
부모처자 소중하고 인간이 귀타하나
이 몸 한번 죽어지면 허망하고 허망한 것
생로병사 굳센 사슬 손 묶이고 발 묶이어
짐승처럼 허덕이며 주야로 신음하니
아프고 슬픈 통곡이 구천에 사무쳤소
저 백성들 구제하러 출가사문 되오리다
저 사슬 끊어려고 출가사문 되오니다-"
여러 대중은 들어시오 이내 말씀 들어시오
생사해탈 대도 찾아 나는 이제 출가커니
무상보리 성취하면 즉시로 돌아오리
영생불멸 등불 밝혀 그대들을 구하리다
대평등 대자유로 만백성을 건지리다
차라리 몸을 던져 벼랑에 떨어지고
주린 창자 검어쥐고 백천번을 죽더라도
무상보리 못이루면 돌아오지 않으리라
해탈대도 못이루면 죽고 다시 아니 오리라-
제3장고행과 성도(고행)
3. 고행과 성도
부왕과 양모 파사파제 부인, 사랑하는 아내 야소다라빈과
외아들 라훌라를 말없이 이별하고 야반삼경에
애마 캍타카를 높이 타고 가빌라 성벽을 훌쩍 넘어 출가를 결행하니
이때 태자의 연치 이십구세라 새벽녘에 이르러 비단옷과 황금
신발을 벗어 시자에게 밭기고 칼을 뽑아 스스로 머리카락을 썩둑 자르니
싯달타 태지는 간 곳 없고 이제 사문 고타마로구나-
사문 고타마 한 소리 크게 외치는디-
젊은 사문 고타마는 마가다국을 향하여 남행길을 재촉하는디
도중에 고명하신 스승들을 찾아 해탈대도를 배웠은적
첫 번째 스승은 박가바 선인, 두 번째 스승은 카르마 선인,
세 번째 스승은 라마푸트라 선인이시라 스승의 가르침 따라 온갖
선정을 익혔건만 해탈의 길은 더욱 아득하였것다
이제 사문 고타마는 자력으로 무상보리를 이루리라 굳게 결심하고 우루벨라
마을의 가야산 고행림으로 들어를 가는구나
고타마님 거동보소 사문 고타마 거동을 보아라
다 헤어진 삼베옷을 이리저리 걸쳤구나
오로지 야채만을 먹고 풀을 뜯어먹고
무덤 사이에서 해골을 배고 잠을 잔다
나는 고독행자 최상의 고독행자려니
사람을 피하여서 숲 속에 숨었어라
나는 이제 단식행자 최상의 단식행자
하루에 대추 한알만을 먹었어라
하루에 멥쌀 한알만을 먹었것다
이틀에 한끼 먹고 이레에 한끼를 먹고
보름에 한끼 한끼만을 먹었구나
어허 여러 도반님들 고타마님 거동 보소
어디 저 형색이 사람인가 해골인가
팔과 다리는 갈대풀같이 말라를 있고
갈비뼈는 앙상하게 찬 바람만 부는구나
뱃가죽을 만지면 등뼈가 잡히것다
호흡은 끊이질 듯 목숨이 경각이라
어허 우리 고타마님 살았는가 죽었는가
죽었는가 살았는가 생사가 미정이라
고타마님 죽어지면 누가 있어 건질건가
생로병사 우리 중생 누가 다시 건질건가
어쩔거나 천길절벽 출로가 막혔구나
물러서면 생사유전 나아가면 생사위급
노루 사슴도 수심에 잠겨 지켜보고
천신들도 눈물이라 말없이 보는도다
백척간두 진일보라 한발자욱 내딛어렸다
사문 고타마 자리를 박차고 벌떡 일어선다
두 주먹 불끈 쥐고 큰 소리로 외치난디-
'무상보리 못이루고 여기서 죽는다면
다시 어느 때를 기약하란 말이더냐
내가 마땅히 육신의 고행을 버리리라
생사해탈의 새길을 기어코 찾으리로다'
고행림을 버리고 하산하니 그를 지켜보던
다섯 수행자는 사문고타마는 타락하였구나
그에게 이제 기대할 것은 없다 하고 떠나 버렸다.
사문 고타마가 우루벨라의 고행림을 내려와서 소치는 소녀
수자타의 유미죽 공양을 받아들고 니련선하에 들어가 목욕재계하니
심신이 쾌락하였것다 마지막 수향처 붓다가야 보리수로 향하여 나아가는디-
어화- 보아라 사문 고타마가 나아간다
성큼성큼 걸음걸어 붓다가야로 나아간다
보리수하 금강보좌 길상초를 깔아놓고
사자처럼 크게 앉아 금강삼매를 들었것다
하늘신들이 예언하고 천녀들이 꽃을 뿌리고
일체중생 금일대중들이 경건히 예배한다
고타마 입을 열어 ...
'피도 말라라 살도 썩어라 뼈도 부셔를져라
무상보리 이룰 때까지 움직이지 않으리라
나는 이 자리를 떠나지 않으리럿다'
이 때 대지가 은은히 진동하며 마왕의 영토가 크게
무너지것다 악마의 왕 파순이 크게 놀라고 분개하여 사문 고타마를
훼방하러 달려드는데 먼저 아름다운 마녀들을 보내어서 사문
고타마를 유혹하였어렸다
어허 이게 왠일인가 사문 고타마는 목석인가
돌남자란 말이던가 꿈쩍도 않는구나
마녀들이예경하고 물러가자
화가 치민 마왕 파순- 이번에는 군대를 몽땅 불러모아
한바탕 공격을 퍼붓는디-
'대선장 낭중 적안아 너희들은 속히 오너라
나찰 야차 비사자 아수라 가루라 마후라가 구반다들아
너희들도 속히 오너라 돌이며 활 칼 금강저 철퇴 창 도끼 등을
다 가지고 저 석가족의 머리 우로 퍼부어라 싸락눈처럼 퍼부으렷다'
마군들이 몰려온다
마군들이 몰려온다
온갖 마군들이 다들 몰려를오는구나
코끼리 얼굴 말머리 낙타 머리 물소 머리 나귀 개 양
도야지 이리 사자 표범 승냥이 곰 수달피 검은소
원숭이 여우 살기 고양이 토끼 노루 사슴의 머리들이 몰려온다
악어 거북 물고기 머리가 험상궂게 몰려온다
개머리에 도야지 몸 도야지 머리에 게의 몸
염소 머리에 이리의 몸 사자 머리에 호랑이 몸
살쾡이 머리에 곰의 몸 검은소 머리에 원순이 몸-
온갖 마군들이 몰려온다 무서운 마군들이 몰려들온다
광풍이 불어온다 장대비가 쏟아진다
우르릉 꽝 뇌성이 진동한다 번개가 번쩍인다
화살을 쏘아댄다 칼을 휘두른다
불방망이를 던진다 도끼를 나리친다
천신들이 달려온다 울며 소리친다
'고오타마님 속이 피하소서 명재경각이오
오호 슬프도다 석가족 아드님이 돌아가시네-'
제3장 고행성도(성도)
그러나 어찌하랴 사문 고오타마가 태연부동 미소하며
마음 가득히 자비심으로 그들을 불쌍히 여기고 슬퍼하니
화살과 불방망이가 아름다운 꽃다발이 되어 보리도량을 장엄하였구나
마군들이 머리를 조아려서 예배 올리고 물러를가니
마왕 파순이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떠는데-
"마왕아 들으렷다 너의 첫째 군대는 탐욕
둘째 군대는 증오이니라 셋째 군대는 기갈이요
넷째 군대는 애착 다섯째 군대는 권태와 수면이니라
여섯째 군대는 공포 일곱째 군대는 의혹이요
여덟째 군대는 허영과 고집이 아니더냐
내가 이미 너의 정체를 알았거니
마왕아 이제 너는 어찌 하려느냐-"
"아이쿠 나는 이제 망했구나 끝장일세
소인은 물러가오 걸음아 날 살려라-"
어허 잡귀야 물러가라- 서문 고타마의 항마상을 보고
욕심내고 미워하고 남 멸시하는 우리 지신들의 어둔 마음 어리석은 생각들이
바로 우리들의 견성을 방해하는 악마라는 사실을 깨닫겠구나
마귀를 어찌 내 밖에서 찾을 것이던가-
어화 사문 고타마님 거동을 보아라
보리수하 금감보좌 사자처럼 크게 앉아
서선 해가 지기 전에 마왕 항복을 받았것다
사문고타마는 마왕의 항복을 받고
지혜의 눈을 크게 뜨는데
초저녁에 천안통이 열려 중생경게 관찰하고
한밤중에 숙명통이 열려 전생인연 살펴를본다
새벽녘에 누진통이 열려 무명번뇌가 사라진다
지혜의 눈 밝게 떠서 십이연기를 바로 볼 쩨
직지견성 직지견성 생새윤회가 끊겼구나
번쩍 눈을 떠서 새벽별을 바라보니
견명성 오도로다 견명성 오도로구나
사문 고오타마 눈을 떴네 생사해탈 이루었네
무상보리 성취하고 부처님이 되시었네
석가모니 부처님 미간으로 광명 놓아
삼천대천 세계를 두루두루 비추신다
금강보좌 우뚝 앉아 사바후를 하시는다
'이제 어둠은 영영 사라졌으라
어둠의 흐름도 모두 사라졌구나
다시는 생사윤희 들어가지 않으리라
이것이 고뇌의 최후라 하리로다'
성도로세 성도로다 우리 부처님 성도로다
납월팔일 첫새벽에 우리 부처님 성도로다
해탈대도 이루었으니 석거모니불 성도로구나
육년고행 고생 끝에 서른 다섯에 성불이라
얼쑤 좋을시고 백성들이 춤을 춘다
하늘신도 춤을 추고 용왕들도 춤을 춘다
대지도 춤을 추고 바다도 춤을 춘다
하늘에서 지옥에서 연꽃들이 춤을 춘다
우쭐우쭐 춤을 춘다 얼씨구 절씨구 춤을 춘다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나 절씨구
납월팔일 첫새벽에 석가모니 성도로다 일씨구나 절씨구-----
십이연기 사슬 끊고 석가모니 성도로세 일씨구나 절씨구-----
무상보리 이루시고 싯달타태자님 성도로다 얼씨구나 절씨구-----
해탈대도 열렸으니 너도 성도 나도 성도 알씨구나 절씨구------
일체중생 해탈일세 일체중생이 성도로구나 알씨구나 절씨구------
생로병사 스러지고 영생불멸 충만일세 얼씨구나 절시구-----
하늘신도 춤을 추고 용왕님도 춤을 춘다 얼씨구나 절씨구-----
연꽃들도 춤을 추고 노루 사슴도 춤을 춘다 얼씨구나 절씨구------
삼천대천 온우주가 우쭐우쭐 춤을 춘다 얼씨구나 절씨구-------
석거모니 미간에서 대광명이 솟아난다 얼씨구나 절씨구-------
동천하늘에 새벽별도 화답하여 반짝인다 얼씨구나 절씨구------
지옥문이 크게 열려 광명정토 되는구나 얼씨구나 절씨구------
이내 가슴 맺힌 한이 오늘에사 풀렸구나 얼씨구나 절시구------
일씨구 절씨구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
제4장 전법륜1
4. 전법륜
석가모니는 이제 부처님 삼계의 대도사이시라 하늘과 땅위에 홀로 존귀하시니
저 룸비니 동산의 사자후가 오늘 붓다가야 보리수 아래서 실현되었구나
이제 어둠은 영영 사라졌구나 어둠 그림자도 모두다 사라졌네
이제 다시 생사윤회를 따르지 않으리
이것을 기쁘다 이르노라
깨치셨으니 부처님이시라...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세존-
섣달 초여드레 첫새벽 붓다가야 보리수 아래에서 견명성
성도하신 세존께서는 자리를 옮기가며 일곱 이레 동안 해탈의
즐거움을 누리고 계셨것다.
석가모니 께서 문득 생각하시기를 ....어리석은 세상 중생들이
어이 알 수 있으랴 차라리 입을 다물고 홀로 ..
이 무슨일인고 세존께서 입을 다무시다니
깜짝놀란 제석천이 하늘에서 달려내려와
사뢰었구나
마왕의 권세를 처부신 마음으로.. 세존이시여 어서 일어나소서
지혜의 빛으로 세상의 어둠을 비추어 주옵소서
세존께서 묵묵 부답하시니 이를 어찌할 거나...
이때 하늘 신이 합장하고 사뢰난디....
세존이시여 거룩하셔라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중생을 버리시면 ......불쌍한 중생들을 어여삐 여기시와
육도를 윤회하여 생사 윤회 끊으신 세존 아니시면 누가 중생을 건지오리
세존이시여 법을 설하여 주옵소서...
하늘신 범천의 권청을 받아들여 이 세상에 나아가 법을 설하기로
결심을 하였구나
먼저 가야산 고행림에서 사문 고타마가 타락하였다고
비난하고 떠나간 다섯 수행자를 찾아 남쪽 바라나시로 향하여 나아갔다
한편 바라나시 사슴동산에 머물고 있던 다섯 수행자들은
멀리서 사문 고오타마가 오는 것을 보고 옛날 생각을 하고서는
모른체 하기로 약속들을 하였는디-
어허 보아라 이것이 왠일인고
다섯 수행자 거동들이 참으로 이상쿠나
땅벌에 쐬었는가 불에라도 데었는가
벌떡벌떡 일어선다 우루루--달려간다
바릿대를 받아들고 가사를 받아들고
서로서로 나서면서 다투어 인사로다
"앉으시오 앉으시오 이리고 앉으시오
벗이며 고타마여 내 절을 받으시오
아니오 내 절을 먼저 받으시오."
"하하하- 그대들은 나를 고타마라 부르지 말라.
나는 이미 옛날의 그 고타마가 아니니라-"
"그러시면 무엇이라 부르릿까"
"수행자들아 들어렸다 나는 여래 불타이니라
이미 해탈대도를 남김없이 깨쳤노라
불멸을 얻었노라. 불생불멸을 얻얻느니
신과 사람 가운데서 나 같은 자 없구나
그대들은 마땅히 세존이라 불러야하리
이제 그대들 앞에 법의 바퀴 굴리노라
가르치는 대로 따라서 행한다면
그대들도 머지않아 해탈불멸을 얻어리라-"
다섯 수행자들이 물었것다.
"세존이시여 무엇을 일러 법이라 하옵니까
무엇이 해탈불멸의 길이 옵니까-"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수행자들아 보아라, 이것이 고(苦)이니라
눈뜨지 못한 삶은 모두가 고통이니라
어찌하여 어둔 삶이 고통인 줄 모르는가
수행자들아 보아라 이것이 집(集)이니라
모든 고통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느니라
어찌하여 그 원인을 깨닫지 못하는가-
수행자들아 보아라 이것이 멸(滅)이니라
이 세상 모든 고통은 반드시 소멸되느니라
어찌하여 해탈의 희망을 갖지 못하는가-
수행자들아 보아라 이것이 도(道)이니라
어찌하여 길을 보고 갈 생각을 하지 않는가-
"수행자들아 아직도 깨닫지를 못하겠는가 고집멸도-
이 명백한 이치를 아직도 보지를 못한단 말이더냐-"
그때 문득 카운디냐가 큰 소리로 사뢰었것다
"세존이시여 보았나이다 고집멸도 해탈대도 여실히 보았나이다."
"카운디냐여 무엇을 보았다고 하는 건가"
"모든 문제에는 원인이 있고 원인을 제거하면 해탈을 얻나이다"
'보았구나 보았구나 교진여가 보았구나,
고집멸도 해탈대도 교진여가 깨달았네
해탈일세 해탈일세 교진여가 해탈일다
하나 해탈 둘이 해탈 다섯 모두 해탈일세,
다섯 수행자 해탈하니 누군덜 못할건가
나도 해탈 너도 해탈 모두모두 해탈일세
신도 해탈 사람도 해탈 노루 사슴도 해탈이라
금일 회상 모든 대중들 해탈주인이 되었구나'
제4장 전법륜2
굴러간다 굴러간다 법륜이 굴러간다
동서남북 사유상하 시방으로 굴러간다
과거 현재 미래로다 삼세로 굴러간다
무진무진 굴러간다 무궁무궁 굴러간다
굴러굴러 오늘이라 이 회상에 득달이로다
어화 여러 도반님들 이 법륜을 맞으시오
석가모니께서 법륜을 굴리시며 법을 전파하시니
칠년대한 가뭄 끝에 단비 오는 형상이라
바라나시 부호상인의 아들 야사와 그 친구들 쉰 네 명이 찾아와서
사제팔정도의 법을 듣고 진리의 눈을 떠서 아라한이 되었구나
우루벨라의 명망 높은 수행자 카샤파 삼형제와 그 무리 천여 명을
몸소 찾아가 목숨 걸고 제도하시니 세존의 위신력이 천지를 진동하는구나
저때 세존께서 천여 명의 성중을 이끄시고
마가다 대국의 수도 왕사성으로 입성하시는디-
남녀노소 선남선녀들이 만만세를 부른다
빔비사라왕이 달려나와 부처님 발에 예경하고
죽림정사를 지어 헌공하니 이것이 최초의 절이로다
부처님은 대의왕이시라
일체중생의 병을 능히 치유하시는데-
낫놓고 기억자도 모르던 바보 판다카가 아라한이 되고-
똥군 니이다이가 청정한 몸이 되고
남편 잃고 자식 잃고 미쳐 날뛰던
파타차라 여인이 견성을 하는구나
불가촉천민 늙은 청소부 수니타가 성자 되고
나병환자 수파붓다가 무상도를 깨닫는다
눈 잃은 오백 도적들이 두 눈을 다시 뜨고
가뭄으로 죽아가던 밧지족 백성들이
풍년을 노래한다 새 생명을 노래한다
석가모니께오서 그리운 고국 가빌라를 어찌 잊어리요
아버님과 아내 야소다라 외아들 라훌라를
내 어찌 잊을 수 있단 말이던가
꼭 돌아오리라던 약속대로 가빌라로 돌아가니
부처님께서 고향으로 돌아가
이들을 낱낱이 다 제도하시는데
사촌동생 아난다 등 일곱 완자가 출가한 것도 이때의 일이요
양모 파사파제와 부인과 야소다라 등 오백 여인이
출가한 것도 이때의 일이것다-
어느 때 사위성에 무서운 살인자가 나타났구나
그 이름은 앙굴리마라더라 이 자가 눈이 뒤집혀서 벌써
아흔 아홈 사람을 죽여 손가락을 잘라 목걸이를 만들고 하나를
마저 채우려고 숨어있는데-
허어 이거 큰 일이 났구나
제 에미가 울부짖으며 달려를 오는구나
"내 아들 앙굴리마라야 어디 있느냐
너가 사람을 죽이다니 이 무슨 변고더냐-"
저 자를 보아라 앙둘리마라를 보아라
제 에미를 해치려고 칼을 들고 덤벼든다
불쌍한 저 어머니 아들 손에 죽는구나
누가 있어 저 여인을 죽음에서 구할건가
"앙굴리마마야 네 어머니를 해치지 말라-"
문득 바라보니 석가세존 아니신가
저 여인 앞을 가로막고 칼 아래 나섰것다.
"너는 웬놈이냐"
"앙굴리마라야 나는 여래이니라"
"여래야 이번에는 네 차례다 칼 받으라-"
어허 저놈의 거동을 보아라
칼을 높이 치켜들고 세존의 목을 내리친다
이것 정말 큰일났네 세존 목숨이 위태롭다
우리 석가세존께서 돌아가시게 되었구나
세존께서 태연자약 천천히 걸어신다
무인지경으로 느릿느릿 결어 가신다
저 자가 분개하여 아무리 내리쳐도
칼 든 팔이 요지부동 움긱이지를 않는구나
허겁지겁 쫓아가도 지척이 천리렸다
"저 중아 게 섰거라 달아나지 말렸다-"
여래께서 조용히 이르시기를
"앙굴리마라야 여래는 여기 머물러서
일찍이 가고 옴이 없건마는
그대는 어찌하여 미쳐서 날뛰느냐
청정자성 어디 두고 미쳐서 날뛰는가 할!"
어허 앙굴리마라가 정신이 번쩍들었것다
세존 발끝에 몸을 던지고 피로 물든 손을 보며 몸을 떨고 있구나
"세존이시어 세존이시어 저를 벌하여주옵소서"
세존께서 그에게 다가가 이르시기를
"자-앙굴리마라야 내 손을 잡아라
내 손을 잡고 어서 일어나거라 내가 너를 청정케 하리라-"
앙굴리마라가 울며 사뢰난데
"세존이시여 피묻은 죄인의 손으로 어찌 세존의 손을 잡으릿까
차마 할 수 없나이다-"
"그대 어찌 스스로 죄인이라 하는가 이 세상 그 누구도 본래
죄인이 아니니라"
"세존이시여 차라리 저를 벌하여 주옵소서
중죄인이 되었으니 어찌 살기를 바라릿까
사악한 꾀임에 빠져 귀한 생명을 해쳤으니
이를 어찌 하오릿까 정녕 어찌 하오릿까
인과응보는 필연이라 죄짓고는 못사는 법
하늘 땅 다 보아도 숨을 곳이 없나이다
어머님- 용서하오 이 불효자식 용서를 하오
늙으오신 어머니를 하릴없이 버려두고
칼 아래 놀란 혼이 구천을 맴돌리니
뉘 있어 우리 모친 조석 봉양 하올껀가
사람으로 태어나서 어찌 이 지경이 되단말가
청운의 푸른 꿈도 일장춘몽이 되는구나
살아서도 죽어서도 아무 희망이 없나이다 "
"앙굴리마라야 보아라 저 푸른 하늘을 보아라
저 하늘에 구름자욱이 어디 있다더냐
비바람 몰아친들 푸른 하늘이 어디로 간다더냐
일체중생 본래청정 하늘같이 푸르구나
그대 마음도 저와 같이 푸르고 푸르러니
이 보다 더 큰 희망이 또 어디에 있단말가
이 세상 그 누구도 정녕 죄인이 아니니라
앙굴리마라야 어서 내 손을 잡아렸다
그대는 이미 청정한 수행자가 되었구나
옴 살바 못자모지 사다야 사바하
나와 함께 참회정진을 하리로다-"
제4장 전법륜3
이때 석가모니께오서 손수 앙굴리마라의 피묻은 손을 씻어주시고
머리를 깎아 출가시켰도다
이때 파사익 왕이 군대를 끌고 달려왔다
"세존이시여 앙굴리마라는 대역죄인이라 체포하러왔습니다."
"왕이시여 앙굴리마라를 내어줄수 없소 그는 이미 출가하여
비구가 되었으니 어찌하시겠소."
"세존이시여 마땅히 다른 스님들과 같이 존중하고 존중하겠나이다"
석가모니께오서는 무한한 바다시니 빈부귀천 남녀노소 원수와 은혜 믿는자와
믿지 않는자를 평등히 인도하시니 중생들은 부처님을
친견하고 공양한번 올리는 것이 평생소원이라
어느때 석가모니께오서 사위성으로 오시니
왕과 시민들이 천등 만등을 밝혀 연등공양을 올리는데
이때 한 여인이 있어 연등공양 소원이나 수중에 무일푼이라
거리에 나가동전 한잎을 빌러 등불하나 밝혀놓고
"지성으로 ..비나이다 비나이다 부처님께 비나이다
저희가 가난하여 작은 등불 하나밖에 공양치 못하오니
허물치 마옵소서. 엎드려 지성 발원드리오니 이 등불 공덕으로
성불하기 원하니다 내세에는 성불하여 부처님같이 살고지이다"
밤이 깊어 왕과 시녀들의 등불은 꺼졌건만
빈녀의 등불은 꺼질줄을 모르더라
시자 아난다가 불어 끄려하였으나 꺼지지 않더라
"아난다야 끄려하지마라 꺼지지 않을 것이다"
"세존이시여 어떤 연고 입니까"
아난다야 들어보아라
"부처의 길은 마음의 길이니라 진도 아니고 물질도 아닌 것을
아는가 모른는가 마음이 청정하면 그것이 곧 성불이라
저 여인이 어찌 성불하지 않겠느냐"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거룩하셔라 세존이여
넘어진 중생을 일으켜주시었네
막힌 것을 열어보이셨네
길잃은 백성들 길을 보여주시었네
암흑속에서 촛불을 밝히셧네
이제 세존께 귀의하옵니다
세존의 가르침에 귀의하옵니다
성스러운 가르침에 귀의하옵니다
원하오니 이 목숨 마칠 때까지 저희를
섭수하여 주옵소서
제5장 대열반(전반부)
5. 대열반
불타 석가모니께서 이렇듯이 법륜을 굴려 전법포교 하시기를
사십오개성상 이제 부처님도 팔십세의 노(老)붓다가 되셨구나
어느날 시자 아난다에게 이르시기를
'아난다야- 세월이 유수같아 내 나이 여든이되니 늙고 쇠하였구나.
내몸은 마치 낡은 수레와 같아서 가죽끈에 묶여 간신히 굴러가고 있느니라-
아난다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난다야- 그대들은 자기 사신을 둥불 삼고
자기- 자신을 귀의처로 삼아라
법을 등불삼고 법을 의지처로 삼으라
자기 속에 진리가 있나니 부디 밖에서 찾지마라
"아난다야 나는 석달후에 구시나가라에서 열반에 들리라"
이렇게 말씀하시니 이렇게 말씀하신 순간
대지가 여섯갈래로 진동하고 하늘도 수심에 잠겼겠다
아난다가 땅을 치며 탄식한다. 어허 이제 세상은 망하였네
세상에 눈이 떨어지는구나
세존이시여 저희를 두고 열반을 두고 왠말씀이오
일겁만이라도 등불을...(???)
그러나 이를 어찌하랴 세존의 거동을 보소
묵묵히 이를 거절하시고
열반의 땅 구시나라를 향하여 마지막 행진을 재촉하시었다
몸은 늙고 기력은 쇠하였건만 석가모니께오서는
한벌 가사를 입으시고 바릿대 들으시고 맨발로
땅을 걸어 길에서 길로 마을에서 마을로
손이 닿는 중생을 찾아 법을 설하여 제도하시었다.
석달 뒤 구시나가라 근교 파아바 마을에 이르시니
대장장이 춘다가 공양 올리기를 청하였구나
다음 날 정오에 춘다의 집에 가시여
공양을 받으시니 이것이 마지막 공양이라
음식을 잘 못 드시고 중태에 빠지셨네
어허 큰일낫소 세존께서 중태에 빠지셨소....
대중이 몰려 춘다를 책망한다 어허 춘다가 애처럽고 불쌍하구나
이때 세존께서 춘다를 부르시니
어허 대장장이 춘다의 겨동을 보아라
우루루- 달려가 부처님 발아래서 통곡을 하는구나
"아이고- 부처님-저는 어찌하면 좋사오리까 어찌하오리까
이 죄를 어찌하오리까 "
부처님께서 춘다의 손을 잡으신다
"춘다야 울지마라 너희가 어찌 죄인인가
일찍 아무 죄도 지은 바가 없느니라
여래가 그대의 공양을 받은 것은
세상 사람들에게 무상도리를 보이기 위함이다
이 육신은 필경 무상 반드시 무너지는 법
늙고 병들어 마침내 죽어가는 법이로다
그대들은 나의 고통과 죽음을 보아라
여래의 몸도 무상하여 이렇게 무너져 가는구나
그대들은 어서 어서 잠에서 깨어나라
생노병사를 벗아나라 죽음을 벗어나라
직지견성 불생불멸 참생명을 찾어렷다"
어허 여러 벗님네들 이러신 분을 보셨소
하늘과 땅 위에 부처님 같으신 이러신 분을 보시었소
자기를 죽음에 이르게 한 자를 위하여
하늘에 태어나리라 축복 또 축복하시니
이분은 대체 누구시오
신이시오 사람이시오
어허 이분이 바로 부처님 아니신가
석가모니께서는 춘다의 집을 나와 심한고통으로 ..
구사나가라 근교 사라쌍수로 향하셨다.
아난다와 춘다등 제자들이 눈물을 흘리며 뒤따른다.
제5장 대열반(후반부)
부처님의 거동을 보소
한발 걸으시고 반발 쉬고 또 한발 걸으시고 한발을 쉬는구나
발자국 자국마다 피땀으로 얼룩졌다
제자들 걸음걸음 피눈물이 넘쳐는구나
어허 우리 부처님 저 거동이 왠일인가
어찌 피땀을 흘리시며 고행난행을 하시는가
석가모니께서는 그날 오후 늦게 사라쌍수
언덕에 이르러 구시나가라성 밧지족 백성들을 불러
해탈 법문을 설하시고 저녁에는 제자들에게 불법을 설하셨다
밤이 깊어지자 가사를 접어서 깔고 오른 쪽 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두 다리를 포개셨다
머리를 멀리 북쪽으로 향하여 두는 것은
떠나온 고국 가빌라를 그리워함이던가
구시나가라 사라쌍수 언덕 위에 밤이 온다
하늘에는 이월이라 보름달이 푸르고녀
사라꽃 만다라꽃이 눈처럼 휘날리며
부처님의 몸을 덮어 공양을 올리는다
전단향 꽃닢들이 여래 몸 우에 휘날리고
천상 악기 천상 음악이 은은하게 울리누나
어허- 일체 권속이 모여든다 부처님을 둘러싼다
큰 비구 마하가전연과 존자 우파난다
구다라 여인과 선현 비구니 해덕 보살과 무진의 보살
위덕 우바새 선덕 우바새 수덕 우바이 덕만 우바이
일광 장자 호세 장자 베살리성 임금과 월부구완
삼계모 왕비와 애덕 부인 난다 용왕 우파난다 용왕 금시조와 건달바 긴나라 마후라가
아수라와 타나바 나찰들과 도깨비
마왕 파순과 마군들 사천왕과 제석천
하늘신 마하브라마 천자들과 천녀들
구름신과 비신 사자와 날짐승들
물소와 양들 사라숲과 나무들
꽃과 꽃잎들 일체권속이 모여를 든다
서로 다투어 공양들을 올리는구나
어허 어쩔거나 어쩔거나 이 일을 어쩔거나
세존께서 묵묵부답 공양 아니 받으시니
정녕코 큰 열반에 들려 하심인가
사람과 신들이 돌아서서 통곡한다
어허 도반님들 아난다 스님 거동을 보소
빈집에 들어가 문고리 부여잡고 울음운다
부처님은 지금 가시면 언제 또 뵈오리까
부모잃은 어린 자식들 누굴 의지한단 말인가
해도 달도 빛을 잃고 금수초목도 슬피우네"
아난다야 들어라
여래는 죽지 않나니 나고 죽음이 없다
무슨 까닭이냐 여래는 법신이라 진리로서 몸을 삼느니
진리가운데 어찌 생사가 있으리오
너희 모든 권속들이 모두 본래 법신이라 ...진리가 너희들의 몸이니라
진리의 몸은 불멸이니 불생불멸이라 하였노라
너희가 진리를 깨달을 때 나는 무상보리와 함께 있느니라
너희들은 진리대로 살것이며 나와 같이 살지니라
여래의 가르침을 배우며 정성껏 함께 나누어라
그것이 성불의 길이니라
나와 함께 있는 길이니라
석가모니께서 막 숨을 거두려하시는데
늙은 외도 수바드라가 나타나서 세존 뵈옵기를 간청하는데
아난다가 이미 늦었다고 거절하니
세존께서 눈을 뜨시고
"아난다야 나의 마지막 제자를 막지마라
어서오시오
내 그대를 위하여 법을 설하리라"
수바드라는 그 자리에서 곧 해탈하니
붓다 세존의 마지막 제자가 되었다.
오호-열반이오 석가모니 열반이시오
하늘에는 보름달이 둥근 빛을 발하고
대지는 은은히 육종으로 진동한다
아난다가 쓰러져 퉁곡한다
대장장이 춘다가 쓰러져서 울음운다
하늘 신들도 통곡한다.
사부대증이 울음운다 일체권속이 울을을 운다
사라나무 숲도 하얗게 하얗게 우는구나
어허 여러 도반님들 울기는 왜 울어
우리 불타 석가모니 어디 돌아가셨는가
우리곁에 와 계시건만 어이 보지 못하는가
불생불멸이니라
우리 손을 잡으시고 하시는 말씀 어이 듣지 못하는가
어화 여러 벗님네들 어화 여러 벗님네들
우리 부처님을 불러보세
불타 석가모니 불러보세
석가모니불 정근
첫댓글 단락을 조금 띄어주시면 보시는 분이 편할 듯...보문님 참고하소...*^*^*_()_
죄송하옵니다. 아침에 급히 올려 정성이 부족하였습니다. 다시 단락을 지으면서 읽어보니 구구절절 부처님의 생애를 잘 표현하여 장엄한 한편의 대서사시입니다. 꼭 읽어 보시기를 권청하옵니다.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
긴 글 정리해서 올리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판소리 자체가 저에겐 낯선지라...ㅜ.ㅜ 고맙습니다. _()()()_
부처님 일대기 짧은 게송으로 잘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_()_
부처님 감사합니다. 마하반야바라밀_()()()_
나무마하반야바라밀....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