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타월(towel)을 발음하기 쉽게 타올이라 부른다. 국어사전에는
'무명실이 보풀보풀하게 나오도록 짠 천 또는 그것으로 만든 수건' 으로 돼 있다.
예전에는 수건이라고 했으나 영어가 우리말을 잠식하면서 타올로 바뀐 것이다.
수건( 手巾 )이란 말도 한자어로 순수한 우리말은 아니다. 손 수자에 수건 건자의 합성어로
얼굴이나 손, 발 등 몸을 닦기 위하여 만든 천 조각으로 주로 면으로 만든 사각형으로 된 조각이다.
나일론이나 합섬이 나오기 전에는 모두 목화를 심어 길쌈을 해서 옷을 지어 입고 솜을 타서 합바지도 만들고
이불로 만들어 덮었다. 여름에 입는 삼베는 삼(대마)을 심어 껍질을 벗겨 삼베를 짰다.
요즘은 수건이 흔하지만 예전에는 귀했다.
내 어릴 적에는 한집에 한 두개 있을까 말까 했다. 식구가 많은 집에서는 아침에 세수를 하면 시아버지에서부터
며느리와 손자까지 차례로 닦아야 했다. 오뉴월 햇볕이 쨍쨍 내리쬘 때에는 남자들은 주로 보리짚으로 만든 보릿대 모자를 썼지만 여자들은 밭을 맬 때나 바깥일을 할 적에 머리에 수건을 썼다.
막내놈이 세수를 하거나 샤워를 하고 나면 꼭 새수건을 꺼내 닦는다.
그리고는 한번 쓰고 난 것은 제쳐 둔다. 화장실 수건걸이에는 하루에도 너댓개가 포개져 있다.
여름에 젖어있는 수건을 오래 두면 냄새가 난다. 그래서 하루가 바쁘게 세탁기를 돌린다.
다행히 우리집은 고층 아파트라 앞 뒤쪽의 베란다에 세탁물 건조대가 있어 수건 말리기에 안성맞춤이다.
타올중에 이태리 타올이란 게 있었다.
몸의 때를 벗기는데 유효한 특허품목이었으나 지금은 특허기간이 끝나 유사품도 많이 나와 있다.
배를 탈 때 이탈리아 항구에 입항했을 적에 시내에 나가 혹시 이태리 타올이 있는지 살펴봤으나 아무리 찾아보아도 그런 제품은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