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 / 천양희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만 그 산 넘어버렸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만 그 강 건너갔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그만 그 집까지 갔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그땐 그걸 위해 다른 것 다 버렸지요.
그땐 슬픔도 힘이 되었지요.
그 시간은 저 혼자 가버렸지요.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었지요.
그리움의 시작 / 윤보영
커피를 주신다고 했을 때
마실 것을
의자를 내어주며 권할 때
앉아 볼 걸
더 자주 다가가 얘기를 듣고
선명한 모습을 그려 둘 걸
부질없는 것을 알면서도
아쉬움이 자꾸 앞서는 것을 보면
이미 떠난 그대는
돌다리처럼 놓여진
내 안의 그리움이 되었군요.
그리움 / 윤정강
순간마다 가슴 두드리는 봄,
정갈한 모시옷 입고
가까이 다가오는 목련의 흰 웃음이
파도치는
봄 바다 곁에서 손짓한다.
헤아릴수 없는 추억 담아
진달래 붉은 입술로
유혹 하는 밤,
흔들거리는 꿈을 안고
그대 있는 그 곳으로 가고 싶다.
나도 파도처럼
출렁이는 물결위에 누워
깊은 그리움 마시는
잔잔한 바람이고 싶다.
그리움의 노래 / 정연복
그리움을 쌓는 것 말고는
달리 뾰족한 수가 없을 때
지금은 만날 수 없음을
슬퍼하지 말고
차라리 기쁜 마음으로
기다림에 충실하자
아직은 설익은 그리움
묵은지같이 폭 익혀 가자.
언젠가 만날
사랑하는 그 사람에게
그윽한 그리움의 향기
전할 수 있도록
가슴속 항아리에
소북이 담긴 그리움
하루하루 알뜰히
곰삭혀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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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능소화로 피어날 때 / 이효녕
누구 때문에 그리움이
이리도 물드는지 알 것 같다
그대는 낯선 마을에 있으니
그리워하는 마음 향기로 전하려고
능소화로 활짝 피어
나무를 칭칭 감아 높게 오른 뒤
바람결에 실려 그대에게 보내는 것을
너에게 향하는 내 마음
너는 아직 알지 못하리
꽃잎 마다 사연 담아
너에게 보내려는 듯
바람은 꽃잎을 흔들어 놓는다
마음마다 슬금슬금 찾아들어
하염없이 스치는 꽃송이들
마음마다 찾아들어
그리움 곱게 물들여 수놓는다
능소화가 피면서
별은 한낮에 수없이 뜬다
난 꽃잎이 지기 전
너를 만나야 하지만
네가 있는 거리 어디쯤
허공에 높이는 너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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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졸시 를 유명인의 시 안에 넣어 주시다니요 부끄러워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분발하라고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움의 꽃은 능소화 같고, 향기는 라일락 향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