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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의 만남
베토벤= 야 거기 안경 쓴 애, 너 누군데 왜 맨날 내 눈앞에서 며칠째 계속 쫒아다녀? 할 말 있으면 빨리 해라 나는 한가한 인간이 아니다.
슈베르트= 어 저는 음악가 슈베르트라고 합니다.... 선생님 제가 새로 음악을 만들었는데 제 곡좀 봐 주실래요?
베토벤= 얼굴이 빨갛군, 너 혹시 나 사랑하기라도 하냐? 그러지마라 난 누군가를 평생 사랑하고 지켜 줄 자신 없으니까. 하하 농담일세! 기분나빳다면 사과하지.
슈베르트= 결국 오늘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당신의 음악을 듣고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졌습니다. 저랑 커피라도 한 잔 하실래요?" 제 친구는 애인들 에게 잘만 말하고 다니는데 저는 왜 이러는걸까요?
베토벤= 야 애송이! 내가 지금 피곤하니까 한숨자고 네 곡 봐줄께. 그때까지 내 옆에 얌전히 있어라 도망가다 잡히면 죽는다.
슈베르트= 어머니, 아버지, 사랑하는 내 친구들아 여긴 어디고 나는 누굴까? 선생님이 코를 골며 자더니 몇 시간째 일어나지 않는다. 그가 내 한쪽 팔을 세게 움켜쥐고 있어 도저히 일어나지도 못한다. 진짜 도망가면 날 죽일 것 같다. 난 이제 집에 가고 싶은데.... 제발 살려주세요! 누가 이 아저씨 아니 선생님 좀 데려가 주시면 안 되나요??
서프라이즈! 리스트 무슨 생각해? 오랜만에 단 둘이 만나는데 딴 생각은 너무하잖아?
리스트= 어 프레데릭! 자네 목에 실밥이 붙어있군, 내가 깔끔하게 떼어주겠네! 움직이지 말고 얌전히 있어보게
쇼팽= 너는 귀부인들의 드레스 실밥도 혀로 핥아서 떼어주니? 라는 말을 내뱉고 싶었지만 그의 고전적인 수법이 오늘따라 너무 웃겨서 말을 못하겠다. 오늘 내 몸 상태가 유독 좋아서 그런지,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지가 않다. 어디까지 가나 한번 관찰해 볼까.
리스트= 어 자네 신발끈이 풀려있네 내가 묶어줄.... 어라 신발끈이?....
쇼팽= 내가 이럴 줄 알았지, 자네 수법을 내가 모를 줄 알고? 레퍼토리가 몇 년째 변하지를 않는다. 본인은 알려나. 오랜만에 만난 그를 놀려주기 위해 일부러 평소에 신지 않던 끈 없는 구두를 골라 신었지! 당황해 갈 곳 잃은 눈동자가 너무 웃겨서 미치겠다. 리스트, 자네는 아마 희극배우를 해도 성공했을걸세,만약 그렇다면 자네 공연 꼭 보러가지~
쇼팽= 자네 잘생긴 얼굴에 뭐가 묻었네 내가 깨끗이 떼어줄께 얌전히 있어보게나!
쇼팽= 자네 얼굴이 빨개~ 혹시 열 있나? 어디 아파? 내 주치의를 소개해 줄까? 그가 처방하는 약이 열을 내리는데 효과가 좋거든!
사랑을 받은 만큼 되돌려주는게 연애의 예의라는 건 자네도 잘 알고있지? 자네한테 잘 배웠네 금발머리 난봉꾼씨.
리스트= 프레데릭 자네 춤은 영 소질이 없군, 그렇게 춤을 못 춘다면 여인들에게 인기가 없어질걸세~
프레데릭은 귀엽다. 그의 요청으로 왈츠를 추는법을 가르쳐 주기로 했을때 나는 보았다. 그가 두 손바닥에 오른쪽, 왼쪽이라는 단어를 써놓고 춤추는 동안 컨닝했음을! 달빛 아래 단 둘. 손바닥에 적힌 글씨를 보려고 낑낑대는 그를 몰래 관찰하며 웃느라 나는 그의 발을 여러 번 밟았고 결국 춤 순서도 다 잊어버렸다.
쇼팽=리스트 난 사실 자네를 낮보다 밤에 만나는게 더 좋다네, 밤은 비밀스럽고 금기시된 사랑도 다 가려주니까 말일세. 오늘 정말 재밌었어. 사랑해 안녕.
리스트= 말이 끝나자 마자 그는 신데렐라 처럼 순식간에 사라졌다. 에이 씨 우리 집에서 자고 가라고 말할 걸! 내 방 화려하고, 크고 2인용 침대 있는데.
쇼팽= 리스트 만약 자네는 다음 생이 있다면 뭘 하고 싶어?
리스트= 어느 오후 그가 나에게 한 질문. 카톨릭 교도인 나는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지만 문뜩 신의 알 수 없는 뜻으로 그게 이뤄진다면....
리스트= 자네가 간 지 벌써 수십 년이 흘렀군, 그 곳은 편한가? 내가 너무 오랜만에 왔다고 천국의 영혼들에게 내 욕을 실컷 하고 있지는 않겠지? 자네가 수십 년 전 나에게 물었던 질문 말일세 이제는 대답해 줄 수 있을 것 같군. 듣고 있나?
자네가 나에게 원했던 답이자 내가 진짜 바랐던 답. 만약 다음 생이 주어진다면 더도 말고 덜도말고 이 모습 그대로 서로의 친구이자 충실한 연인이 되어 서로를 보호해 줄 수 있기를.
슈베르트= 선배! 선배도 결국은 소원 빌러 오셨네요? 원래 이 시간엔 피곤하고 귀찮다고 밖에 절대 안 나가시잖아요!
베토벤= 평소에 둔하더니 이럴때만 눈치 빠른 자식. 뉴스에서 유성우 소식이 나오자 소원을 빌자며 웃던 너에게 미신따위는 믿지 않는다며 쿨한 척 큰소리 치고 집을 나온게 오늘, 일부러 사람 없는데로 왔더니! 이런 썩을!
슈베르트=어 선배 유성우! 유성우! 빨리 소원 빌어요 어 그러니까 복권 당첨....에이 씨 다 못 빌었다!
베토벤= 뭐 같이 있는게 더 잘된 일일지도. 저 귀엽게 화내는 모습을 돈 안내고 공짜로 평생 실컷 감상할 수 있다면야.
베토벤= 야 유성우 너머 창조주 듣고 있냐? 이번 생에서는 둘 다 사이좋게 자연사로 늙어 죽게 해줘. 전생에 날 병으로 실컷 괴롭혔으니 이번 생에서는 행복을 좀 욕심내도 되겠지?
살리에리= 볼프강 어린아이가 우리를 보고 있습니다. 제발 그만두세요!
모차르트= 에이 뭐 어때요 볼 테면 실컷 보라죠! 조기 교육 몰라요?
모차르트= 마에스트로, 당신은 바다를 본 적이 있나요?
살리에리= 저는 전생에 이탈리아 인이었습니다. 바다는 어릴 때 질릴 만큼 보고 살았습니다만?
모차르트= 그렇구나! 전생의 바다랑 술라니의 바다는 차이가 있나요?
전생에는 혼자 봤지만 지금은 이 건방지고 내 속을 매일 열심히 긁어대기 신기록을 세우는, 어린이 같은 이 원수 자식과 사랑에 빠져 같이 바다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라고 살리에리는 소리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베토벤= 야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 솔직히 말해 어제 집에서 너랑 있던 테레제 라는 여자는 누구야? 아주 해맑게 웃어주던데 나 몰래 다른 수작 부리냐?
슈베르트= 제발 그만 하세요 그만! 왜 술만 마시면 이러는 겁니까, 우유 배달부잖아요 우유 배달부! 1주일 마다 찾아오는 여자 얼굴을 왜 맨날 잊어버립니까? 정말 너무하시네요 자꾸 이러면 우리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베토벤= 참 그랬지 그건 사과하지 근데 뭐라고? 너가 어딜 가 넌 내꺼야 너가 감히 날 떠나겠다고? 그렇게는 못해 난 너를 심즈세계 끝까지 뒤져서라도 강제로 끌고 올거야. 너는 내 성격을 알면서도 나와 결혼을 선택했다. 그건 각오한 거 아니였나?
그들의 모습을 본 살리에리는 진지하게 생각했습니다. 루트비히가 전생에 독신으로 살았던 것이 그의 아내가 되었을 지도 모르는 이름 모를 여인의 평화와 정신 건강을 지켰음을! 남자든 여자든 저 이상한 성격을 누가 받아줘? 프란츠가 아니라면 그는 아마 심즈세계에서도 독신으로 살다 갔을지도 모른다.
쇼팽= 어느 평화로운 저녁, 잠이 든 금발머리의 머리카락을 호기심에 만져보았다.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자 기분이 좋은 듯 씨익 웃기 시작한다. 그리고 손을 떼자 아쉬운 듯 표정을 찡그리기 시작한다. 이 자식 설마 자는 척 하는 거 아니지?
잡았다 강아지 jpg.
(system)-갈색 강아지 한 마리를 포획했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1. 침대에서 같이 밤새도록 재밌게 놀아준다.
2. 좋아하는 간식을 주고 피아노를 연주해 준다.
3. 커다란 눈이 불쌍하다 그냥 곱게 보내준다.
모차르트= 이거 달고 맛있는데요? 다른 맛도 먹어보면 안 돼요?
살리에리= 제 손가락은 사탕이 아닙니다. 도대체 이런 끔찍한 건 어디서 배워오는 겁니까?
모차르트= 그야 당신이 몰래 보다 저에게 걸린 동영상 컬렉 우우우웁@#$!
살리에리= 제발 조용히 해!!!!!
모차르트= 피아노 그만치고 놀아줘요 놀아줘 나 심심해
살리에리= 땀 냄새 납니다. 좀 떨어지시죠,악보 제출일이 내일인건 아나요?
모차르트= 나는 천재라 5분만에 쓸 수 있어요!
건방진 신의 사자! 역시 짜증나. 하지만 맞는 말이라 더 짜증난다
슈베르트= 선배 진짜 자요? 진짜 자는 거 맞겠지? 좋아 그럼 드디어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시청을....
베토벤= 야 슈베르트 나 안 잔다, 리모콘 놓고 가라 아 가기 전에 뉴스 좀 틀어봐라!
선배의 커피에 수면제를 타 줄까 라고 슈베르트는 진지하게 고민하였습니다.
두 분다 웃으세요! 자 찍습니다 하나 둘 치즈~ 아 이거 신문에 실리는 거 알죠? 팬들이 좋아하겠군요!
슈베르트= 제 일기장에서 최근 커피와 맥주, 담배 냄새가 같이 나는 군요, 제 일기를 매일 훔쳐 읽는 소감이 어떠십니까, 루트비히 판 베토벤씨? 이래도 안 말할 겁니까?
베토벤= 아아악 미안 잘못했어 아 볼 꼬집는 건 반칙 반칙!
베토벤=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자네의 음악을 만들어 주게 자네는 그럴 자격이 있어. 그래서 내가 자네를 선택한 거 아니겠나?
새로 낸 곡의 평론가 반응이 매우 좋지 않자 울면서 잠이 든 후배를 위로해 주는 독백. 잠든 이에게 닿았는지 살짝 웃는다. 이번 생에서는 그가 우는 모습이 아닌 즐겁게 웃는 모습만 보고 싶었는데....그를 무시하고 울린 평론가에게 익명으로 가볍게 편지에 욕을 써 보내야겠다. 아주 가볍게
살리에리= 볼프강 또 데이트에 늦었네요 도대체 몇 번째 입니까? 이번에 1시간이나 늦은 이유는 뭡니까?
모차르트= 어 일어나기 귀찮아서 늦잠 잤어요!
살리에리= 같이 가기로 한 레스트랑 예약은 했나요? 당신이 하겠다고 했잖아요!
모차르트= 아차 까먹었다!
살리에리= 그냥 나가 죽어주세요
모차르트= 에이 화 풀어요~ 대신 새로 생긴 베이커리에 갈래요? 오늘 스페셜 생크림 파이가 나온다고 하는데!
살리에리= 흥 내가 고작 이딴 걸로 화가 풀릴.... 빨리 갑시다! 다 떨어지기 전에
살리에리= 또 늦었어요? 그 버릇은 언제 고칠겁니까! 이번에는 이유가 뭐....
모차르트= 서프라이즈~ 생일 축하해요 마에스트로, 당신을 위해서 스페셜 케이크를 구해왔어요! 저 잘했죠? 1시간이나 줄을 섰어요!
맛있어 빌어먹게 맛있어.... 사랑합니다
모차르트= 저요 아니면 케이크요?
살리에리= 케이크를 사랑합니다
모차르트= 어라 마에스트로 왜 울어요? 케이크가 그렇게 맛있어요?
살리에리= 우는 거 아닙니다. 그냥 눈에 먼지가 좀 많이 들어갔군요
포즈= aorisims+ 로맨틱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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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니 ㅠㅠㅠㅋㅋㅋㅋ 너무 병맛인데... 그 와중에 잔잔한 피아노 브금 깔리는듯한 기분이 드네욬ㅋㅋ
저는 병맛이 좋습니다 암울한 세상에 웃음을 주니까요! 그나저나 어떤 피아노 브금이 좋을까요?ㅋㅋㅋㅋ
@신경외과 ㅋㅋㅋ 쇼팽의 추격부분이 깔린다면 더 고급스런 병맛일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