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까지 평생 누리는 집
즐거움으로 가득한 스틸하우스
아름답기만 한 집, 다양한 기능으로 복잡한 집보다 평생 누리며 살 집을 짓기 위해 챙긴 디테일은 집 안 여기저기에 조용히 그 쓸모를 드러내고 있었다.
주동과 부속동은 분리되어 있지만, 고저차로 인해 한 주택처럼 보이기도 한다.
주차장에서 현관까지 계단이 아닌 경사로로 만든 것은 노후를 생각한 디자인이다.
전원주택이 과거보다 대중화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소 달라졌다. 어린아이가 있는 젊은 건축주도 상당히 많아졌고, 아이가 크면 다시 큰 집으로 옮겨갈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감각적인 디자인에 다양한 시설을 갖추게 되었지만 ‘나이 든 이후에도 누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포장석으로 깔끔하게 만든 텃밭 / 집 뒤쪽에는 가제보와 개수대, 아궁이를 놓아 다양한 외부활동을 누린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 대지면적 : 500㎡(151.51평)
건물규모 : 주동 - 지상 1층, 부속동 - 지상 1층, 다락
건축면적 : 206.50㎡(62.57평) / 연면적 : 206.51㎡(62.57평)
건폐율 : 6.70% / 용적률 : 6.70%
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5.99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주동), 철근콘크리트 줄기초(부속동) 지상 - 스틸하우스(주동, 부속동)
구조재 : 스틸스터드 / 지붕마감재 : 테릴 점토기와
단열재 : 벽체 – 수성연질폼, 지붕 - 존스맨빌 그라스울 R32 / 외벽마감재 : 스터코 외단열시스템
창호재 : 미국식창호 알바트로스 2중창(에너지등급 1등급) / 에너지원 : 지열보일러
설계 및 시공 : ㈜하우스톡 1588-9704 www.house-talk.co.kr
독립적으로 구성된 부속동에는 전통 구들을 놓았다.
석재 데크로 단정한 느낌을 주는 테라스
“우리 집은 ‘평생 지낼 수 있는 집’이 콘셉트에요.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거동이 불편해질 때도 편하게 누릴 수 있는 집이요. 저는 여기서 마지막까지 살고 싶어요.”
건축주 편희경 씨는 오로지 부부의 노후를 바라보고 집을 지었다고 말한다. 집터를 구매할 당시 통나무집이 자리했었지만, ‘평생 지낼 수 있는 집’은 관리가 편해야 했기에 기존 집을 허물고 안정적인 구조의 스틸하우스 두 동을 올렸다. 그 중 부부가 생활하는 주동은 단층으로 지었고, 집 안 모든 공간을 미닫이문으로 만들어 문턱을 제거했다. 주차장에서 현관까지 계단을 만들지 않았고, 공간도 단순화했다. 나중에 휠체어에 의존할 시기가 오면 그런 부분이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집의 외관에서도 모던하고 세련된 스타일보다는 오래 봐도 부담스럽지 않은 클래식함을 요청했다.
풍수를 “예부터 조상들이 삶으로 겪으며 나름의 고민을 거듭해온 의미 있는 규칙”으로 생각한다는 편희경 씨는 이를 위해 직접 공부를 하며 풍수적 원리도 일부 도입했다. 현관문에서 바로 맞은편까지 시원하게 시야를 튼 복도 형태, 배수(排水) 방향에 따라 맞춘 외벽 컬러, 마당에 연못을 두지 않은 것 등이 풍수의 영향을 받은 부분들이다.
PLAN / 주거동 -1F (173.31㎡)
천장이 높아 공간감이 느껴지는 거실
기도실 겸 서재의 코너창으로는 주변 풍경이 액자처럼 담긴다. / 깔끔하게 정돈된 주방. 개수대 옆에는 직접 만든 매립형 건조대가 있다.
드레스룸은 침실과 분리해 개방된 위치에 놓았다. / 필요한 요소만 심플하게 갖춘 침실
주동의 동측으로는 서재 겸 기도실, 화장실, 운동실이, 중앙의 거실과 주방 너머 서측에는 사적인 공간인 침실과 드레스·파우더룸, 욕실을 갖췄다. 부부침실은 사업으로 출퇴근이 일정치 않은 남편의 편안한 숙면을 위해 분리해 배치했다. 다른 집과 다르게 드레스룸과 파우더룸이 침실과 떨어져있고 침실과 욕실의 동선이 상대적으로 멀게 배치되어 있다. 이는 드레스룸과 욕실에서 발생하는 먼지 및 습기가 침실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로, 쾌적한 침실을 유지하기 위한 편희경 씨의 오랜 고민을 담은 구조다.
한편, 자식이 둘 있지만 독립해 살고 있어 부부 침실 외의 방을 따로 두지는 않았다. 친한 손님이라고 해도, 자식과 부모 사이라도 분명히 프라이버시는 필요한 부분이라 관리의 효율성과 프라이버시를 위해 아예 주방과 화장실을 갖춘 부속동을 별도로 구성했다.
서재쪽 화장실은 가벼운 느낌의 건식으로 꾸렸다. / 부속동에 설치된 주방
INTERIOR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친환경벽지
바닥재 : 주동 - 폴리싱타일, 강화마루, 부속동 - 한지장판, 강화마루
욕실 및 주방 : 타일 국산, 수입산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수입산 및 국산 욕실기기, 주문제작 사우나
조명 : 렉스조명 / 현관문 : 성우스타게이트
방문 : 영림도어 / 붙박이장 : 주문제작
PLAN / 부속동 - 1F (33.20㎡) PLAN / 부속동 - ATTIC (6.21㎡)
특히 신경 쓴 욕실에는 수입 욕실기기와 더불어 핀란드식 사우나를 뒀다.
노래방 시설이 설치된 부속동에서는 종종 흥이 넘쳐흐른다.
“평소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하는 것을 좋아해 열심히 고민하다 보면 답이 나오는 게 참 재미있다”는 편희경 씨는 정원에서도 본인만의 독특한 구성을 보여줬다. 그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텃밭이다. 다른 텃밭이 그저 땅에 열 맞춰서 작물을 심는 것에 그친다면, 여기는 텃밭구간과 작업구간을 구분하고 포장해 작업의 편의성을 높였다. 덕분에 텃밭은 ‘귀찮고 힘든’ 일이 아니라 편한 차림으로 나와 잠깐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취미가 되었다.
집짓기에서 어려웠던 과정을 묻는 질문에 전혀 없었다고 대답한다. 오히려 집을 위해 공부를 하고 그 공부를 바탕으로 상상을 펼치며 상상이 현실에 구현되는 과정 하나하나가 너무 행복했다고. 앞으로도 할 일이 많다고 즐겁게 말하는 그녀에게 이 집을 탐구하는 과정은 현재진행형이다.
취재_신기영 | 사진_변종석
출처 월간 전원속의 내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