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구정 때 두 아들 가족 여섯 명이 왔다 간 뒤 작은 아들이 코로나 19확진자로 판명되어
우리 집안 시구 모두 PCR 검사를 받았는데 아이들 가족 여섯 명은 모두 감염되었지만
나와 마눌님은 걸리지 않았다. 여섯 살짜리 손녀는 열이 많이 나고 목에서 그렁그렁 가래 끓는
소리가 나며 고생을 해서 지 애비 에미가 속깨나 썩혔는데 다행히 다 낳았다.
아들과 손자는 직장, 학교에도 못 가고 집에 갇혀 지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마눌님이 머리가 아프고 목에 가래가 끓는다고 병원에가서 검사를 받았더니
오미크론에 감염되었다고 했다. 그래 일주일 분 약도 타오고 집에 갇혀 지냈다.
이틀, 사흘까지 열이 많이 나고 목구멍에 가래가 떨어지지 않아 컹, 컹 개짖는 소리를 하며
괴로워했다. 동거인도 3일 안에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해서 나도 수영구 보건소에 가서
PCR 검사를 받았다. 지난 2월에도 받았는데. 검사 받으러 갈 때 날씨는 더운데 마스크를 하고 가니
머리는 어지럽고 목이 자꾸 간질간질 하는 것 같아 나도 걸렸구나 생각했다.
검사를 받는데 창구 안에서 검사원이 마스크 벗어라! 해서 홀랑 다 벗었더니, 콧구멍만 내놓고 입은 가려라! 해서
민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사망율은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그래도 일말의 불안은 떨칠 수가 없었다.
이튿날, 나는 음성이라고 보건소에서 문자가 왔다.
다행히 안 죽고 일주일이 지나 마눌님은 오늘 교회에 출석했다.
'오미크론'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발생한 변이 바이러스로 알파, 베타, 캄마, 델타, 순인 그리스 문자 15번째
글자에서 따왔다고 한다. 감염자 대부분이 감염 사실을 모르고 지나간다고 한다.
내 마눌님은 아마도 헬스장에서 운동하다 옮은 것 같다고 실토했다. 다른 할멈이 먼저 걸려 입원까지 했다고 한다.
지독하게 하나님 말씀 안 듣는 나는 4차 백신을 맞아서 그런지 두 번이나 감염되지 않았다.
마눌님이 확진자가 되자 아들과 처제들이 곰탕도 보내주고 목캔디도 보내주었다.
그리고 수영구청에서 위로품을 한 상자나 보냈다.
라면 10개 (신라면 순한 맛 5개 매운맛 5개) 양반곰탕 종류별 4개, 동우너참치 캔 4개. 오뚜기 밥 6개. 리챔 1개.
들기름김 20개 들이 한 묶음. 독거노인 집에 보내는 선물과 비슷했다.
인터넷에 코로나 19나 오미크론 특효약을 찾아보니 1, 후코이단 (일제로 해초로 가공항 약) 가격, 4만 원에서 30만 원까지 여러 종류가 있음. 2. 삼계탕 (치킨은 효과가 없고). 3. 비타민 씨 등이라고 한다.
흔히 뱃사람들은 이승과 저승이 철판 한 장 사이라고 한다.
근데 집에서는 돌계단 하나가 삶과 죽음의 갈림길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체험했다.
며칠 전에 수퍼에서 뭘 좀 사오면서 한 길에서 아파트 마당으로 올라오면서 노인, 장애인용 엘레베이트를 타지 않고
돌 계단을 걸어 올라오면서 핸드레일을 붙잡고 엉뚱한 생각을 하다가 10개 쯤 되는 계단을 다 올라와서
핸드레일을 붙잡은 손이 미끄러져 하마트면 돌계단에서 뒤로 나자빠질 뻔했다.
아하, 이거 놓치면 뒤통수가 깨져 황천길로 간다! 는 생각에 안 죽을려고 얼마나 세게 스탠리스 핸드레일을
움켜잡았던지 다행히 뒤로 나자빠지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보니 손가락이 찢어져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우선 신문지로 둘둘 말아 응급처치를 하고 집에 와서 반창고를 붙였다.
그때 얼마나 용을 썼던지 며칠 동안 옆구리가 걸려 꼼작도 못할 지경이었다.
예전에 남마담 자전거 타고 계단에서 ? 넘어져 고생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나이들어 운동신경이 느려지니 발길에 뭐가 걸려도 넘어질 듯 비칠거린다.
밖에 나가면 오토바이 조심, 차 조심, 계단조심! 늘 조심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첫댓글 재수없으면 뒤로 자빠져도 코 갠다는 말이 있다. 월남참전 했다가 부산 돌아와서 환영행사시 바다에 떨어져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