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령화 추세는 세계 1위다.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가는데 프랑스는 154년, 미국이 94년이 걸렸지만 우리는 26년 안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비율이 7%를 넘으면 고령화 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다.
현재 우리나라 주민등록상 인구는 5000만1273명, 이중 노인 인구는 540만명으로 11%에 이른다. 이미 진작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것이다. 이처럼 급속히 늘고 있는 고령 인구가 아파트를 바꿔놓고 있다.
건설업체들이 고령화 시대에 맞아 요즘 새로 짓는 아파트에 노인들을 위한 시설을 갖춰 노인 수요층 끌어들이기에 나섰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노인 전용 편의시설을 확충하거나, 건강까지 챙겨주는 아파트가 선보이기 시작했다.
문턱 없애고 노인 위한 시설 갖추고
코오롱건설은 대구에서 분양 예정인 ‘수성못 코오롱하늘채’에 노인들을 위한 특화 평면을 선보인다. 노인 전용 출입구를 만들고 노인들이 혼자가 아닌 반려동물과 함께 살 수 있도록 반려동물 케어 시설을 따로 들인다.
또 복도나 방, 거실 등에는 턱이나 문틀을 없애 무장애공간으로 설계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머지않아 노인층이 아파트의 주요 소비층이 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노인들을 위한 특화 평면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건설부문도 지난 4월 뉴타운형 주거지구인 경기 광명시에서 분양한 ‘광명 해모로 이연’에 노인들을 위한 운동시설을 따로 들였다. 노인들은 이동거리가 멀면 힘들어 질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노인 전용 운동시설을 한 곳에 모은 것이다.
이 노인 전용 운동시설에는 유연성·균형감·순발력·근력 등 4대 기초체력을 모두 강화할 수 있게 설계한 게 특징이다. 그런가 하면 EG건설은 올해 초 부산 정관신도시에서 선보인 ‘EG the1’에 노인 교육 모임을 위한 노인복지시설을 따로 설계,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 STX건설이 수원 장안구 이목동에서 내놓은 ‘수원 장안 STX KAN’에는 노인들을 위한 공간인 ‘실버클럽’이 있다. 여기에는 특히 산소발생기와 화장실에 소변 분석기까지 설치했다.
공공기관도 고령화사회 대비에 나섰다. 서울시는 2월 생활환경인증제를 도입하고 재개발·재건축 사업자가 노인을 배려해 장애물이 없는 무장애 시설로 설계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인증제 도입으로 기존 주거단지가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주거단지로 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H공사는 아예 노인 복지시설 못지않은 노인 전용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화장실 등 집 안 벽 곳곳에 몸을 가누기 쉽게 도와주는 손잡이를 설치하고, 화장실 바닥은 미끄럼 방지 타일로 시공하는 게 일반아파트와 다른 점이다.
최현주[chj80@joongang.co.kr] |
2011년 05월 28일 06시 15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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