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오래된 한식당 100곳을 발표했는데 그중 가장 윗부분을 차지한 이문설농탕을 방문했습니다.
1904년에 개업을 했다고 하니 108년이나 영업을 해왔고, 건국후 서울시 1호 음식점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랜된 한식당입니다.
두번째는 유일하게 하동관과 곰탕으로 어깨를 나란히하고 있는 나주의 하얀집입니다^^;;
이문설농탕의 개업년도에 대해선 논란이 있지만 논란을 감안해도 100년이 넘었네요, 후덜덜
위에 사진은 이전하기전에 위치인데 최근에 재개발로 인해 위치를 옮겼는데 뭐 걸어서 5분거리안이긴 합니다만,
오래된 노포에서 100년의 역사를 느껴며 설렁탕을 먹어보고 싶었는데 그건 좀 아쉽네요,
음식이란게 맛이란게 입으로만 먹는건 아니잖아요, 공간이 분명 맛을 더 감질나게 살려주는 역활을 한다고 전 생각합니다.
같은 생선회라도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먹는거랑 동해앞바다를 바라보고 먹는거랑 같은순 없는거잖아요?
여기가 옮긴 이문설농탕입니다. 왠지 깔끔해보이는게 아쉬워지는 이상한 느낌이 드네요.
실제 4대를 이어온 집이라고도 하지만 그사이에 주인이 바꿨는데 비교적 맛은 잘 유지해오고 있다고 하는군요.
이런 집들이 있으니 30년된 설렁탕집들은 나도 좀 오래된 설렁탕집이네하고 자랑하기 좀 민망하겠죠^^;;
처음 방문한건데 오후 5시쯤 방문해서 그런지 좀 한산하네요, 물론 이후에 좀 오셨긴 한데 아마 저희테이블을 제외하면
평균 연령이 50은 족히 넘을것 같았습니다. 저희가 평균을 깍아먹는..
메뉴판
다른것들이야 읽어보면 아실테고 마나가 다소 생소하신분들이 있을텐데, 온라인게임에 나오는 MP, 마법쓰는 그 마나 아닙니다.
이거 먹는다고 스킬 마음대로 쓸수 있는거 아닙니다.-_-;;
마나는 정확히는 만하바탕이고 부위는 비장부위에 해당하는 지라와 지라주변부에 붙은 살을 얘기합니다.
예전에 송파 우리정육식당에서 도축날가서 생으로 맛본적이 있습니다 http://redfish.egloos.com/1050540
요즘 설렁탕에는 양지부위만 건지로 나오는경우가 많은데 오래된 노포들은 이를 정통성이 떨어진다고도 하죠,
주문하면 김치통을 가져다 주십니다
배추김치
이날도 김치 컷팅과 담는건 제 담당이였는데 다행히 이날은 일행분이 계산해줘서 기쁜(?)마음으로 했습니다.
김치맛이 다소 짠편이고 저는 그냥 평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일행분은 배추김치맛 괜찮다고 하시네요,
깍두기
유원설렁탕에 이어 깍두기는 연속으로 맘에 들었습니다. 적당히 잘익고 약간 달달한듯한 설렁탕과 곁들이기에 적당한
수준급의 깍두기라 생각되었는데 깍두기맛을 보고 설렁탕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
생수보다 구수한 보리차를 내어주는 점도 좋습니다. 하동관도 셀프만 아니면 좋게 봐줄텐데;;
특 머리탕 9000원
머리탕이라고 하니 어감이 좀 이상하고 친숙하게 소머리국밥이라고 하면 좀 더 잘와닿을것 같네요.
이집은 도가니는 4시간, 양지는 1시간 30분, 소머릿고기는 2시간 30분 시간을 딱 맞춰서 삶아낸다고 하시네요.
국물은 과거엔 무쇠솥에서 24시간을 끓여냈다고 하는데 요즘은 가스불에 18시간정도 끓여내서 맛을 낸다고 합니다.
소면과 밥이 토렴되어 나옵니다. 초반부에 다닌 설렁탕집들은 토렴이 거의 안 되어서 나온 경우가 많았는데 중반부에 접어드니
토렴을 해서 주는곳이 더 많이 보이네요.
토렴은 하동관식 토렴인데 딱히 맘에 들진 않습니다. 밥도 약간 뭉쳐있기도 하고, 밥알이 따로따로 잘 살아있어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선 다소 아쉬운 토렴실력. 하동관보단 낫습니다.
제가 좋아라하는 소머릿고기. 쫀득한 식감이 국밥에 들어간 건지치곤 나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고컬리티의 머릿고기는 아닌듯.
특 설렁탕 9000원
설렁탕집에 가면 왠마하면 특을 주문하는데 여기의 특과 보통의 차이는 우설이 들어가냐 안들어가냐 차이라고 하네요.
이집 설렁탕 건지가 다른데보다 컬리티가 좋다고 할순 없지만 다양하고 독특한 부위가 들어가긴 합니다.
우설, 양지, 소머릿고기, 지라,차돌(차돌로 예상되는 부위가 있었는데 정확히는;;)
다른부위는 많이 보셨을텐데 맨위에 있는 약간 검은빛을 띠는 부위가 지라입니다. 독특하긴 하지만 선호하는분들이 많진 않죠?
설렁탕과 머리탕의 국물은 같은 국물이더군요. 다소 싱겁게 느껴지기도 한데 뭐 화학조미료사용이 적다거나 없다는걸 의미할수
있을듯 한데 미묘하게 약간 느끼한맛이 자꾸 느껴집니다. 미묘하게 느끼한 맛이 있긴한데 전체적으로 담백하고
뼈로 국물을 냈다는 느낌이 확실히 느껴지는 요즘 곰탕쪽에 가까운 설렁탕집들과는 확연히 다른 맛입니다.
요즘 곰탕, 설렁탕 경계가 점점 허물어져가고 있죠^^;; 제가 좋아하는 외고집도 맛자체는 곰탕쪽에 가깝다고 생각됩니다.
파 상태가 좀 안좋긴 했는데 뭐 국에 넣어먹을 파에 그렇게 까칠해서야 되겠습니까, 듬뿍 아주 듬뿍 넣습니다.
깍두기는 맛있었습니다. 근래먹은 깍두기중에 단연 돋보였고 이날 깍두기 참 많이 먹은듯 싶네요.
여기 야인시대의 주인공 김두한도 단골이였다는데 깍두기 먹고 깍두기 되었을려나요,,,퍽,,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식당이자 손기정, 김두한, 박헌영등 유명한 인사들의 단골집이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겠습니다만 100년의 역사가 느껴지는 맛이라고 보기엔 다소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나쁘다고는 할수없지만 최고(가장오래된)설렁탕집이지 저한테 최고(제일맛있는)설렁탕집인거 같습니다.
첫댓글 이문설농탕 전화 02-733-6526 02-733-7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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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