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간 숲길 올레의 시작을 알리는 코스다.
해안가를 이어오던 제주올레의 지도가 내륙으로 방향을 틀었다.
마을을 지키는 고독한 수호신으로 상징되는 폭낭이 우리를 맞이한다
폭낭은 매끈하게 뻗은 세련된 나무는 아니지만 강인한 제주정신의 상징이다.
용수포구에서 시작하여 저지예술정보화마을까지 이어진 16.2km의 길이다.
바다에서 시작하지만 한라산 방향으로 뻗어가며 제주 서부 중산간 깊숙한 곳까지 닿는다.
둘째날의 일정은 새벽미사로 시작하였다.
필립보 신부님을 모시고 와서 미사를 드리는건 크나큰 은총이다
신부님은 "마리아처럼 우리 몸에도 예수 그리스도가 살아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용수포구
성 김대건 신부님이 중국 상하이에서 귀국하던 길에 표류하다 도착한 포구다.
이국적인 건축 스타일의 기념성당이 포구를 내려다보고 있다.
13코스 시작점
용수포구의 앞쪽에 13코스를 알리는 표지판이 서있었다.
우리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힘차게 나아갔다.
'절부암'을 알리는 표지판을 보고 올라갔으나 찾지 못해서 아쉬웠다.
용수리
용수리의 도로변에는 절정을 맞이한 유채꽃이 만발해 있었다
길 양쪽의 밭에서는 마늘과 양파가 탐스럽게 자라고 있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제주스런 화장실
화장실도 제주스러워서 기분이 좋다
화산암을 활용한 건축 스타일과 글씨가 예술적이다
선세비(仙洗飛)
아담한 연못 앞에 쉼터가 있어서 잠시 쉬어갔다
'선녀가 목욕하고 하늘로 날아간 곳'이라는 안내판이 서있었다.
특전사숲길
50명의 특전사 대원들의 도움으로 탄생한 특전사 숲길로 들어간다
총 3km의 사라진 숲길을 이틀에 걸쳐 복원하고 정비한 것이다.
한때 사람들의 왕래가 끊어져 사라졌던 숲속의 오솔길이라 더욱 신비롭다.
버려진 귤
길가에 감귤밭에는 귤들이 버려져 있었다.
값이 싸서 그런지, 미처 수확을 못해서 그런지...안타깝다
고목숲길
제주올레가 이 길을 새롭게 내면서 '고목숲길'이라고 이름 지었다
수령이 오래된 큰 고목이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여진듯 하다.
그런데 고목은 보이지 않고 잡목들만 무성하였다.
송악
길가에 검은 열매가 마치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달려있는 송악이 보였다.
높은 습도를 좋아해서 깊은 산속이나 해안가, 섬에서 자라는 덩굴식물이다.
돌담이나 밭담을 타고 올라가며 자라는데, 북한에서는 '담장나무'로 부른다고 한다.
잘났다 못났다 따지지 마라
어떻게 피고 지는지 묻지도 마라
너만을 향해 웃어주길 바라지 마라
그냥 꽃이면 된다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어도
늘 거기서 그렇게 피었다 지는
꽃이면 된다....................................................................김승기 <꽃이면 된다> 부분
마을마다 입구에 폭낭(팽나무)이 수호신처럼 서 있었다
폭낭은 추위와 염분에 강하고 무엇보다 바람에 강하다.
매끈하게 뻗은 세련된 나무는 아니다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쏠린듯 허리 꺾인 노인의 모습이다
비틀리고 휘어진 모습은 척박한 땅에서 살아가야 했던 제주 사람들의 강한 정신 같다.
제주의 돌 문화
제주는 전 지역에 걸쳐 돌이 산재돼 주민들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돌은 제주 사람들에게 극복의 대상인 동시에 소중한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아무렇게나 쌓은듯이 보이지만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린다
낭그늘마을
큰나무가 많아서 마을 이름이 '낭그늘마을'인가 보다
마을은 아늑하고 평화스러워서 기분이 좋아졌다.
통째로 생을 마감하는 동백꽃은 떨어져 목련꽃처럼 남루하지 않고,
벚꽃처럼 바람에 날려 난분분하지 않으며,
무궁화처럼 여름내 지리멸렬하지 않다.
단호한 결별의 순간처럼 뒤끝이 저리 말끔하고 서늘하다..........................................김선태 <동백 낙화> 부분
낙천리 아홉굿(샘) 마을(1)
하늘이 내려줬다는 천 가지의 기쁨을 간직한 낙천 마을.
아홉굿 마을은 제주도에서는 보기 드문 아홉 개의 샘(굿)이 있다는 뜻이다.
천 개의 의자가 있는 낙천 의자공원에서는 다양한 모양의 의자를 볼 수 있다.
낙천리 아홉굿(샘) 마을(2)
‘굿’은 제주말로 ‘연못처럼 물이 고인 곳’을 뜻한다
이곳의 흙은 점성이 뛰어나 이 흙을 파내 솥도 만들고 옹기도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큰 구멍이 9개나 만들어져 물이 고여 연못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그것을 ‘아홉굿’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연못 앞에 새끼를 낳는 돼지 석상이 있었는데....앞퇘지 새끼를 해학적으로 표현했다. ㅋ
점심 식사
인터넷으로 예약한 '육장갈비'에서 점심 식사를 하였다.
돼지갈비와 튀김, 초밥, 샐러드, 찐만두가 나오는데 1인당 9천원이다
모든 회원들이 음식의 질에 만족해서 안심이 되었다.
소소한 풍경
제주의 풍경에는 소소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돌과 유채꽃과 보리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풍경이 되었다
담장에는 하얀 달이 떠있고, 빠알간 우편함이 길손들의 시선을 끈다.
낙천잣길
양쪽에 큰 돌을 두르고 그 가운데에 작은 돌들을 넣어 넓게 쌓은 밭담이다.
돌무더기를 농토로 조성하는 과정에서 마을을 연결하는 통로가 만들어졌다
이 길은 용선달리와 낙천리 농공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용선달리(龍先達里)
한경면 중산간 4개 마을(조수, 낙천, 저지, 청수)의 설촌지이다
1610년경 전주이씨 이몽빈 일가가 입주한 것이 설촌의 시작이었다
이곳은 물이 풍부하여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기에 적당했다고 한다.
저지오름 가는 길
저지오름을 오르고 내리는 숲길 그 자체의 아름다움으로 더욱 유명하다.
조금 가파른 목재 계단을 오르면 중간쯤 둘레길과 정상부의 분화구 숲길이 나온다
산이 드문 제주의 특성상 오름은 거대한 공동묘지가 되어 있었다.
저지오름
저지오름은 2007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숲이다.
닥나무가 많아서 '닥몰오름'으로 불렸는데 저지는 닥나무(楮)의 한자식 표현이다.
저지오름은 숲속의 고요와 평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칠성단(七星壇)
저지오름 칠성단은 칠성신에게 제사를 지내려고 별도로 만들어 놓은 자리였다.
저지오름의 남서쪽 상단부(9부능선)에 위치하고 있다
칠성신은 인간의 수명과 탄생, 재물과 재능을 관장하는 신이다.
제단을 만들 때 세워둔 현무암으로 만든 큰 비석은 파 묻혀 있고 제단은 형태만 남아있다
저지마을
13코스의 종점인 저지리는 전형적인 산간마을이다.
한경면에 있는 마을 중 가장 고지대에 위치하여 한라산에 제일 가까운 곳이다.
서귀포시 안덕면과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동양 최대의 분재예술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