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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끼와 까투리 **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자유기고가/海垣, 이경국)
하필이면 이름이 장끼와 까투리인지는 늘 궁금하다. 차라리 장끼와 암끼로 하면 분간이 쉬울텐데 말이다.
소시절 우리산에 장끼 사냥을 자주 오는 포수가 있었다. 특등사수인지 많이도 잡았다.
조류 가운데 암수의 아름다운 모습이 꿩이 가장 극심하게 나는 듯하다.
장끼는 볼 수록 아름답다. 요즘 볼수록 매력이 있으면 '볼매'라 한다. 장끼가 그렇다.
우선 미끈하게 생겼으며 색채도 아름답고 꽁지는 길면서 18개나 된다. 울음소리도 독특하여 야산을 울린다.
이에 비하여 까투리는 왜소하고 꽁지도 짧고 잘 날지도 못한다.
아마 장끼가 소리로 자주 확인 하는 것도 이런 원인이 있을 듯하다. 대신 암꿩은 보호색이어서 옆에 가더라도 눈에 띄이지 않는 장점이 있다.
소시절 사냥을 따라 다니면서 꿩을 잡는 모습을 자세히 보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불쌍한 생각이 든다.
산짐승은 이슬을 먹고 자라기에 고기의 맛이 노릿내가 나는 것이다. 꿩을 보고 '一擧三得'임을 그때 깨칠 수 있었다.
''꿩줍고, 꿩알 줍고 그리고 꿩꼬리 팔고.....'' 장끼와 까투리가 확연하게 외관이 구분이 되듯이
곤충가운데는 방아깨비와 때때메뚜기가 그렇다. 방아깨비는 덩치도 크고 아름답다. 눈도 크면서 길다. 더듬이도 길다.
다리도 디딜방아처럼 길며 방아질도 잘 한다. 남자들이 밤살이 할 때 방아질을 잘한다는 弄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닌 듯하다.
이에 비하면 수컷은 아주 작고 볼품 또한 없다. 안동지방에서는 방아깨비(항굴네라 불렀음)의 수컷을 '때때메투기'라 부른다. 날아가는 소리가 '때.때.때'로 소리내기 때문이다.
그놈이 큰 암컷에 올라타고 꽁무니를 틀어서 방아깨비 거시기에 넣고 代를 잇는 성스러운 작업을 하는 것이다.
아마 적(사마귀, 조류 등)에게 발각이 되면 교미상태로 날아 도망가기 위하여 수컷이 왜소하다는 사실은 나도 커서 알게 되었다.
설날에는 떡국이 주식인데 꾸미는 꿩고기를 썼다. 그것도 자연산으로... 지금은 닭고기로 대체한지 오래 되었다.
강화도 가는 길에 만두집이 있는데 거기는 꿩고기만을 속으로 쓴다. 좀 비싼 편이다. 옛맛이 조금은 풍긴다. 양식 꿩을 써서 그럴 것이다.
닭은 성격이 순하여 일찍 가축으로 자리매김하여 가금류로서 위치를 확보 하는데 성공한 조류이다. 그러나 꿩은 다르다.
야산에 장끼와 까투리가 퍼덕이고 방아개비와 때때메뚜기가 사랑을 하던 농촌이 많이 변해 버리고 말았다.
여간 서운하지 않다. 고향의 모습은 이미 고향이 아니다. 흙길도 없어져 포장이 되었고 소시절 벌써 草家집은 사라져 버렸다.
안산에 오르면 그래도 장끼와 까투리 소리가 자주 들린다. 내일도 산행을 하면서 그 소리를 들어보고 싶으다.
꿩은 야성이 워낙 강해서 몇년을 키워도 기회가 되면 그만 날아가 버리는 독특한 조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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