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하루전인 9.9일 전곡장날을 한바퀴 둘러보았다.
추석이 코앞인지라 상인들은 이를 대목장이라고 하는데
주민들은 아침부터 모여 시끌벅적 하다
제사상에 올려놓을 찬거리를 사거나
어물전을 둘러보는 아낙네들의 걸음은 분주하기만 하다.
집 텃밭에서 재배한 먹거리로 좌판을 벌린 아주머니와
띄네기 옷 장사의 눈빛도 반짝거린다.
전곡장날은 민속 5일장으로서 4일. 9일이다.
장을 보러온 촌로의 헝클어진 머리와 거칠은 얼굴이
농촌의 팍ㅍ락한 생활을 대변해준다.
이제 막 시집와서 첫애를 낳은 새댁도
아기손을 잡고 장날 거리로 나왔다.
아기는 세상에 처음보는 물건이 전부인지라 신이났는지
엄마 손잡고 아장아장 사람들 틈속에 묻혀 버린다.
밭뙤기에서 재배한 강낭콩과, 고구마 줄거리를
좌판에 펼처놓고 손님을 기다린다.
이날 수입은 추석때 인사 온 손주들
용돈으로 쥐어질것이다.
추석이면 멀리 나가 있는 새끼들이 집을 찾아 온다
마치 연어가 지 살던 강을 거슬러 오르는 것처럼 ..
이때쯤이면 미리 햇 김치를 절이고
태양광에 잘 말린 고추를 빻아 햇김치를 담근다.
무우, 배추, 파가 놓여 있는 좌판 진열대가
추석의 분위기를 한껏 살린다.
화원이 있는 풍경이다.
추석이라 어찌 제사상에만 신경쓸것인가
살림살이는 보잘것 없다 하여도 꽃 화분 하나
놓이면 방이 훤해진다.
장에가면 삶의 활력이 있어서 좋다.
마치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웃들의 모습을 보는듯 하다.
다리가 불구인 아저씨 !
삶의 전선에 뛰어들어 무거운 리어커를 끌며 물건을 팔고있다.
다들 이렇게 열심히 사는것을 ...
연천군 10개 읍,면에 사는 촌로들이 모여들었다.
장날은 괜시리 뭔가 볼거리가 있게 마련이고
설레는 마음으로 장을 배회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딱히 살것도 없으면서 장날 여기저기 배회하는것도
다 이때문이리라 ..
싸구려 가방이 진열대에 걸려있고
버버리 짝퉁가방은 눈에 잘 띄는 진열대에 펼친다.
할머니들이야 버버리가 똥개 이름인줄 알겠지만
시골의 젊은 아줌마들은 짝퉁이라도 명품을 선호하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