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택시도 주말이 따로 없는 것 같아요. 애초에 늦게 출근(10시)을 했고 온갖 거드름을 다 피우긴 했지만 4시까지 매상이 채워지지 않아서 한 시간 쉬었다가 다시 나와 22.5를 찍고 6:30분 퇴근했어요. 아침 시간 진접-오남-진건 지천에 널린 게 벚꽃입니다. 불과 2-3일 만에 완존 만개를 했어요. 꽃은 많을수록 좋습니다. 진해나 여의도가 부럽지 않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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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사이즈 크림빵을 사놓고 3일째 먹고 있는데 아직도 다 못 먹었어요. cu 주인장이 일주일에 한 번만 나오는 빵이라며 내는 생색에 넘어가 8500원을 주고 산 빵입니다. 예주가 장에 탈이 나, 이태리 음식이 싫어졌다고 해서 안타깝네요. 피렌체 스테이크가 값도 싸고 맛도 좋다는데 먹었나 모르겠어요. 강아지! get up! 우린 미술인 아닌가. 다비드 상은 보아야 할 것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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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1475-1564)-라파엘로(1483-1520)-레오나르도다빈치(1452-1519)가 르네상스시대 3대 화가로 알고 있어요. 이 세명을 몰아서 볼 수 있는 로마에 우리 예주가 잠자고 있다는 것 아닙니까? It's time for you to get up.현재가 미래를 결정한다는 말은 들어 봤는데 현재로 과거가 움직인다는 듣도 보도 못한 말을 니체 형님께서 했답니다. 지금 어떻게 사느냐가 내 과거가 새롭게 조명된다는 겁니다.
2.
"점심 시간이닷! 아부진 저녁 먹으려고 해요. 장 컨디션은 괜찮아요?(나)"
"좋습니다. 날씨도 좋구요. 투어도 좋아요. 오늘은 토스카나 투어 했어요. 와이너리 투어라고 와인들 맛 봐 보고 생산지도 가보고"
"레드 와인 샷이 포토 퀸. 자유선언 홍콩 여배우 같아요. 김희선 전성기 때 같기도 하고(나)"
"반항하는 인생, '나는 반항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나)"
"일행들 하고는 친해졌어? 액티비티는 없고? 내가 내 삶의 주체로 살아가는 건 당연한데 그동안 왜 몰랐을까요?(나)"
"네 다음 관광지 같이 가기로 했어요. 액티비티는 따로 없어요 관람차 있다 길래 타볼까 싶어용"
"지겹진 않아? 슬슬 지겨워질 때가 아닌가? 아부진 괌에 일주일 갔는데도 지겹더라. 물론 다녀오면 추억으로 남지만(나)"
"여행이란 철저하게 혼자 가는 게 좋다는 생각을 그때 한 것 같아. 앞으론 해외 나갈 땐 너처럼 갈 거야. 내 맘대로 계획 하고 변경하는 여행이 좋겠어. 팩키지 말고 주체적 여행 말이야(나)"
"ㅎ ㅎ 아직 지겹진 않네요. 웅 변경하면서 다니니 편하긴 한데 한국에서 미리 박물관이나 미술관, 관광지 티켓 예약하고 오니까 복잡하지 않고 편해요. 확실히"
"그러게 아부진 그게 부러워요. '천지창조' 봤냐? 모가지는 괜찮고?(나)"
"ㅋ ㅋ 괜찮습니다. 그 거 볼 때 모가지 살짝 아프긴 했어요. 거긴 미사 드리는 곳이라고 사진을 못 찍게 합니다. 그래서 간단히 스케치 하고 왔어요"
"스케일이 어마 무시하지? 진짜 작품 같던? 연필 자국도 있어? 구도나 댓생은 잘 맞아? 자세가 안 좋아서 그리기 무척 힘들었을 텐데 불가사의 한 일이야. 페인팅이 떨어지진 않았고? 다비드상은 색이 바랬지. 에스라 백정난 이사장이 우리 가정교회 할 때 다비드 상(모조)을 전시했었는데 그때도 간지 뿜뿜이었거든. 진짜는 광채가 나는 거 아니야?(나)"
"스케일이 어마무시 해요. 진짜 작품이고 연필 자국은 볼 수 없는 거리인데 아마 있겠죠. 다른 곳들에선 봤어요. 큰 그림인 것을 감안 하면 구도도 정말 잘 떴고 형태도 마찬가지에요. 천장화는 그 높이까지 직접 올라가서 구조물 위에 누워서 그렸대요. 물감 얼굴에 맞아가면서요. 그림 그리다가 한 번 떨어졌고 평생을 다리 한쪽을 절름발이로 살았다고 해요. 페인팅이 살짝 상한 곳도 있어요. 옛날에 탄약고로 쓰였던 곳에서 불이 났다고 해요. 복원이 가능한데 역사성 때문에 일부러 안 한다고 하더라고요. 다비드 상은 아직 못 봤어요. 비슷한 석고들이 머리가 대부분 크던데요"
"폼페이 일정은 언제야?(나)"
'폼페이는 나폴리라 안 갑니당 저는 로마-피렌체-베네치아 코스입니다. 스케즐표 보이나요?
"스케줄 빡빡하네요. 두 달은 봐야겠넹. 아부지는 무조건 로마는 가보고 싶어요. 편도로 가서 천천히 투어 하고 확인하고 스테이크에 생맥도 마시고 한국 돌아가고 싶을 때 가는 여행 말이야. 폼페이는 한국 전 할 때 보았어요. 아마 너도 함께. 패스. 라파엘로 '아테네 학당'은 어디있나요? 플라톤의 손이 진짜 하늘을 향하고 있고 아리스토텔레스 손은 땅을 가리키고 있는 지도 궁금해요. 확인해봐?
"여긴 술이 물보다 가성비가 좋대요 석회수가 심해서리 티본 스테이크 먹으러 갑니다." "술이 물보다 씨다고? 설마. 공주야!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마. 미션 수행하느라 수고 했어요. 좋은 꿈 꾸고 내일 봐. 굿밤."
2024.4.7.su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