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90년대 국내를 풍미한 양주 캡틴큐(왼쪽)와 나폴레온. 두 술은 유사 양주로, 숙취가 심했던 술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판매하지 않는다.
1980∼90년대를 대표하는 두 종류의 양주가 있다. 바로 ‘캡틴큐(당시 표기법 캪틴큐·Captain Q)’와 ‘나폴레온(NAPOLEON)’..
양주라고 부르지만 실은 양주 원액 소량에 소주에 사용하는 주정, 그리고 인공 향과 색소를 넣어 만든 무늬만 양주였던 술이다.
그래서 숙취의 전설은 이 술들로 시작한다. 특히 캡틴큐는 마시고 난 다음 날 숙취가 없다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유는 숙취가 심해 다다음 날, 이틀 뒤에 깨어나기 때문.
이러한 점 때문에 캡틴큐를 마시면 미래에 갈 수 있다(깨어나보니 내일 모래가 돼 있어서)는 말이 애주가 사이에서 회자한다.
당시 방송된 TV 광고 패러디도 많았다. 이 제품을 만들었던 곳은 L사. 광고 코멘트 중 하나가 “L사가 드리는 또 다른 양주의 세계”가 “L사가 드리는 또 다른 가짜 양주의 세계”로, “양주의 선택 범위가 넓어졌습니다”는 “기억의 삭제 범위가 넓어졌습니다”로 대신 불렸다.
그렇다면 캡틴큐와 나폴레온의 차이는 뭐였을까? 나폴레온은 말 그대로 프랑스 코냑을 추구했다. 와인을 증류한 프랑스 코냑 지방의 브랜디로, 당시 알코올 도수는 35도였다. 흥미로운 것은 나폴레‘옹’이 아닌 나폴레‘온’이라는 것.
이에 대해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 하나는 바로 나폴레옹이 코냑 등급을 나타내기 때문이라는 것.
코냑은 주로 숙성에 따라 등급이 달라지는데, 2년 이상 숙성한 등급 표기는 V.O(Very Old), 4년 이상은 VSOP(Very Special Old Pale),, 6년 이상은 나폴레옹, 동급 또는 그 윗급은 XO(Exta Old), XXO(Extra Exta Old)로 표기한다. 즉, 나폴레옹이라고 표기하면 코냑의 등급이 6년 이상인 최상급을 뜻하기 때문에 해당 명칭을 쓰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야기는 이미 일제강점기부터 1990년대까지 나폴레옹(Napoleon)을 나폴레온이라고 표기했던 것. 나폴레온이었던 이유는 바로 일본식 발음이 ‘나포레온’(ナポレオン)이었기 때문이다.
1980년 1월에 출시한 캡틴큐는 말 그대로 바다의 선장이다. 캡틴큐는 대항해 시대에 영국 해군 술이기도 했던 술, 그리고 카리브해 해적들이 늘 들고 다니던 술인 럼주다. 럼주는 사탕수수 또는 사탕수수로 설탕을 만들고 남은 당밀을 발효, 이후 증류해서 만드는 술이다.
물론 캡틴큐는 정통 럼주는 절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색소와 향료가 그 역할을 했을 뿐. 알코올 도수는 35도였다. 하지만 그래도 ‘양주’라고, MT 때 슬쩍 가져가면 그날의 스타는 떼놓은 당상이었다.
흥미로운 건 캡틴큐와 나폴레온의 신경전이 꽤 있었다는 것. 이유는 간단하다. 나폴레온은 17.9%의 코냑 원액이 들어갔다. 하지만 캡틴큐는 1990년대부터 럼 원액을 싹 빼버렸다. 즉 소주 주정에 색소와 향료, 그리고 감미료로 럼주 맛을 낸 것이었다.
둘 다 유사 양주였지만, 그래도 나폴레온은 코냑 정체성은 조금이나마 가져갔다. 이에 나폴레온 입장에서는 캡틴큐를 자신과 같은 급으로 취급하지 말라는 것.
하지만 결국 두 술은 사라진다. 양주인 줄 알고 마셨던 소비자들은 가짜 양주인 것을 알아차리면서 갖은 불만이 나오면서다. 캡틴큐는 2015년 사라지고, 나폴레온은 2018년 이후로는 거의 생산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막상 만나기 어렵다니 그래도 다시 보고 싶은 이유는 무엇일까. 떠난 후에야 그리워하는 모습. 사람이나 술이나 다 매한가지인가 보다.
명욱 주류문화칼럼니스트&교수
첫댓글 캡틴큐
나폴레온
음 ㅡㅡ
양주같은 국산술
앳날 생각에 잠시
머뭇거리다 갑니다
언제 한번 본것 같기도 하고
양띠이시지요
ㅎ ㅎ ㅎ
한번 시간 있으시면 30 일날 사당에서 뭉쳐 봅시다
맞수다~
닉은 생소한데
말투는 친숙하구려~
사당이 상당히 좋다는데
잔 한번 부딪칩시다~ ㅎ
@춘수 오 ! 예스
양띠
제대로 한번 뭉쳐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