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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아래 출처의 글을 편집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 출처 List
- 루리웹 cosmos steam님 글:
http://bbs1.ruliweb.daum.net/gaia/do/ruliweb/detail/pc/read?articleId=6828979&bbsId=G001&searchKey=userid&searchName=cosmos+steam&itemId=4457&searchValue=kjVc7u-Oshg0&pageIndex=1
※BGM: Bioshock Infinite:Burial at Sea Soundtrack - La Vie En Rose
바이오쇼크 시리즈의 미장센은 어떻게 표현될까?
많은 분들께서 바이오쇼크 스토리가 뛰어나다고 하는데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어떻게 보면 영화보다 더 예술적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이것 말고 또 하나 예술적인으로 쓰인 기법이 있습니다. 바로 미장센입니다.
보통 미장센이라고 하면 영화에서 쓰이는 용어이지만, 사실 샴푸회사의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죠. 혹시나 다른 의미가 있나 싶어서 홈페이지를 가봤더니 역시나 영화용어에서 브랜드 이름을 따왔다고 하네요.
원래는 연극에서부터 쓰였던 용어인 미장센(Mise-en-Scene)은 프랑스 말로 ‘무대위에 배치하기’라는 뜻이라고 하는데요. 요즘엔 기술의 발달로 향기 나는 영화관까지 등장해서 그 영역이 확대 되고 있죠. 게임에서도 3D는 물론 7.1채널 사운드에, 음성명령까지 발전하는 추세이고요. 바쇽1에서도 5.1채널로 스플라이서의 궁시렁대는 소리를 들으면 현장감이 배로 느껴집니다. 넓게 보면 게임패드의 진동으로 전해지는 빅대디의 발자국 떨림도 미장센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영화나 게임이나 대부분의 정보를 눈을 통해 얻기 때문에 주로 시각적인 미장센이 많이 쓰입니다.
바이오쇼크도 영화가 표현하는 방식과 비슷하게 미장센을 사용하는데요.
낙서, 그림, 인형같은 소품, 조명, 색상, 장소를 통해서 인물의 성격을 나타내기도 하고요. 지금의 상황, 앞일에 대한 암시, 복선 등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문화 코드나 당시 시대상을 표현하기도 하죠. 또한 바쇽에서는 배경음악으로도 미장센을 멋들어지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럼 바오쇼크에서는 미장센이 어떻게 표현될까요?
우선 쉬운 것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그림1)
위의 사진은 2010년 데뷔 트레일러의 한 장면입니다. 인피니트의 미장센이 잘 드러나 있는데요. 초기 엘리자베스와 주인공이 어떤 관계인지를 짐작케 해주죠. 추락하는 주인공을 염력을 이용해서 장미꽃송이로 구해주려 하는데, 뒤에서 핸디맨이 엘리자베스를 낚아채자 다시 떨어집니다. 그런데 떨어지면서 장미 한송이가 주인공 얼굴로 클로즈업 되면서 끝이 납니다. 여기서 미장센은 바로 꽃말입니다. 보통 장미 한송이를 가리켜 “나는 진심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표현할 때 자주 쓰인다고 하는데요. 바쇽 인피니트가 미국에서 만들었으니깐 영어로 꽃말 검색해 보니 이렇게 나오네요.
ROSES (Single full bloom) - I truly love you
그림2)
데뷔 트레일러의 저 비슷한 장소는 바쇽 인피니트 본편에서도 나옵니다.
다른 것이 장미 한송이는 엘리자베스가 들고 있고, 나중엔 이걸 머리에 꽂는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 부커를 돕고 싶다고 말하는데, 부커는 테어를 열면 지옥행 특급열차를 타는 것 같다고 내가 다 알아서 하겠다고 말하죠^^ 그런 부커에게 한마디 던지는 엘리자베스 “그러시던지요!”
그림3)
초반 사이펀에서 창 너머로 보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에서도 장미꽃 한 송이가 활짝 펴 있습니다. 뒤에 에펠탑 액자와 들고 있는 사진을 보면 이 장미가 에펠탑을 향한 사랑 같이 보이죠. 근데 장미꽃은 그 앞 테이블에 놓여져 있죠. 바로 부커 앞쪽에... 소품이 어느쪽에 있느냐에 따라서도 그 의미가 달라질 수가 있습니다. 처음에 볼 때는 모르지만, 나중에서야 그 의미가 달라져 보이는 미장센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림4)
2011년 트레일러의 한 장면입니다. 엘리자베스가 누워 있는 사람의 손을 모아 그 위에 꽃송이를 올려놓습니다. 그 사람은 마치 죽은 사람 같이 보이죠. 그 꽃 이름은 팬지입니다. 팬지의 꽃말은 ‘사색, 나를 생각해 주세요!’라고 하네요. 지금 상황이 어떤지 짐작케 해주죠. 팬지는 프랑스어의 Penser(생각하다)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프랑스 좋아하는 엘리자베스에게 딱 어울리네요. 이 꽃은 나중에 DLC에서도 나옵니다.
트레일러에서 나오는 배경음은 인피니트에서 자주 나오는 음악인데요. 저 장면과 참 잘 어울리죠. 요 부분은 나중에 앤딩크래딧에서 부커와 엘리자베스가 같이 부르는 장면이 있습니다. 엘리자베스가 꽃을 놓아 주는 장면에서 (And you think of tearful partings)란 노랫말이 나옵니다. 꽃과 노랫말을 일치시켜서 표현하는 미장센이라고 할 수 있겠죠.
You can picture happy gatherings
Round the fireside long ago,
And you think of tearful partings,
When they left you here below
Will the circle be unbroken
By and by, by and by?
In a better home awaiting
In the sky, in the sky?
그림5)
꽃말로 대상의 상태를 표현하는 미장센은 많이 나옵니다. 위 사진은 DLC 바다의 무덤 2부 첫 장면입니다. 여기서도 축음기 옆에 국화꽃 두송이가 놓여 있죠. 일반적으로 죽은 사람에게 바치는 꽃이 국화이기 때문에 지금의 엘리자베스 상태에 어떤지 알 수 있는 미장센이기도 합니다. 인피니트 본편에서 컴스닥 부인 조각상 앞에도 국화꽃 있죠.
그림6)
바이오쇼크1을 해봐야지만 이해되는 미장센도 있습니다. 위 사진은 사이펀을 부순 후 송버드를 랩쳐로 소환한 장면입니다. 송버드가 비명을 지르며 죽은 다음에 엘리자베스는 한발 물러서 창밖에 무언가를 바라보죠. 자세히 보시면 건너편에 빅대디가 쓰러져 있고, 그 옆에서는 리틀시스터가 울고 있습니다. 울음소리가 들리진 않지만, 바쇽1을 해보셨다면 그 서러운 울음소리를 기억 하실 겁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엘리자베스...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리틀시스터의 울음 소리를 떠올리게 만들어 엘리자베스의 뒷모습이 더욱 더 슬퍼 보이게 만들죠. 바쇽1을 해보지 않았다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미장센이죠.
그림7)
미장센이 복선을 나타내기도 하는데요. 위 사진은 엘리자베스가 자기 방에서 테어를 연 모습이죠. 파리 에펠탑이 보이는데, 그 옆에 [LA REVANCHE DU JEDI]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게 프랑스어로 [제다이의 복수]라고 하네요. 이건 1983년 개봉당시 제목이고 나중에 제다이의 귀환이라고 고쳤다고 합니다. 이게 왜 복선이냐 하면, 그 전편에서 주인공이 다스베이더에게 “나는 니 애비다!”라는 말을 듣고 충격 받으며 끝나죠. 그리고 다음편 제다이의 귀환에선 나중에 다스베이더가 주인공 스카이워커를 구해 줍니다. 인피니트 줄거리와 상당히 유사하죠. 또한 테어속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있는데, 이 노래를 부른 그룹의 이름은 Tears For Fears라고 하네요. 참 재밌는 미장센이죠^^
그림8)
위 사진은 바쇽 인피니트 초반 장면입니다. 좀 더 복잡한 복선을 나타내죠. 부커가 배에 내려서 처음 보는 것인데요. 여러 색으로 칠해져 있는데, 안쪽 선착장에도 같은 것들이 서로 마주보며 걸려있죠. 근데 모양은 물론이고 색이며 줄 길이까지 똑같습니다. 뭐 다시 그리기 귀찮아서 복사하고 붙여놓기 해서 만들었을 수도 있는데, 게임 초반에 그것도 부커가 처음 바라보는 장면치고는 참 이상하죠? 부커가 내린 장소는 메인주 해안 어느 곳인데, 구글어스를 찾아보면 그 근처에 아카디아 국립공원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아카디아란 이름은 바쇽1에서도 나오죠.
그림9)
아카디아 국립공원 가는 길에 보면 저런 것들이 많이 걸려 있는데, 바닷가재를 잡는 통발에 달리 부표라고 합니다. 모양은 물론이고 색상도 제각각이죠. 그런데 게임속 부표는 뭔가 이상합니다. 특히 안쪽 선착장에 걸린 부표에는 쓰인 숫자 16507은 뒤집혀서 써져 있죠. 게다가 그 숫자는 번개가 칠 때만 보입니다. 파도 또한 계속 넘실거리죠. 더 이상한 것은 등대 3층에 있는 모든 부표의 숫자 16507은 앞쪽에선 보이다가 뒤쪽에서 보면 거꾸로 보입니다 바쇽 1편에서도 이와 비슷한 장면이 있습니다.
미치광이 스타인먼 박사 잡으러 갈 때 보여지는 포스터도 주인공 잭의 위치에 따라서 포스터 여자 얼굴이 변하죠. 이와 비슷하게 인피니트 본편 부표에 쓰인 숫자도 변합니다. 게다가 부표 위에는 로켓 분사구가 위치하고 있고요. 또한 시계 초침 소리가 유난히도 빠릅니다. 마치 무엇을 알려주려고 하는 듯이...
그림10)
마지막 챕터 [문의 바다]에서 배에 내린 후 보이는 장면입니다. 엘리자베스와 함께 올 때죠. 여기선 부표가 처음 왔을 때와는 달리 반대로 걸려 있죠. 게다가 숫자도 모두 뒤집혀 있습니다. 또한 파도도 일지 않고 번개도 치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게임에선 배에서 내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장면은 총 3번입니다. 숫자에 무슨 뜻이 있다는 이야기죠!
그림11)
엘리자베스가 암호를 해독하듯 검색해 봤는데, 저 숫자와 가장 비슷한 것은 [Rolex 16507] 이더군요. 롤렉스 모델번호와 가장 유사한데, 등대 2층에서 유달리 초침 소리가 빨랐던 시계를 생각해 보면 다른 시간으로 뒤바뀐다는 복선으로 보이죠. 이것 말고도 바이오쇼크 시리즈에서 이름에 연관된 미장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림12)
위 사진은 바이오쇼크1에서 아카디아 공원에 있는 묘비입니다. [John Maynard Keynes]와 [Adam Smith]의 이름이 새겨져 있죠. 가장 유명한 경제학자이자 대비되는 두 사람의 이름을 묘비에 씀으로서 이게 무얼 뜻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림13)
랩쳐의 상징인 위대한 사슬을 묘비 옆에 배치함으로써 이 사슬의 의미가 어디에서 따왔는지 알려주고 있죠.
그림14)
이 사슬은 주인공 잭의 양쪽 손목에도 표시되어 있습니다.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어떻게 랩쳐에서 쓰이는지 알려주는 미장센입니다. 또한 바쇽에서 쓰이는 아담과 이름이 같죠. 일부러 그렇게 설정했다는 거겠죠?
이름에 관한 설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바쇽1에서 랩쳐의 모티브가 된 소설 [Atlas Shrugged]은 Ayn Rand가 쓴 것인데요. Andrew Ryan의 이름이 어디서 따왔는지 알 수 있죠. 또한 아인 랜드의 본명은 Rosenbaum인데, 바쇽1에서 Tenenbaum 박사와 이름이 비슷합니다. 주인공 이름도 Jack Wynand여서 이 이름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Ayn Rand
Andrew Ryan
Jack Wynand
Rosenbaum
Tenenbaum
그림15)
엘리자베스의 실사 모델로 잘 알려져 있는 분이죠. 이 쳐자의 이름이 Anna Moleva라고 하네요. 가명인지는 몰라도 안나라는 이름이 어디서 따왔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림16)
인피니트 본편에서 마지막 부분입니다. 랩쳐에서 잠수정 타고 등대로 오를 때이죠. 바이오쇼크1에서 주인공 잭이 첨 발을 디딘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름의 연관성을 생각해 보면 저 장소가 참 재밌습니다. 대서양(Atlantic Ocean)에서 어느 곳에서 Atlas 모양이 새겨진 문을 열려고 하죠. 아틀란틱 이름 자체가 아틀라스의 바다라는 뜻이라네요. 또한 사라진 전설의 대륙의 이름은 Atlantis인데요. 아틀란티스는 바다속 랩쳐를 연상시키죠.
그림17)
그 때문이지 몰라도 폰테인 백화점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포세이돈은 아틀라스의 아버지이죠. 아틀라스가 포세이돈의 장남이라고 하는데, 자식교육 좀 잘 시키지...
그리고 또 하나 관련된 이름이 있습니다.
그림18)
스위스 제네바 지하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강입자 가속기 안에 들어가는 관측장비 이름이 바로 Atlas입니다. 저 관측기를 이용해 신의 입자라는 힉스의 존재를 증명해 냈다고 2012년 정도인가 난리가 났었죠. 쪼그만한 녹색이 사람입니다. 엄청난 크기죠@.@ 위쪽엔 형벌로 하늘을 들고 있는 아틀라스 마크가 보입니다.
요즘엔 저 장비로 진짜 블랙홀을 만들려고 준비중에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 장소에 드윗부자가 나타난 겁니다. 드윗이란 이름은 양자역학에서 다세계해석으로 발전시킨 물리학자인 [Bryce Seligman DeWitt]에서 따 왔다고 하는데요. 드윗부자가 바로 신의 입자를 발견해 내고 또한 블랙홀을 만들어 내는 아틀라스의 문을 열려고 하고 있습니다! 참! 재밌는 미장센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DLC 2부에서 등대로 노를 저어 갈 때 바다속에 유령이 보이는데요. 마치 블랙홀에 빨려들어 갈 때 표현되는 모습 같아 보이죠...
그림19)
이번엔 마지막으로 좀 더 복잡하고 난해한 미장센입니다. 위 사진은 DLC 바다의 무덤 1부 초반 장면입니다.
어디서 많이 본 장면 같지요?
그림20)
바로 바이오쇼크1에서 잭이 잠수정 타고 랩쳐에 내려갈 때 스크린에 나오는 첫 장면입니다. 그걸 그대로 오마주한 장면이죠. 재밌게 꾸몄다면 패러디라고 할 수 있는데, 아시다시피 저 장면은 대화내용이 심각하죠. 게다가 엘리자베스는 오른손잡이인데, 왼손으로 담배를 들고 있습니다. 이상하죠... 왜 이런 오마주를 했을까요? 뭔가 있기 때문에 오마주를 했다는 거겠죠?
그림21)
섹쉬하게 담배를 피는 엘리자베스의 손이 바뀌어 있습니다.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담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데, 손톱에 아주 빨간색 매니큐어까지 칠했습니다. 순진한 엘리자베스가 이렇게 되다니ㅠ.ㅠ 근데 담배를 피면서 새끼손가락의 골무를 잘 보라는 듯이 들고 있죠. 뭔가 사연이 있다는 듯이...
그림22)
코헨 앞에서 춤추기 전 모습니다. 엘리자베스가 손을 들고 있죠. 한손만 그것도 오른손을 내밀어 같이 춤추자고 합니다. 본편 인공해변에선 두손으로 같이 춤추자고 했는데... 이젠 한 손입니다. 도도해 보이네요ㅡ.ㅡ 쫌 수상합니다.
그림23)
싸이코 코헨한테 전기지짐 당한 후 깨어나서 본 엘리자베스입니다. 참고로 저 장면에서 바다속 풍경을 보느라 정신없을 때입니다. 근데 손의 위치가 이상하죠. 마치 무언가 있다는 듯이... 허헛! 근데 새끼손가락에 낀 골무가 이상합니다.
그림24)
어두워서 잘못 봤나 싶어서 밝은 곳에서 다시 확인해도 다릅니다. 전기지짐이 너무 강해서 색이 바랬을까요?
싸구려 골무여서 그러나?
이 장면은 DLC 1부 마지막 장난감 상점에 들어가기 바로 전입니다. 자물쇠가 반대편에 있어 환풍기 위로 올려주죠. 전부 엘리자베스 망사만 뚫어져라 보느라 정신없으셨을 겁니다. 저도 하악 거리면서 보긴 했는데요^^; 이게 트릭이라고 느꼈던 것이 자물쇠 따기의 달인이 뜸을 드리는 겁니다. 주인공도 “왜 이렇게 오래 걸려?” 라고 닦달하죠. 게다가 전투까지 이어지고... 그리고 나타난 엘리자베스!
그림25)
목걸이가 없습니다! 내가 준 목걸이 어따 팔아먹었냥? 아~ 생각해보니 주공이 컴스닥이죠.
부커라면 목걸이 떨어졌다고 말해 줬을텐데, 컴스닥이니 목걸이의 존재를 몰라 그냥 넘어간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림26)
새끼손가락의 골무도 바뀌어 있습니당!@.@
이쯤 되면 “아가씨 누구세요?”라는 말이 절로 나오죠.
그림27)
DLC 2부 초반 엘리자베스의 모습입니다. 여기서 또 바뀌어 있습니당@.@ 마치 잘 보라고 하는 듯이 오른 손을 확대해서 보여주죠. 이 골무는 화가한테 초상화를 받을 때나, 부커 사무실 문을 열 때나, 등대 문을 열 때 계속해서 부각되어 나타납니다. 심지어 무전기 들 때도 보이죠.
왜 이렇게 골무가 계속 바뀌는 걸까요? 엘리자베스가 골무에 대한 애착이 강해 여러가지 골무를 바꿔 끼고 다니는 걸까요? 파리의 패션니스타를 꿈꾸는 아이라서? 아닙니다. 의도된 미장센이죠! 즉! 엘리자베스가 여러명 있다!
그림28)
엘리자베스가 몇 명 더 있다는 암시를 주는 미장센입니다. 마트료시카(Матрёшка) 인형입니다. 일명 러시아인형으로 잘 알려져 있죠. 이 인형의 속이 어떻게 생겼냐하면은~
그림29)
요렇게 분신처럼 안에 또 있고 또 들어있고 하는데요. 기네스북에 기록된 것은 1세트에 72개까지 들어 있다고 합니다. 마트료시카는 러시아어로 어머니란 뜻의 ‘마티’에서 유래되었는데, 다산과 풍요의 기원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그림30)
DLC 2부 초반 엘리자베스 자신의 시체를 발견하기 직전입니다. 여기서도 마트료시카 인형이 보입니다. 어쩌다 마추친 "우연히!"가 아니라 의도된 미장센입니다. 엘리자베스가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
그림31)
인피니트 본편이 나온지 1년이 넘어서 기억이 잘 안 나실지도 모르니 처음부터 한번 살펴보죠.
인피니트 본편에서 처음 엘리자베스와 만날 때입니다. 부커 얼굴을 오른 손으로 만지며 당신 진짜냐고 물어 보죠? 20여년 만에 부자가 만나는 장면인데, 오른쪽 새끼손가락이 유난히 부각되죠. 엘리자베스 만나기 바로 전 서재 앞에서 엘리자베스가 콧노래로 [Will The Circle Be Unbroken?]을 부릅니다. 또한 그 앞 의자에 있는 복소폰 [그녀의 힘의 근원]은 새끼손가락에 비밀을 암시하는 내용이죠. 또한 사이펀에서 탈출 후 바다에 빠지고 부커가 꿈꾸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서도 엘리자베스는 콧노래를 부르면서 골무를 보라는 듯 자세를 취하죠(엘리자베스는 미동도 하지 않고 뒷짐지고 서 있습니다)
인공해변에서 깨어날 땐 부커 손등의 AD와 엘리자베스의 골무가 동시에 보여주기도 합니다. 게다가 부커는 안나 이름까지 부르죠...
이와같이 본편에서 골무에 대한 미장센이 아주 많이 등장합니다. 즉! '중요한 것이다'라는 것을 암시하죠!
그림32)
인피니트 본편 엘리자베스가 끼고 있는 골무를 확대한 겁니다.
여기서 한번 정리를 해보죠. DLC 1, 2부에서 다른 골무를 끼고 나온 엘리자베스는 총 4명입니다. 편의상 A, B, C, D로 나눠 보겠습니다.
A(엘리) - DLC 초반부터 코헨한테 전기지짐 당하기 직전까지의 엘리자베스입니다.
B(엘리) - 전기지짐 후 잠수정에서 깨어나고서부터 장남감 상점 들어가기 직전 환풍구까지입니다.
C(엘리) - 자물쇠를 버벅이면서 따며 나타난 엘리자베스입니다. DLC 1부 마지막까지.
D(엘리) - DLC 2부부터 샐리인형 [사라] 머리를 들기 직전까지의 엘리자베스입니다. 그후엔 뽕하고 새끼손락이 생김!
헉헉! 너무 많네요... 이중 DLC에서 진짜 엘리자베스는 누구일까요?
범인 색출을 한번 해보죠.
이중에서 진짜 엘리자베스는 A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본편 진짜 엘리자베스가 끼고 있는 골무와 같습니다. 목걸이도 반듯하게 하고 있고요. 골무를 드러내 놓고 보라고 자세를 취하죠.
D(엘리)는 전혀 진짜가 아닙니다. 골무의 모양과 색이 전혀 다르거든요.
B가 진짜가 아닌 이유는 골무가 다르다는 것과 사무라이를 소환한다는 겁니다. 쌩뚱맞게 웬 사무라이??
C는 패트리어트를 소환하긴 하지만, 제일 중요한 목걸이가 없습니다.
그림33)
C(엘리)는 그러니깐 DLC 1부 마지막을 장식하는 엘리자베스는 본편 세례식 장면에 등장한 그녀 같습니다. 부커가 “넌 누구냐?”라고 말했던 그 쳐자죠! 우선 목걸이가 없습니다. 부커가 죽음을 받아들이고 다른 엘리자베스들이 사라질 때 화면이 위로 올라가면서 마지막에 어떻게 되었는지 보이지 않았던 그 엘리자베스입니다.
그림34)
그럼 DLC 2부에서 나오는 엘리자베스 즉 D(엘리) 쳐자는 누구냐? 죽은 엘리 혹은 루테스 남매의 상태처럼 된 엘리일 수 있다는 겁니다. 위 사진은 DLC 초반 D(엘리)가 앉아 있던 식당입니다. restaurant la poche du temps이란 간판글귀가 보이죠. 근데 하필 프랑스어네요. 영어도 버벅이는 상태인데 프랑스어라니...
정확하진 않지만 프랑스 사전을 찾아보니, temps가 시간이고 poche가 주머니란 뜻이더군요. 사전에는 poche란 단어는 ‘고립되다’라는 뜻도 있었습니다. 축음기 옆 국화꽃과 연관지어서 생각해 보면 죽은 상태이거나, 혹은 죽은 엘리자베스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상태라는 거겠죠?
그림35)
초상화를 받았는데, DLC의 엘리자베스 모습이 아닙니다. 게다가 더더욱 본편의 엘리자베스의 모습도 아닙니다. 바로 세례식 장면에 등장하는 그 엘리자베스입니다.
그림36)
바로 본편 마지막 세례식 장면의 부커 오른손을 잡은 엘리자베스입니다. 오른손 새끼손가락이 온전히 있는 엘리자베스죠.
그림37)
DLC 구름위의 전투에서 박물관에 가면 바로 그 쳐자가 보입니다. 초상화에 그려진 리본의 모양이 똑같습니다.
그림38)
DLC 2부에서 초반 신문 사진입니다. 세례식에 등장하는 엘리자베스는 여기서 또 나옵니다. 신문엔 분명히 엘리자베스의 모습입니다. 옷 모양을 잘 보시면 빨간머리 리본을 한 엘리자베스임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프랑스어로 De belles filles viennent paris pour le printemps라고 써 있는데, 야메로 해석해보니 아름다운 소녀가 봄파리에 왔다(프랑스어 전공자 도움 바랍니다...)라고 되어 있더군요. 밑에 의문형 문장은 도저히 해석불가...OTL 죽어서 파리에 왔다는 것이겠죠?
그림39)
"대상의 정신은 존재하지도 않는 기억을 만들어 내려 처절하게 바둥댈 것이다..."
[차원 여행을 가로막는 장벽]에서 발췌, - R. Lutece, 1889
인피니트 본편 맨 처음 문구를 생각해 보면, 부커가 엘리자베스를 구하러 가다 122번이나 실패를 했죠. 본편의 성공한 부커는 123번째입니다. DLC의 1부 2부 엘리자베스도 123번은 아닐지라도 여러번 도전했다는 것이겠죠?
DLC 2부에서 분명히 마지막 컴스닥이라고 했으니, 그 이후로는 샐리를 구하기 위해서 여러명의 엘리자베스가 도전했을지도 모릅니다. 대신 자기 자신의 기억을 잃어버리고 말죠... 그러고는 C(엘리)의 기억으로 재생되어 나타나죠. 부커와는 반대로... 인피니트 본편에서는 로버스 루테스도 자기도 겪어봐서 안다고 말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또한 앤드류 라이언이 D(엘리)에게 컴스닥의 딸이라고 말하죠. 전혀 틀린말은 아닌데, 문제는 루테스 남매도 컴스닥의 딸이라고 칭합니다(게임중 죽으면 루테스 남매가 말하는 장면에서...)
그림40)
C(엘리) 즉! 환풍기 통화 후 엘리자베스 모습입니다. 얼굴에 난 상처를 유심히 봐 주세요!
그림41)
DLC 2부 초반 죽은 엘리자베스입니다. 골무는 보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D(엘리)의 새끼손가락과 비교하기 쉽기 때문에 조명으로 상의만 비취는 거죠. 뭔가를 숨기기 위해서입니다. 초반에 다 알려지면 김빠지니깐...
그러나 얼굴 상쳐와 목걸이가 없는것과 빨간 목걸이 장식 리본이 C(엘리)와 똑같습니다.
그림42)
DLC 2부 마지막 최후의 엘리자베스입니다. 얼굴 상쳐도 같고 리본의 위치도 거의 비슷하죠.
무엇보다도 마지막 진실의 묘약을 투여 받은 후 그 모습이 나옵니다.
잭이 탄 비행기 화장실에서 엘리자베스의 예전 모습이 차례로 바뀌는데 마지막에 등이 깜빡이면서 오른손을 집중적으로 환하게 비춥니다. 즉! 강조하는 거죠! 이젠 이야기를 거의 끝낼 때가 되니 미장센으로 알려주는 거죠. 여기에 힌트가 있다고... 여기서 마지막에 비춘 C(엘리)는 은색 골무가 보입니다.
그림43)
화장실 장면에서 진짜 엘리자베스입니다. 유일하게 목걸이를 하고 있는 엘리자베스이죠. 다른 엘리는 없습니다.
그림44)
그럼 DLC 2부에서 진짜 엘리자베스는 어디에서 나올까요?
바로 무전기(부커)가 진짜 엘리자베스이죠. 우선 자기가 부커가 아니라고 말하지, 엘리자베스가 아니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바이오쇼크1에서는 아틀라스가 폰테인으로 바뀐적이 있었죠. 진짜 엘리자베스라는 사실이 또 다른 미장센과 계속해서 연결되어 있는데, 이건 너무 길어서 나중에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깨어진 유리조각을 맞추듯 하나씩 이어보면...(하나의 시나리오입니다)
인피니트 본편 부커가 “넌 누구냐?”라고 한 엘리자베스가 컴스닥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DLC 1부의 C(엘리)로 투입되고, 컴스닥이 죽자 자기 자신도 빅대디한테 당해서 죽습니다. 루테스 남매에게 부탁해 다시 돌아가서 샐리를 구하려 하지만 실패, 마트료시카 인형처럼 여러명의 엘리가 도전하는 거죠. 본편 부커는 엄청난 내공임에도 123번째 가서 성공했으니, DLC의 엘리자베스들도 123번은 아닐지라도 많은 실패가 있었겠죠.
그러다가 DLC 2부에서는 D(엘리)로 시작하는 엘리자베스로 플레이를 시작하게 되는거죠.
물론 다른 시나리오도 가능합니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분명 저 위의 미장센중 다르게 해석되는 것들도 존재하거든요. 여러 가지로 해석되면 이야기가 더욱 더 풍성해지기에 켄 레빈이 일부러 그런 미장센을 배치해 놓았죠. 후속편이 나오면 명확해 지겠지만~ 켄 레빈 없는 후속작은 앙꼬 없는 찐빵이라ㅠ.ㅠ
지금까지 바쇽에 나오는 미장센을 간단히 살펴봤는데요.
켄 레빈의 사악한(?) 계락에 빠져 멘붕상태인 분들께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싶어 써봤습니다.
이것 말고도 바쇽의 미장센은 엄청 많이 있습니다. 어떤 미장센은 켄 레빈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미장센도 있거든요.
바쇽에서 이런 것을 찾는 것도 또하나의 재미이니 한번 도전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사실 본 글이 3부작(?) 글을 쓰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 게시물이었습니다.
게임이 해외 문화 콘텐츠 사업 수익률을 압도적으로 한자리 하고 있는 지금에도
국내에선 만화와 더불어 사장시키려는 컨텐츠 중 하나죠...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 회사가 아닌이상, 국내 게임 개발 회사는 사장됐고
흔히 CD게임, 패키지 게임이라 불리는 비온라인 게임류는 더 이상 개발 하려 하는 회사가 일체 존재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바이오쇼크나 어쌔신 크리드 같은(유xx는 논외) 인지도 높은 해외 게임을 보면
게임도 충분히 특정 팬층을 보유할 수 있고, 영화보다 더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컨텐츠 중 하나인걸 많이 느낍니다.
(명작은 공밀레.. 공밀레...하고 웁니다...)
사실 그냥 그저그런 겜덕의 푸념일 수도 있지만
요즘은 남녀노소 할 거 없이 모두 게임을 즐기는 시대 잖아요?
놀거리가 더 다양해지고, 흥미로워지고 풍족해질 수 있는 방법인데 너무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첫댓글 요즘 세대에게 게임만큼 자신이 생각하는것과 바라는것 알아야하는것을 전달하는 것 만큼 게임만 한게 없는거 같아요. 과거에는 책,라디오,티비,연설 등이 있었다면 이제는 게임을 통해 단순히 유희를 떠나서 어떤 개념이나 사상 같은것도 생각할수있다는 거죠. 우리나라 처럼 야외활동을 하려면 먼거리를 이동해야되고 이래저래 거쳐야 될것이 많죠. 그러다 보니 집에서 퇴근후 방과후 간단하게 할수 있으면서도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는 컴퓨터 게임이 큰 인기를 끌었구요.
영화나 소설은 3자의 입장에서 주인공들이 헤쳐나가는 이야기를 지켜보는 느낌이지만 게임은 내가 직접 주인공이 돼서 그 안의 세계를 체험한다는 느낌이랄까요...
헐 와 이런 세세한 것까지 엄청나네요;; 난 여태 무엇을 본것인가 ㅜㅜ 전 완전 티끌만 본느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