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의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탄약 지원 문제 [제1534호]
KIMA Newsletter [제1534호, 2023.10.10]
해외 주요 매체들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155mm M777 자주포 탄약을 적시에 적정량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군의 대공세(counterattack)에 우크라이나군이 밀리는 주된 원인으로 보도하였다.
지난 9월 22일 미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 NYT)』국제판은 미국과 유럽연합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우크라이나군에게 지원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적법성 논란을 보도하였다.
이에 지난 9월 27일 NYT는 지난 3월부터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유일하게 동원되는 전술적 수단이 러시아군에 대한 화력전(fire power)으로서 미국과 유럽연합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대반격을 저지하기 위한 155㎜ 탄약을 지원해야 하나, 탄약 구매 예산 문제가 아니라 유럽연합 국가 내의 탄약을 생산하는 방위산업체의 구조적 문제가 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지난 9월 중순 우크라이나 블러디미르 젤린스키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여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약 240억 불의 군사지원을 약속받았으며, 미국은 전체적으로 약 1350억 불을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하였다.
이에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이 많은 예산을 우크라이나군에 지원하였고 대부분 유럽연합 국가 은행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이 있는 상황에 왜 우크라이나군이 필요로 하는 155㎜ 자주포 탄약이 적기에 적정하게 지원되지 못하는지에 대한 다음과 같은 이유를 제기하였다.
우선 『NYT』 브레드 스티브슨(Bret Stephens)은 관습적 국제법과 1977년 제정된 미국 국제 긴급경제 협력체 협약(L.E.E.R.A)법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이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우크라이나로 전용할 수 있는 재량권을 갖고 있으나, 대부분 유럽연합 국가 은행이 각국 은행 내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우크라이나군의 군사지원 재원으로 전용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으며, 미국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하여 주저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특히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특수군사작전 명분으로 침공하였을 시에 미국은 1) 직접 개입하지 않고, 2) 유럽전쟁으로 확대하지 않으며, 3) 오직 인도주의적 군사지원만 한다는 3가지 원칙에 의해 우크라이나군에게 직접 탄약을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음으로 만일 지난 3월부터 러시아군이 대공세를 저지하기 위한 화력전 위주의 지상전을 수행하는 우크라이나군을 지원하기 위한 재원을 갖고 있더라도, 155㎜ 자주포 탄약을 직접 생산할 유럽연합 회원국 내 155㎜ 탄약 생산업체들의 대량 생산 여건이 못한 상황을 제기하였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유럽연합 내 군수 방위산업들이 냉전 종식 이후 생산량을 대폭 축소하였으며, 갑자기 우크라이나군이 필요로 하는 대규모 155mm 자주포 탄약을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한 실정이었다.
심지어 유럽연합이 회원국 내 155㎜ 탄약제조사 8곳과 155㎜ 생산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일부 계약사가 중도 계약을 포기하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노르웨이 방위사업청(Norwegian Defense Material Agency)은 우크라이나군에게 155㎜ 탄약을 제공하기 위해 유럽 내 155㎜ 탄약의 25%를 생산해 온 유럽연합 NAMMO사와 사거리 40km의 155mm IM HE-ER 생산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점차 늘어나는 155mm 탄약 소요로 맞추다가 미국 등 다른 탄약 생산업체와의 차세대 155㎜ 탄약 개발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중도 계약 포기를 선언하였다.
현재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군에게 유럽연합의 회원국 재고 탄약과 추가 생산량 등 약 21억 불 규모의 약 1백만 발을 공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부 회원국들은 자국 내 비상용 재고량을 유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군에게 전적인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2025년까지 유럽연합이 약 5억3200만 불의 예산을 투입하여 155mm 자주포 탄약을 공급하기로 우크라이나에 하였으나, 대부분 탄약 생산업체들이 재래식 탄약보다는 차세대 자주포에 적합한 첨단 탄약 개발에 더 관심을 두고 있어 이를 맞출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NYT』 브레드 스티븐스 박사는 지상전에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탄약 공급 문제에 봉착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이제는 외교적 돌파구가 제기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안하였다.
* 출처: NYT, September 22, 2023, p. 12+14; NYT September 26, 2023, p.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