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앞뒤 베란다 창문을 모두 걸어 잠갔다.
막내는 테이프와 합판을 갖다 대고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밖으로 통하는 문을 차단해 놓으니 실내공기가 소통이 안돼 더웠다.
스피커에서는 창문틀에 신문지등을 끼워서 유리창이 파손되는 것을 방지하고
지상주차장에 있는 차들은 모두 지하나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라는 어나운싱이 여러번 나왔다.
새벽에 일어나 시계를 보니 3시15분이었다.
작은 시계가 3개가 있는데 두개는 하루에 두번만 맞고 나머지 하나만 제대로 가고 있다.
시계도 오래되면 기력이 다 됐는지 바테리를 신환해도 그때뿐이다.
그 중 하나는 알람시계인데 2등기관사때 당직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일본 어느 백화점에 가서 산 것이다.
2기사당직은 미드워치로 12시와 4시 사이의 당직을 말한다. 다른 사관들과 부원들이 모두 잠들고 있을 때 기관실에서 순찰을 돌며 이상 유무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한참 잠이 올때였지만 알람시계 덕분에 당직시간에 늦지 않게 일어날 수 있었다.
베란다에 나가서 바깥을 내려다 보니 바람소리가 '윙' 나면서 가로수 나뭇가지가 제법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부산에는 아침8시쯤 통과한다니 아직 너댓시간이 남았다.
예전에는 음력2월이 되면 집집마다 바람을 올렸다. 정신을 맑게한다고 새벽에 새미에 가서 찬물을 퍼와 온몸에 끼얹어 목욕재계후 가족들의 만수무강을 빌었다. 우리 할머니도 제일 먼저 일어나 찬물 한그릇 떠 놓고 지극정성으로 치성을 올렸다고 한다.
조상의 은덕으로 지금 우리가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이리라.
폰에서는 침수가 예상되는 지하차도가 폐쇄된다고 하며 마을버스 몇군데와 울산 가는 경전철이 정지한다고 안내문자가 들어온다. 나는 백수로 어디 나갈래야 나갈 곳도 없지만 집사람은 출근을 해야 하는 데 안락지하차도가 폐쇄되면 버스를 탈 수도 없다.
바람이 세찰텐데 우산을 쓰고 갈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힌남로가 오끼나와를 지날때의 동영상들을 보면 건물 지붕이 날아가고
차량들이 뒤집어 지는 것을 보면 태풍의 위력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볼 수 있다. 가능하면 안전한 곳에서 태풍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첫댓글 별것도 아닌데 전 언론 방송사가, 대통령하고 같이 밤셈 중계 한다, 참 코메디 국가 암담 하다
공중 전자파 때문에 태풍이 맥을 못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