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도 나이가 매우 어린 관계로..... 80년대부터 음악을 듣던 세대는 아니었습니다. 80년대는
제가 태어난 시대적 배경이고..... -_-; 그 후로 90년대를 저는 주욱 서태지와 아이들을 좋아하는
아이들 속에서도 꿋꿋하게 "그래도 듀스랑 ref 랑 신성우횽아의 지니가 최고여" 를 외치며 가요
를 들어왔었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1998년, 제가 드디어 중학교에 입학하고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98년 5월 스타크래프트 발매..... 그리고 이어지는 피씨방 열풍.... 당시 게임매니아였던 저
는 RPG와 FPS 를 좋아하고 사실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을 좋아하지 않았으나 어느새 열풍에 저
도 모르게 휘말려 그 이후로 중1 여름방학때부터 스타와 리니지, 바람의나라 같은 웃기는 게임
들(?)에 허우적거리게 되었죠...... 아마 제가 그래서인지 초등학생 4학년때까지는 가요를 열심
히 듣다가 그 후로 게임에 본격적으로 빠지기 시작해서 중2때까지 저는 맨날 게임만 하고 살았
더랬습니다. 암튼 뭐.... 전혀 쓸모없는 이야기였고........
그러던 어느날, 때는 바야흐로 중학교 2학년때..... 한가한 오전시간에 집안을 뒹굴거리던 저는
당시 제가 거주하던 지역 안양에서 낮시간마다 흘러나오던 지역 케이블에서 재방송해주는 뮤
직타워(KBS에서 방영했던 새벽시간대의 음악프로그램이였죠..... 이거 꽤 많이 봤었는데.....)
를 처음으로 접하게 됩니다. 채널 틱틱 돌리다가 갑자기 왠 수염기른 이상한 할아버지같은 가
수가 노래를 부르더군요.... 유치찬란한 괴물과 레이저쇼 뮤비와 함께..... 그런데 헉, 충격적인
영상미와 함께 겹쳐지는 아래 자막으로 나가던 가사에는 Kill.... 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게 아
니겠습니까?? 당시 어린 마음에 저는 그걸 보면서.... "아.... 이런게 바로 말로만 듣던 사탄의
음악이구나...." 하는 생각으로 두려움에 덜덜 떨면서 뮤비를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분명 건전
한 음악은 아닌것 같았는데 음악이 너무 좋았습니다. 아주 스펙타클하고 서프라이징한 음악....
엄청난 문화적 충격이였죠. 여태까지 이런 음악을 접해본 적이 없었던 저로써는..... 바로 뭔줄
아십니까?? Rob Zombie 의 Superbeast 뮤직비디오 였습니다.....
그렇게 랍좀비로 인하여 저의 락/메탈 인생은 활짝 문을 열게 되었죠.... 그러나 사실 중 3때
까지만 해도 저는 음악보다는 게임을 더 열심히 했던지라.... 그때까지 구입했던 음반들이라
곤 RATM 이나 랍좀비, 그리고 몇몇 한국 인디밴드 정도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고등
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는데, 그때 저는 지금도 친하게 지내는 음반가게 패거리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친구들로 인하여 본격적으로 락/메탈 음악에 빠지기 시작했죠......
그 친구들 때문에 메탈리카, 주다스 프리스트, 헬로윈 등을 알게 되었는데, 특히 주다스와 헬
로윈을 처음 접했을때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아마 그 후로 제가 본격적으로 락음악
에서 헤비메탈 이라는 장르에 깊게 빠지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주다스 프리스트와 헬로윈의
앨범들을 모으기 시작했고, 그 후 디오와 스트라토바리우스를 접하면서 느꼈던 충격, 연이어
이어지는 레인보우, 임펠리테리, 심포니엑스, 오버킬, 마크우드, 시닉 등의 콤보.... 도저히 살
아남을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카페의 와사비님을 만난 것도 큰 전환점이 되었으며, 와사비
님과 자주 다니던 단골 음반가게, 그리고 학교 친구들과 자주 다니던 또다른 음반가게에서의
재미있는 추억들도 단순한 추억 뿐만이 아니라 제 음악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어주었죠.....
그때부터 저는 이제부터 나의 최고의 문화아이콘을 음악으로 잡고 죽어라 듣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음반의 대량구매가 시작된 것도 막 임펠리테리나 오버킬, 심포니엑스 등을 접하기 시작했
던 고교 2년 시절부터였을껍니다. 그 후 인터넷으로 여러 음악 커뮤니티나 동호회에 가입했었고
정보도 얻어가고...... 하면서 결국 음악에 빠져 학업을 소홀히 한 결과 재수도 하게 되었고.....
그러나 재수시절에도 끊임없는 음악생활로 인하여 재수 실패.... 현재는 가까운 대학에 다니게
되었죠..... 물론 이러한 저의 행보(?)가 음악때문에 벌어진 결과는 아니겠습니다만, 음악이 끼친
영향도 분명 존재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좋은 학벌, 좋은 환경보다도
더 좋은 음악을 알게되서 말이죠.....
제가 중 2때 아마 방안을 뒹굴면서 티비를 틀지 않았다면.... 그래서 뮤직타워를 시청하지 않
았다면..... 과연 저는 지금 어떻게 되어있을까요?? 하는 상상을 저는 지금도 종종 하곤 합니다...
아..... 그런데 별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네요.... 물론 음악을 듣지 않았더라도 나름대로의 현재
에 만족하면서 살았겠지만, 지금의 저로써는 이제 음악을 빼놓는다는 것은....... 상상도 하기 싫
으네요...... 현재의 관점에서 본다면.... 정말 다행이였습니다...... 동시에 불행이기도 하고요....
아마 이런데 돈을 안썼으면 과연 어이다가 썼을지..... 암튼 뭐 저도 재미없는 이야기 한번 주절
거려 봤습니다 ^^;
P.S.사실 이런것도 음악관련 글이긴 하지만 뭐랄까, 왠지 이런 글들은 여기다가 쓰고싶어지더
군요..... 뭐랄까 입문기라던가 하는 종류의 글들 말이죠.... ^^;
첫댓글 음 저도 뮤직타워 보고 음악 듣기 시작했던거 같아요. 뮤직타워가 정말 좋왔던건 pop만 보여준것이 아니라 제3세계 음악이나 헤비메탈 음악도 종종 보여주곤 했었죠. 아마 락하면 자주나왔던 밴드가 RATM 이였던거 같던데.. 덕분에 라이브 클립영상 보고 충격먹어서 음악도 듣게 되고 여러모로 좋은 음악프로그램이였음 ^^
사탄의 음악 만세.
사탄의 음악.. ㅋㅋ
"아마 이런데 돈을 안썼으면 과연 어이다가 썼을지.."<--이부분 대략 동감입니다ㅠ.ㅠ;; 울 어머니께서 매달 30만원을 생활비로 보내주시는데 이걸 음반에다 꼴아(?!?!)박고 있으니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