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각) 러시아 국방부는 로스토프주 타간로크로 날아온 우크라이나 미사일을 상공에서 격추했지만 그 잔해 때문에 부상자가 발생하고 여러 건물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제공: 한겨레 최근 남부 전선에서 러시아의 방어선을 돌파하기 위한 본격 공세에 돌입한 우크라이나가 미사일·드론 등을 동원해 러시아 후방 지역을 타격했다. 러시아군의 집중력을 후방으로 분산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러시아 국방부는 30일(현지시각) 새벽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 중심부에서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드론 3기 가운데 1기는 모스크바 오딘초보 지역 상공에서 방공 시스템으로 격추했고, 나머지 2기는 전자전으로 진압했다고 밝혔다. 이 드론의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가 모스크바시 중심가에 위치한 ‘모스크바 시티’(국제 비즈니스센터)의 사무용 건물을 타격했다. 그로 인해 건물이 일부 파손됐지만,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아에프페(AFP) 통신이 촬영한 사진을 보면, 피해를 입은 건물 모서리에 있는 창문 여러 개가 날아가고 철제 기둥이 심하게 훼손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공격으로 인해 모스크바시 브누코보 국제공항이 일시 폐쇄됐다.
지난 6월 초 ‘대반격’을 시작한 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의 방어선 돌파를 위한 본격 공세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때를 맞춰 미사일과 드론을 통해 러시아 후방을 타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8일에는 우크라이나가 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로 날아들었다. 바실리 골루베프 로스토프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에 도심에서 아조우해에 면한 도시 타칸로크가 미사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진을 공개하며 “구조대원이 현장에 가 있고 사망자는 없다”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도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S-200 대공미사일을 공격용으로 바꿔 타간로크 주거 지역에 테러 공격을 감행했다”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미사일이 방공망에 의해 공중에서 격추됐지만 파편이 시내로 떨어져 1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지난해 2월 개전 뒤 우크라이나가 드론이 아닌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라고 전했다. 관련 동영상: [영상] 우크라, 남동부 전선 '본격 진격'…서방 탱크 무장 주력군 투입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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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토프주는 러시아 서남부 지역으로 동부 도네츠크·루한스크주와 국경을 접한 지역이다.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의 후방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타간로크는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과의 국경에서는 50㎞, 전선에서부터는 약 150㎞ 떨어져 있다. 이 도시 외곽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사용하고 있는 공군 기지도 있다. 지난해 봄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시를 포위했을 때 우크라이나 남동부 주민 수천 명이 타간로크의 수용소로 보내지기도 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의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28일 타간로크가 공격받은 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중남부 드니프로시에 미사일을 쐈다. 우크라이나는 이 공격으로 청소년을 포함해 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29일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자포리자주에서 2명이 숨졌다. 북동부 수미에서도 최소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