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다녀왔습니다. 겨울에 내린 눈이 녹아서 요세미티공원의 수많은 폭포들이 5-6월이면 제일 물이 많이 흐르고 9-10월경이면 거의 말라버리기 때문에 늦은 봄이 구경거리가 많지요. 오는 주말 (5/26 - 5/28)은 Memorial Day 연휴기간이라 아예 그런데는 안가는게 상책입니다. 1년에 400만명이 이 공원을 방문하는데 학생들 방학이 시작되는 6월말부터 공원은 몰려드는 인파로 몸살을 앓게 됩니다.
공원 일반입장료는 $20이지만 62세 이상은 $10만 내면 평생 모든 국립공원 무료입장 card를 줍니다. 갈때마다 잊어벼려 매번 $10씩 내지만 지금 나라 살림이 말씀이 아닌데 그거라도 보태줘야지 하는 생각으로 기꺼이 냅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했을가, 앳되고 이쁜 처녀가 깨끗한 park ranger 제복을 입고 모자까지 정장으로 그리고 해맑은 웃음을 만면에 띄면서 맞아주네요. "Welcome to the Yosemite National Park. The entrance fee is $20." 인형같이 이뻐서 웃음이 나오는걸 억지로 참았지요. You are so beautiful, honey! 62세가 넘었다고 하니 나이 확인을 위해 운전면허증을 보자는군요. 얘는 오늘따라 이쁜짓만 골라서 하네요.
Yosemite Valley 입구에서 Valley 를 바라보는 모습입니다. 요세미티는 깎아지른 바위와 폭포, 눈녹은 차디찬 시내물, 곰과 노루등 각종 짐승들, 아름다운 화초들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자연동산입니다.
요세미티에 있는 10개가 넘는 대형 폭포들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Yosemite Falls 인데 폭포의 높이가 739 meter로 Upper Fall, Mid Cascade, Lower Fall로 3등분 됩니다. Yosemite Village 에서 가장 가까운곳에 위치.
이 사진을 찍은 위치는 Yosemite Chapel 앞인데 마침 일요일 아침이라 Chapel에 들어갔더니 Iowa에서 온 단체 관광객 10여명이 자기들끼리 약식 예배를 드리는데 우리 내외도 같이 합석을 했습니다. 물론 설교도 없고 성경말씀만 읽고는 잘 아는 찬송가를 소리높여 불렀지요. Amazing Grace, How Sweet The Sound.... 어느 멋진 설교보다도 어느 아름다운 찬양대보다도 더 은혜로운 예배였습니다.
왼쪽에 있는 태산같은 암벽이 El Capitan (the Captain), 높이 900 meter. 오른쪽의 폭포는 188 meter 짜리 Bridal Veil Fall. 먼 배경에 유명한 Half Dome 꼭대기가 보이네요.
우리가 묵었던 방의 발코니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Yosemite View Lodge라는 여관에서 묵었는데 바로 방 뒷쪽에 Merced River (강이랄 것도 없이 폭이 20 미터쯤되는 시냇물)이 흐르는데 어찌나 급류로 콸콸 쏟아지는지 마치 천둥번개치듯, 바닷물이 쏴아하고 밀려오듯 큰물이 바위에 부딛쳐서 부서지는 소리를 내는 바람에 방문을 열어놓을 수 없을 정도로 유쾌하게 시끄러웠습니다. 눈녹은 물이 되니 차갑고 급류라서 유리알같이 맑고. 몇마일 하류로 내려가면 강에서 rafting 하는 곳이 여러군데 보입니다. 공원안에있는 10여개의 폭포에서 쏟아내리는 물이 죄다 이 Merced River를 통해서 California 곡창지대를 적시는 San Joaquin River와 합류한 뒤 San Francisco Bay로 흘러들어갑니다. 물 한방울이 아쉬운 California에서 귀하고 귀한 젖줄기이기도 하지요.
금강산만 식후경이 아니고, 요세미티도 식후경은 마찬가지라요. 호텔 아침 부페가 어찌나 맛이있는지, 그집 아침식사하러 한번 더 가야겠다고 농반진반 한마디 했다가 마나님한테 크게 꾸중을 들었네요. "아니, 요세미티공원이 그집 아침 부페보다도 못하단 말이니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나이까?" 이거 완전 핀잔조로 나오시는데 옛날 같으면 "우리집에는 언론의 자유도 없나?"하고 큰소리 한번 쳤겠지만, "그냥 한번 해 본 소리지 뭐..." 하면서 꼬리를 내려야지 별도리 있나요?
Canadian Rockies에 갔을때도 느낀바였지만 이런 웅장한 대자연 앞에 나오면 우리 인간은 왜소해지고 압도당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됩니다.
첫댓글 잊혀진 기억을 살려 주어 즐감했습니다.
야!!! 멋 있다!! 옛날 생각이 난다! 그런데 부디 그것(?)만은 작아지지 않도록....
SF에 회의 갔을 때 새벽 출발, 저녁도착으로 하루에 갔다 온 일이 있습니다. 퇴직하면 꼭 다시 와야지 했는데 그럴 기회는 없어진 것 같습니다.
사진 더 있으면 내가 보고 다시 간 것 같은 기분을 낼 수도 있으려나 하고 꿈을 꿉니다.
집에서 4시간 거리라 자주는 못가도 이번으로 5번째인듯함. 여러번 가서 눈에 익혀둔 터인데다가 이제는 사진찍는 재미가 시들하고 찍어본들 나이테만 나타나니 사진을 많이 찍지 않게되네요. 인터넷에 완벽한 사진들이 많기도 하고. 이번에도 얼굴들어간 건 한장도 못건졌어요. 마누라한테 젊은 사람을 왜이리 늙은이로 찍어놨냐고 타박만 했구만요. 이번에도 전문가가 찍은 Half Dome 사진 한장 사왔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전문가 사진보다는 아는 사람의 냄새가 묻어 있는 사진이 더 좋아요.좋은 사진 많이 올려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