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동남아시아 불교국가 미얀마 성지순례(1)
(2024년 3월 1일-8일)
양곤 도착, 술레 파고다방문 Sule Pagoda
글 덕광 김형근(德光 金詗 根) (본지 편집인)
미얀마 지도
2017년 말부터 동남아시아 성지순례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미국에 있는 동남아시아 사찰에서 알 수 없었던 것을 성지순례를 통해서 알 수 있었고 테라바다 불교신앙에 대해, 동남아시앙인들의 뜨거운 신앙심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제약이 있었지만, 이 기간에 태국불교, 라오스 불교, 스리랑카의 사찰 순례를 했다.
미얀마는 나의 어린 시절에 한국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컵 축구 대회를 통해 ‘버마’라는 이름으로 많은 들었던 이름이다. 테라바다 불교 종주국이라고 하는데 미국에서는 태국과 스리랑카, 라오스 사찰은 많이 방문했지만 미얀마 사찰은 많지 않다. 그동안 뉴욕시 브루클린에 있는 마하시 센터와 역시 브루클린에 있는 조그만 주택에 있는 가정용 법당에 가 보았을 뿐이다. 많은 한국 스님들과 신자들이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을 배우기 위해 마하시, 파욱 등 명상센터를 찾아서 수행하기 위해 미얀마를 방문한다. 코로나가 없었다면 진작 미얀마 순례를 했을 것인데 오래전부터 계획을 세웠던 미얀마 여행을 올해서야 가게 되었다.
미얀마는 ‘시간이 멈춘 나라’라고도 하고, 미얀마와 베트남을 ‘아시아의 떠오르는 별’이라고도 한다.
미얀마 최초의 통일국가인 ‘바간 왕국1044~1287’의 아노라타 왕은 국가의 통합을 위해 불교를 국가의 지도 이념으로 삼았다. 이로부터 쭉 미얀마는 불교와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으면서 왔다. 그런데 미얀마가 영국의 식미지가 된 이후인 19세기 말부터 1948년에 이르기 까지 영국은 미얀마에 기독교를 선교하고 미얀마 정신과 문화를 파괴하기 위하여 불교를 탄압하기 시작하기 시작했다. 이 일은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국경 지역에 있던 로힝야 무슬림을 버마로 대거 이주시키고 이들을 영국인들을 대신하여 중간 관리로 고용하여 로힝야족이 아주 가혹하게 불교를 탄압을 하도록 하였다.
이것이 현재 언론에 종종 보도되는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로힝야족 문제에 대한 비극적 씨앗의 시작이다. 이런 역사적 배경의 설명 없이 보도하는 언론인들은 대부분 기독교인들이다.
미얀마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사찰을 방문할 때는 신발과 양발을 벗고 입장해야 하며, 여자들은 짧은 치마나 바지를 입고 입장하면 안된다. 그리고 스님을 만나면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야 하며, 허락없이 스님의 몸이나 옷을 만져서는 안된다. 또 다른 사람의 머리를 만져서는 안된다.
방콕을 거쳐
미얀마 양곤에 도착하다.
미국에서 미얀마를 가는 경로는 한국으로 가서 양곤으로 가는 방법이 있고, 미국에서 인천공항으로 가서 거기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방콕으로 가는 방법이 있다. 한국에서 양곤 직항은 대한항공과 미얀마 항공이 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자주 있지 않다. 이에 비해 방콕으로 가서 양곤으로 가는 경우는 비행기 탑승 시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지만 하루에도 많은 비행기들이 방콕과 양곤을 오고 간다.
나는 아시아나에서 동남아시아 할인 가격으로 나온 표를 사서 뉴욕에서 인천공항으로 15시간 비행기를 타고 가서 2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방콕 가는 비행기로 환승해서 5시간 30분 타고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했다. 20시간을 비행한 것이다. 수완나품 공항에서 양곤으로 가는 비행기도 있지만 나는 가격이 저렴한 ‘Thai Air Asia’ 표를 샀기 때문에 ‘돈 므앙’ 비행장으로 가서 몇 시간 기다린 다음 양곤가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수완나품 공항에서 돈므앙 공항까지는 택시로 40분 정도 갔다. 택시비는 $30 정도이다. 돈 므앙에서 양곤 공항까지는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이 방법은 여행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좀 어려울 수 있다.
2월 27일 오전 10시에 뉴욕 케네디 공항을 출발하여 인천공항과 태국 돈므앙 공항을 거쳐 양곤에 도착하니 미얀마 시간으로 3월 1일 오전10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거의 하루를 비행기를 탄 셈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약간 무리일 수 있다.
이번 여행을 도와준 현지 여행사 최용석사장, 필자, 양곤에서 물류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아큐아 랜드 한윤복사장
미얀마에 가기 전에 유투브로 검색하여 KBS나 EBS에서 제작한 미얀마 다큐를 여러 차례 보았다.
또 ‘뜻밖의 미얀마’, ‘프렌즈 미얀마’, ‘인조이 미얀마’, ‘미얀마 아라한의 수행’, ‘동남아 불교사’등 몇가지 책을 정독하여 미얀마에 대한 공부를 좀 해두었다. 나는 혼자 사찰순례를 다닐 때 여행사를 통해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30-$50 사이의 호텔로 미리 예약을 한다. 요즘에는 인터넷을 통해 혼자서 다 할 수 있다.
이번 미얀마 사찰순례는 불교신자로 미얀마에서 살면서 ‘AQUA LAND’라는 물류회사를 운영하는 한윤복 사장으로부터 미얀마 현지 사정과 정세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얀마 현재 정세였다. 대체로 양곤, 만달레이 등 큰 도시는 안전하지만, 산악지대, 북부지역은 정부군과 반군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외국인은 여행을 할 수 없었다.
보통 미얀마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불교 유적, 오지 여행, 역사 문화 유적 중심, 해변가 등 휴양처 등으로 자기 취향에 따라 간다고 한다. 불교인들은 양곤, 짜익티요, 몰래미야인(몰매인), 파안 등 남부 지역과 중부의 고대 도시 바간, 만달레이, 인레 호수 등을 위주로 여행 일정을 짠다. 나는 앞으로 최소한 한 번 더 가려고 이번에는 남부의 양곤, 짜익티요, 파안, 몰래미야인 등을 가려고 했는데, 양곤과 짜익티요 외에는 미얀마 정세 때문에 갈 수가 없었다.
돈 므앙에서 아침 7시 30분 태국 비행기를 타고 미얀마 공항에 도착하였다. 옆 자리에는 양곤에 있는 대학교 교수로 있는 여성이 앉았다. 좌석이 150명 정도 되는 비행기에는 대부분 미얀마 사람들로 보였고, 서양인들의 모습은 2-3명 정도로 아주 소수였다. 양곤은 650만명이 살고 있는 미얀마 최대 도시이자 관문인데 공항은 생각 외로 한산한 느낌이었다. 짐을 찾아 공항 밖으로 나가니 미국의 시골 공항 같은 모습이었고 저 멀리 총을 어깨에 맨 군인이 보였다. 이곳에서 내 이름을 적어서 든 종이를 들고 온 ‘AQUA LAND’ 미얀마인 직원을 만났다.
한윤복 사장님이 보낸 사람이다. 이 직원과 함께 먼저 양곤에서 열리는 화장품 전시장을 찾았다. 젊은 미얀마 여성들로 전시장은 활력이 넘쳐흘렀다.
‘AQUA LAND' 직원들도 15명 정도 나와서 한국 화장품을 소개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한윤복 사장의 동생 한승국씨가 나를 친절하게 맞이해 주었다. 한윤복 사장은 한국에 체류중이었다. 그리고 그 바쁜 중에도 회사 직원 두명과 회사 차량을 이용하여 나 안내해 주었다. 이 미얀마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사찰 방문을 할 때는 신발과 양발을 벗어하고, 복장이 단정해야 하기 때문에 먼저 쇼핑 몰에 있는 가게에 가서 슬리퍼를 산 후에 곧장 이발소에 가서 이발을 하였다. 남성 이발사들과 여성 미용사들이 함께 있는 곳이었다. 마치 한국의 옛날 이발소처럼 손님도 많고, 활기가 넘쳤다. 이발비는 샴프 포함하여 2달러 정도했다. 쇼핑 몰의 있는 고층 건물에는 입구에 보안요원이 있고, 엘리베이터 안에도 사람이 의자에 않아서 작동하여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것을 도왔다. 이것은 현재 미얀마가 내전 상태이기 때문이다.
술레 파고다 / 술레 파고다에서 꽃 공양 하는 필자
술레 파고다(Sule Pagoda) 방문
이발소에서 나와 오후 1시경에 술레 파고다로 갔다. 술레 파고다는 양곤의 지리적인 중심지이고 원점이다. 양곤에서 쉐다곤 파고다와 더불어 양곤을 대표하는 불탑으로 46미터 높이의 술래 파고다는 약 2500년 전에 세우기 시작한 탑이라고 한다. 이 곳에는 부처님 머리 카락이 안치되어 있다고 한다.
미얀마 전설에 따르면 미얀마 상인의 형제가 석가모니에게 공양을 하고 얻은 여덟 가닥의 머리카락(佛髮불발)을 가지고 맨먼저 도착한 곳이 양곤 강가의 보타타웅 파고다이다. 그들은 왕에게 바쳤다. 그 중 한 가닥을 이곳에 남기고 술래파고다로 옮겼다. 이 곳에서 미얀마 정령 신인 ‘낫’ 신의 계시를 받아 두 발의 불발을 언덕에 묻고 쉐다곤 파고다를 건립하였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 술래 파고다는 양곤의 상징 같은 쉐다곤 파고다 보다도 먼저 건립된 사찰이다. 술래 파고다가 서있는 곳은 예전에는 양곤의 중심지였으나 중심지가 점차로 깐도지 호수 부근으로 옮겨가는 있다고 한다. 주변에는 시청을 비롯하여 차이나타운, 대법원, 보족 아웅산 시장, 등 관공서들과 게스트하우스 등이 밀집해 있다. 양곤 시청 청사 맞은편에는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기념하는 마하반둘라 공원이 있으며, 공원 가운데는 하얀색의 독립 기념탑이 서 있다. 이 지역에는 영국인들이 건립한 교회도 있다. 양곤 시내는 영국 식민지 시절 술래 파고다를 중심으로 도시를 설계하였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이 곳은 시내 버스도 많이 다니는 사통팔달하는 교통의 요지이다. 식민지 시절에 건립된 도로도 별로 변한 것이 없고, 그 시절 건립된 건물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 술래 파고다는 상가형 건물로 1층에는 2-3평의 규모의 상점들이 빙 둘러가며 있다.
양곤 시청 청사. 뒤로 교회가 보인다 / 양곤 시내
신발을 벗어서 맡기고 미얀만 돈 10,000 짝(3달러 정도) 입장료 내고 들어갔다. 여러 계단을 올라가서 맨 위에 가서 수행하는 사람들이 앉아 있는 곳에 있는 불단에 입구에서 노란장미를 4,000 짝에 사서 헌화를 하고 삼배를 하였다. 입구에서 분홍색 옷을 입은 여러 젊은 비구니 스님들을 볼 수 있었다. ‘띨라신’ 이라고 부르는데 거리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맨 윗층으로 올라가 탑은 빙 돌면서 볼 수 있었다.
미얀마 전통 종교에 ‘낫’이 있다. 한국의 산신과 비슷한 미얀마 토속신앙이다. 미얀마 어디에서나 이들을 모시는 성소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사원 안에서도 볼 수 있는데 이 곳에도 있었다.이 술레 사원도 유명한 사원인데 당시에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적었다. 스리랑카 신도들처럼 독경하는 사람도 없었고, 기도하는 사람도 없었고, 앉아있는 사람들은 주로 명상하는 것 같이 보였다. 티베트 라사의 사원에 있던 신자들 처럼 신자들의 뜨거운 열기는 느낄 수가 없었다. 이들과 대화를 할 수 없어서 답답했다.
술레 파고다 법당에서 기도와 명상하는 신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