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단테가 구원의 여인 베아트리체를 만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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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기도 금빛이다.
겨레와 나라 위해 목숨바친 호국영령들을 위한 묵념 싸이렌이 울린다.
바삐 이불을 내어 빨아 올리고
주변을 정비한 다음..개인정보 아모르 전화를 찾는다.
양지도 물론 함께..
따르릉.. 네..양지니? 네, 오늘 아모르 만나는 날이야. 빨리 옷입고 나오너라. 아, 네..지금 읍에서 양지에 들어가고 있슴다. 그러면 다시 나오너라. 네. 땀만 씻고 곧 나갈게요.
따르릉..멋진 컬러링이 울려온다. 아, 네 아모르야. 오늘 양지랑 만나보자. 네 알겠습니다. 어디서 만나면 좋겠습니까? 그럼 은성쌈밥이 어떨꽁? 네 친구 집입니다. 좋아..양지를 데꼬 갈게 기다려. 알겠슴다.
일은 불과 3분만에 다 이루어졌다.
우린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다.
그야말로 얼굴없는 사이버상에서가 유일한..
근데 어떻게 이리도 군소리 한번 않고 따라준단 말인가! 내 자신에게조차 놀란다.
샘, 양지 현대자동차 앞입니다.
그래그래..
차를 타고 이동 삼거리에서 아모르에게 문자를 보냈다. 출발한다고..
양지는 스틱 운전을 곧잘하였다. 처음 가본다면서..뿔땅골로 기수를 돌려 도착하니 점심시간이라 손님이 많다. 학부모도 만나고..
자리가 자리인 만큼 방으로 들어가 앉으니 아모르는 기척이 없다.
아모르에게 전화를 건다.
네네 5분안에 도착하겠습니다.
우리는 오랜 지기처럼 곧 친해졌다.
아모르는 내가 학교에서 무얼 하는지 물었고 양지에게는 양지가 어디쯤인지를 물었다.
양지는 위치를 알려주느라 진땀을 뺴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앙증스럽다.
알고보니 양지는 딸래미 친구이자, 남해여고의 제자다.
아모르는 초등동문 고등동문이다.
양지는 이뿐 미모에 연한 배처럼 여간 싹싹하지 않았고
아모르는 사려깊으면서도 다정다감하였다.
나는 신이 나서 막 떠들었다.
두 청춘남녀가 경청해 주는 모습이 너무 이뿌다.
시력에 즉효가 있는 숯가마는 앞으로 양지의 연구대상이었다.
숯의 생리와 원리에 대해 지적 호기심을 강하게 보이는 양지를 위해 따로 아모르의 강의가 필요함을 나는 역설하였다
참숯가마를 아직 가보지 못한 양지를 위해 후일을 기약하고 돌아오는 길에 갯마릉에서 우리는 기수를 남쪽으로 돌려 해변도로를 탔다.
양지야. 아모르의 숯가마를 나온 김에 보고 가자..알겠어요. 양지는 입에 혀처럼 내 말을 잘도 받아준다.
꼬불꼬불 해안도로를 따라 가보는 것도 처음이란다.
사이버상의 양지는 용감하고 솔직하여 자주 드라이버를 즐기는 줄 알았는데 쑥맥이다.
직장 다니고 휴일엔 부모님 거들고 하여 남해도 안가본 곳이 너무 많단다.
거대한 참숯가마를 돌아보고 양지는 입이 쩍 벌어졌다.
잠깐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모찜질방과는 비교가 안되는가 보다.
선생님, 아모르가 어디선가 보고 있을지도 몰라요..
난 놀랐다. 양지가 그토록 처음 만난 아모르에게 진지한 관심을 가질 줄...
고무적이다.
아모르집에서 바다를 내려다 본다.
썰물이다.
갯벌이 드러나 있는 것만 보면 좋아라 내달리는 내 습성으로
양지야. 우리 저 다리를 건너 저 섬으로 가보면 어떨까..
샘 그래요. 가 보아요.
우리는 작은 뭍에서 뽀족한 돌을 주워 원시인처럼 모래를 파헤쳤다.
코고 각은 조개들이 나온다.
손으로 조개를 받아들던 양지는 더 이상 과포화를 참을 수 없었는지 냉큼 달려가더니 비닐종이를 용케도 주워온다.
예삿내기가 아니다. 내 맘에 쏙 든다. 우이 이리도 기민하고 재빠르고 능동적일꽁!
아이구 이뻐라..이뻐라..
양지는 조개를 한번도 파본 적이 없다한다.
지는 어디서 구했는지 큰 조개껍질을 이용해 갯벌을 긁는다. 처음엔 약간 서툰것 같더니 이내 적응하여 한번에 몇개씩 조개를 파 올린다.
샘, 재밌어요. 아하, 조개는 줍는 것이 아니라 파는 것이구나. 울 엄니가 시장에서 사먹자 해도 굳이 조개파러 다니시는 이유를 알겠단다.
한참 히히덕거리는 중에 양지는 가까운 곳에 위치한 숯가마를 올려다 보며
샘, 어쩌면 아모르가 우릴 지켜보고 있는지도 몰라요.
난 순간 움찔하였다.
우리 양지가 이토록 아모를....!!!
에구,,아모르도 업그레이드 없이 같은 버전이면 얼마나 좋을꼬..
내 생각에 잠겨 있는데
아이, 이 보시오.
여기는 조개파는 데가 아니요. 돈으로 사서 종패를 뿌려 놓았는데 파버리면 우쩌요?
아이고 망신,,,나는 백배 사죄하였다.
그 감시자는
나의 저자세에 마음이 풀렸는지..뭐 그럴 수도 있지요..하며 슬그머니 꽁무니를 뺀다.
하이고 고마우셔라.
양지는 뻘투성이가 된 조개를 집어들고 샘 반찬하세요. 니 가져 가렴. 울 엄마가 많이 파서 냉장고 가득 있슴다.
양지와 돌아오는 길은 너무 행복했다.
해가 서쪽으로 제법 많이 기울어졌다.
양지야..담엔 아모르와 미조로 오이라.
첫댓글 마치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듯한 상상에 빠지게 되네요.양지님과 아모르미야 님이 선남선녀로 만나서 좋은소식 전해줬으면 좋겠구요.샘의 다리 놓기가 성공적 이였으면 좋겠습니다.근데 아직 양지님 같은 순진무구한 처자가 살고 있어요.그 옛날 강화도령에 나오던 양순이 같은 이미지가 드네요.

글쎄 말이예요. 러브콜님도 양지를 만나보면 반하실걸요.
선생님, 양지님! 오늘 즐거운 시간 잘 보냈습니다. 점심 맛나게 얻어 먹었구요~ ^^* 담에 미조든, 읍이든 맥주 한 잔 하죠~ 맥주는 제가 쏠께요~~ ^^* 그리고, 선생님 저는 오늘 양지님보니깐 잘 모르겠든데요.. 최소 10번 이상을 만나봐야 알 것같은데요~ 또, 언제 만나요??? ㅋㅋㅋㅋ ^^* 모두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아이고 멋진 후배 우리 아모르..그렇더나? 그러모 열번 만나 보고 또 모르겠으면 날마다 때마다 만나 볼 궁리를 해 봐야것징?
어!양지 아가씨 사이버상의 일이라고 시치미 뚝 떼었는데~결과 보고서 기다립니다. 퇴근 준비중에~
남해바다님. 곧 영지의 선전포고가 있고...다음으로 만원사례가 발생해 인터넷이 아마도 터져나가 암흑천지가 되지 않을까 염려되옵니다.
참으로 좋은 분들을 만나게 되어 좋았습니다.선생님과의 데이트^^도 즐거웠구요!!아모르님 다음에는 맥주 쏘신다구요~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참으로 의미있는 시간을 갖게 해주신 강경선 선생님께 고맙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양지야, 그런 깎듯한 예의는 다음에 하고 지금은 중요한 시간이야. 소감문을 올리렴..아모르와의 만남을...우리 몰래 할라꼬?
난 눈물만 난다.
이런 때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라고 해야 하나요? 하지만 날제비..용기를 내세요. 양지를 닮은 처자를 찾아볼게요. 아모르...야무치게 양지 안챙기모 날제비가 채 가는 수가 있지롱!!
아마도 러브콜님은 한국에서 젤 미인을 선택했지요?
글을 읽어내려가면갈수록 입가에 웃음이 커지는건 왜일까요??다들 같은 느낌이죠?? 아~~제 가슴이 마구 벅차오르는건 이 또 무신 조화일까요?? 잠시 착각에 빠져봅니다 내가 양지였으면 좋겠당~~~(이 대목은 선생님이랑 데이트하는 양지가 부러워서),.....ㅋㅋ 양지님, 아모르님 10번이 아니라 시도 때도 없이 만난들 어떠리요. 니들 맘대로 하세요 ~~~~~ㅋㅋ
앙살..또 샘나서 앙살 피우제?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샘님 글도 넘 재미있었고 두분의 관심도를 조심스럽게 점쳐 내려오다....... 날제비의... '난 눈물만 난다...'...... 이 대목에서 웃음이 폭발하고 말았네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난 눈물만 난다......... 압권이다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둘만 웃음 나고 날제비를 비롯한 나머지 사람들은 다 눈물나요. 팝송 I went to your wedding 를 부를 날이 멀지 않았나봐요..
아름다운 동영상을 보는 느낌이였네요 ㅎㅎㅎㅎㅎ 청첩장은 언제나 올려나 국시 묵고싶엉
꽁아..축의금 준비하거라. 준비기간이 너무 짧겟다만 일단 치놓아라.(빌려놓아라)
ㅋㅋㅋ 절로 웃음이 나오네요~
회장님은 축의금 생각에 눈물이 날라한다는디요!
에고.. 우리 회원님이 좀 더 늘어나야될 껀데... ~~~~
아모르에게 달렸다네..자네가 양지와 일을 벌이면 카페는 대박난다네.
현충일날 호국영령님께 묵념도 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나라를 위해 먼저 가신 분들을 생각해서 공동묘지를 찾아 목탁을 두드려도 뭐 한 시간에 중매에 데이트를 했으니 이건 절대 이루어질수없는 만남이 될거라예.ㅠ.ㅠ.ㅠ.
제비야. 그리 맘이 아푸나. 내 존 처니 알아놨은께..인자 맘 잡고 새 출발하자꾸나.니가 맘 못잡고 만약에 젊은 베르테르가 된다면 난 너무 슬플거야..그건 우리 남사모 전회원의 비극이 될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