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부처님 오신날(불기 2567년)이자 황금연휴 첫날이었습니다. 두 곳의 절(경남 사천 다솔사와 문경 봉암사)에 가야하는 형편이었는데 단체로 움직이는 답사팀에 합류하느라 후자를 선택하였습니다. 전자의 암자 봉일암 스님께는 안부 문자를 드리고 연등값으로 금일봉을 보냈습니다.
문경 봉암사는 1995년경에 백두대간 종주를 하던 시절에 하산과 등산을 하느라 두 번 등산로를 지나간 일이 있었는데 당시도 일반인의 통제를 하던 때라 절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지키미 스님의 배려로 조용히 길만 이용하였습니다. 지금 같으면 큰절을 백 번 올린다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입니다.
1년에 딱 한 번 부처님 오신날만 절을 개방한다는 신비로움에 마음이 꽂혀 이번 5월 답사의 하이라이트로 봉암사를 일정에 넣어 관광버스 2대에 약 90명의 회원을 인솔해 길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첫 코스로 잡은 봉암사 주차장에 버스가 도착하지 못하고 절 초입 7km 지점부터 전국에서 대거 몰려든 차량들로 도로가 주차장이 되어 차에서 내려 걸어서 절까지 가야 했습니다. 비까지 추적추적 내려 마치 피난행렬의 일부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절을 오가느라 우중에 우산을 받고 10여 km를 걸어 고생이 심했지만 그래도 잊지 못할 추억 하나는 만들고 왔습니다. 혹시 회원님들께서 부처님 오신날에 봉암사 방문을 원하신다면 차량이 몰려들기 전인 꼭두새벽에 찾아가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연휴 이틀째인데 일요일 가야지 훈련에 출석하였습니다. 오늘은 남성 회원 4명(회장 허무성, 이진구, 서정호, 하기상)만 나와 훈련장을 지켰습니다. 연휴와 궂은 날씨 탓에 출석율이 낮은 것 같습니다. 내일로 유효기간이 끝나는 대영해수탕 목욕 티켓이 몇 장 남아 함께 가려고 하였으나 예정에 없었던 일이라 성사시키지 못했습니다. 회장님은 오늘 고향 밀양에서 열리는 초등학교 총동창회 체육회에 참여하느라 바쁜 하루인데도 일요훈련에 참석해주셨습니다. 지난 몇 년간 일요일마다 성지곡 훈련장을 지켜주셨던 서정호 샘이 아침 식사비를 내주셨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회원님들 모두 5월의 마지막 황금연휴도 편안하게 보내시고, 6월에도 좋은 일이 뜻하시는 바대로 끊임 없으시기 바랍니다. 吉祥如意. 감사합니다.
四雄守場
超强太風北上中
韓半島圈還勢微
草邑峴頂齊駐車
開出車門凉風迎
集結地行細雨降
群烏亂唱鯉魚躍
灰雲帳厚四雄會
五終紅日佛心走
네 남자 훈련장을 지키다
초강력 태풍이
북상중이라는데
한반도 권역은
아직 바람의 세력이 미미하다.
초읍 고갯마루에
가지런히 주차를 하고
차문을 열고 나서니
시원한 바람이 맞이한다.
수원지 집결지를 향해 가는데
가랑비가 내리고
까마귀들의 시끄러운 떼창에
물속 잉어가 놀라서 뛰어오른다.
회색 구름장막이 두꺼웠지만
남자 넷이 모여
오월의 마지막 붉은 날을
불심으로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