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인간의 이야기로 시작하지 않는다.
인류의 문명도, 인간의 역사도, 죄의 역사도 아니다.
성경의 첫 문장은 단호하고 장엄하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성경은 하나님을 설명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계시는지 증명하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처음부터 하나님을 전제로 한다. 성경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분은 아담도, 천사도, 인간도 아니다. 하나님이다.
이것이 성경의 출발점이다.
1. 모든 것의 시작에는 하나님이 계신다
“태초에”라는 말은 단순히 아주 오래전 어느 시점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시간과 공간과 역사가 시작되기 이전을 가리킨다.
우리가 “처음”이라고 부르는 그곳보다 더 앞선 곳이다.
그곳에 하나님이 계셨다.
세상은 우연히 시작된 것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의 뜻 가운데 시작되었다.
그러므로 성경적 세계관에서 인간은 우연한 존재가 아니다.
우리의 생명에도 의미가 있고, 우리의 존재에도 목적이 있다.
오늘날 인간은 자신이 자신의 주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은 마치 세상의 중심에 선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성경은 첫 문장에서 우리의 자리를 바로잡는다.
하나님이 시작이시다.
인생의 출발점도 하나님이고, 역사의 주권자도 하나님이며, 역사의 마지막도 하나님의 손에 있다.
2. 하나님은 창조주이시다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성경에서 창조는 단순히 물질을 조립하는 작업이 아니다.
존재하지 않던 세계를 하나님의 뜻과 말씀으로 존재하게 하신 사건이다.
창세기 1장을 읽으면 반복해서 등장하는 말이 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하나님께서 말씀하시자 빛이 생겼고, 하늘과 땅이 질서를 갖추었으며, 생명이 나타났다.
그러므로 성경에서 하나님의 말씀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다.
말씀은 생명을 일으키는 능력이다.
혼돈 가운데 질서를 만드시고, 어둠 가운데 빛을 만드시며, 죽음처럼 보이는 곳에서 생명을 일으키시는 분이 하나님이다.
오늘 우리의 삶에도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면 새로운 일이 시작될 수 있다.
3. 인간은 창조주가 아니라 피조물이다
창세기 1:1은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사실을 가르친다.
나는 하나님이 아니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신앙의 시작이다.
현대인은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하나님 없이 완전한 자유를 누리겠다는 생각은 결국 인간을 자기 자신에게 묶어 놓는다.
내가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하고, 내 인생을 내가 책임져야 하며,
내가 내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인생은 너무 무거워진다.
그러나 내가 피조물임을 인정하는 순간 다른 세계가 열린다.
나는 하나님께서 만드신 존재이고, 하나님께서 나를 아시며, 하나님께서 나의 삶을 붙들고 계신다는 사실을 믿게 된다.
신앙은 인간이 하나님을 발견하는 데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먼저 존재하시고 인간을 찾아오셨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4. 창조를 믿으면 인생을 다르게 보게 된다
세상이 우연의 결과라면 인생에도 궁극적인 목적을 찾기 어렵다.
그러나 하나님이 창조주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내가 태어난 것도 의미가 있고, 내가 살아가는 것도 의미가 있으며,
내가 만나는 사람과 내가 감당하는 사명에도 하나님의 뜻이 있을 수 있다.
때로는 우리의 삶이 무너진 것처럼 보인다.
기도해도 응답이 없는 것 같고, 계획했던 일이 틀어지고, 오랫동안 쌓아온 것이 한순간에 흔들릴 때도 있다.
그때 창세기 1:1을 다시 읽어야 한다.
“태초에 하나님이…”
하나님은 혼돈에서 질서를 만드셨다.
그러므로 지금 내 삶이 혼돈 가운데 있다고 해서 그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창조주 하나님께는 아직 시작하지 않은 새로운 시작이 있다.
5. 성경의 마지막도 하나님께서 완성하신다
성경은 창세기 1장에서 창조로 시작하지만 요한계시록에서는 새 하늘과 새 땅의 완성으로 나아간다.
처음에는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셨고, 마지막에는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신다.
그러므로 성경의 역사는 단순한 인간의 흥망성쇠가 아니다.
창조에서 새 창조로 가는 하나님의 역사다.
인간의 죄가 세상을 망가뜨렸지만 하나님의 구원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잃어버린 것을 회복하시고 마침내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신다.
그래서 창세기 1:1은 성경의 첫 문장이면서 동시에 성경 전체를 이해하는 열쇠다.
오늘의 묵상
우리는 너무 쉽게 세상의 크기에 압도된다.
경제가 어렵고, 전쟁이 계속되고, 자연재해가 일어나고, 사회가 흔들리고, 개인의 삶에도 예측할 수 없는 일이 찾아온다.
그러나 그 모든 것보다 먼저 기억해야 할 말씀이 있다.
“태초에 하나님이…”
세상이 시작되기 전에도 하나님은 계셨다.
내 인생이 시작되기 전에도 하나님은 계셨다.
내가 내일을 알지 못해도 하나님은 내일을 아신다.
그러므로 믿음은 미래를 모두 아는 것이 아니다.
미래를 알고 계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다.
오늘도 내 삶의 첫 자리에 하나님을 모시자.
내 계획보다 하나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고, 내 능력보다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하며,
내 인생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심을 고백하자.
태초에 하나님이 계셨다.
오늘도 하나님이 계신다.
그리고 마지막에도 하나님이 계신다.
이것이 성경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위대한 선언이다.
오늘의 Bible Quote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 창세기 1:1
묵상기도
창조주 하나님,
나의 삶이 우연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 가운데 있음을 믿습니다.
혼돈 가운데 있을 때 질서를 이루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시고,
어둠 가운데 있을 때 빛을 만드시는 하나님을
의지하게 하소서.
내 인생의 시작과 과정과 마지막을
하나님의 손에 맡깁니다.
오늘도 나의 삶의 첫 자리에
하나님을 모십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