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대중매체의 보도 행태는 과학을 더욱 불신하게 만드는 원인의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적팽창에 비해 질적 반비례도 무관하지 않다. 대개 대중매체는 하나의 연구 결과를 과학계 전체의 견해인 것처럼 보도한다. 그러나 연구 결과들이 처음과 일치하지 않으면 대중은 과학자들의 주장을 의심한다. 문제는 과학이 아니라 대중매체의 보도 행태와 그런 보도들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우리의 태도에도 있다. 과학자들은 연구 결과들을 해석하는 데 아주 엄격하지만, 대중매체와 대중은 이런 결과들의 의미를 확대하여 해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때로는 유언비어를 반복적으로 보도하는 우(愚)를 범하기도 한다. 거짓말이나 유언비어도 반복하면 진실처럼 되어 버린다. 히틀러가 자국민들을 선동하기 위해 많이 쓴 방법이 유언비어였다. 유언비어는 그 반복적인 공명작용(共鳴作用)으로 진실을 녹이고 거짓을 우뚝 세운다. 이른바 ‘대통령 내란죄’로 보도되고 있는 이번 사태 속에는 '진실'과 '거짓'이 버무려져 있다. 문제는 언론들의 거의 네거티브적인 보도 자세다. 일방적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뉴스들, 이쯤 되면 조지 버나드 쇼의 말처럼 우리 사회에 위험한 것은 불신이 아니라 믿음이 될 듯싶다.
12월13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번 째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명을 발표했다. “국민의 명령은 초지일관 한결같고 또 분명하다. 내란 수괴 윤석열은 지금 당장 물러나라는 것이다.” 민주당이 계엄을 내란으로 단정짓고 씌우는 광기는 마치 점령군 인민재판을 연상시킨다. 언론 매체들도 계엄선포 민주당발 뉴스로 계엄선포에 대해 내란죄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박근혜 탄핵 때처럼 가십성 기사로 비난했다.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계엄을 두고 일어나지도 않은 계엄작전 이모저모를 폭로하고 ‘내란’과 ‘내란죄’ 관련 기사를 냈다.
스탈린은 “표를 던지는 사람(투표)은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한다. 표를 세는 사람(권력자)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라고 했다. 오죽했으면 대통령 스스로 부정선거 이슈를 만들고, 탄핵을 감수했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부정선거가 사실로 드러나면 내란급이 아닌가. 진실로 계엄은 틀리고 탄핵만이 맞는가. 과거 잘못되거나 과장된 믿음이 사회에 급속히 퍼질 때 집단히스테리와 망상이 생겨났다. 보편적인 진리나 법칙의 발견을 목적으로 한 체계적인 지식이 과학이다. 이번 ‘대통령 탄핵’이 대한민국 미래의 방향을 제시한 부정선거 물리학의 작용이길 바란다.
글 / 사진 오을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