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망우헌은 키다리 삼잎 국화꽃의 계절입니다.
제 키를 못이겨 축축 늘어져 땅바닥에 닿을듯 말듯 피는 꽃이지만 생전 어머님이 가장 좋아 하셨던 꽃이라 이 꽃만 보면 어머니 생각이 간절합니다.
반면 늘 이맘때면 앞마당을 화사하게 수놓던 배롱나무는 계속되는 장마탓이지 꽃이 이제서야 조금씩 피기 시작합니다.
키다리 삼잎국화
앞마당 배롱나무
긴장마가 계속된다는 소식이 있어 잠깐 비가 그친 오늘 아내와 같이 옥수수를 모두 수확했습니다. 옥수수는 익어가는데 장마는 계속되고 있어 언제 수확해야 하지 ? 하며 늘 노심초사했었는데 오늘 모두 수확을 마치니 속이 후련합니다.
옥수수는 수확하고 나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당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작물이기에 옥수수는 수확후 바로 삶아야 맛이있지요. 그래서 옥수수는 주문하신 분들께 당일 수확후 당일 배송하는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미리 주문을 받아 놓은 옥수수가 40 박스나 되기 때문에 오후 3시쯤 오는 택배차량 시간에 맞춰 옥수수 수확을 하려면 새벽일찍 부터 서둘러야 했습니다.
주차장 남쪽 옥수수밭 ! 옥수수밭에 파묻힌 저는 어디에 있을까요 ?
새벽 5시에 일어나 다혜원과 주차장 남쪽 옥수수밭 두곳의 옥수수들을 모두 꺾었습니다. 두곳에 심은 품종은 대학 찰옥수수 !
제가 수확한 옥수수를 주차장 평상에 수북히 쌓아놓으면 아내는 종이박스에 옥수수를 선별해 하나 하나 담습니다. 대학 찰옥수수는 17박스 정도 되네요 !
오늘 옥수수 보낸다고 군대 ROTC 동기에게 사진을 보냈더니 늘 저를 응원하는 동기녀석이 막걸리 한잔 마셨다고 하며 전화를 줍니다.
< 이 대표 !
내가 제일 부러운것이 뭔지 아는가 ?
지난번에 망우헌에 내려가서도 봤지만 동수(동기의 아내를 이렇게 부릅니다.)씨가 이렇게 같이 일 도와 주는 모습이라네 . 너무 부럽고 보기가 좋네 어쩌구 저쩌구 ........ >
< 당연한거 아니야 ?
어쩌구 저쩌구 ............... >
이번에는 차를 몰고 딴덩너머 옥수수밭으로가 미백 찰옥수수를 수확해 옵니다. 대학 찰옥수수는 키가 서발장대 만큼 큰데 미백 찰옥수수는 키가 낮아 옥수수 수확하기가 비교적 수월하네요 !
밭에서 제가 옥수수를 수확한 바구니를 차로 나르던 아내는 밭에서 뱀을 두번이나 봤다며 기겁을 합니다만 비가 와서인지 집주변에도 그리고 밭에도 오늘따라 정말 뱀이 많습니다. 저도 앞마당 연당과 주차장 삼잎 국화옆에서 두마리나 목격했네요 !
오늘 수확 선별해 포장한 옥수수는 모두 43박스
< 여보 그렇게 옥수수 껍질을 알뜰하게 안벗겨내도 되요 !
수분이 날라가니 대충 대충 박스에 빨리 넣어요 ! >
< 당신은 집에서 옥수수 껍질 안볏겨 봐서 잘 몰라요 !
이게 쓰레기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알아요 ?
오늘 배송해 내일 받아 삶으면 이정도는 괜찮아요.
담는 것은 내가 할테니 다른 일이나 하세요 >
< ................................. >
이럴때는 늘 아내말을 들어야 합니다.
하나 하나 겉껍질을 손질해 가며 선별해 종이 박스에 모두 넣고나니 12시 !
늦은 아점을 먹고 박스 테이핑까지 마치니 오후 2시반 . 조금 쉬고 나니 정확해 3시에 택배차량이 오네요 !
부슬 부슬 비를 맞고 옥수수를 수확. 포장하느라 힘든 하루 였습니다만 밀린 숙제하나 끝낸것 처럼 개운하네요 !.
찌끄레기 옥수수
택배를 마치고 아내는 우리집 먹을 찌끄레기 옥수수를 삶고 있네요 !
집에서 식구들이 먹는거는 울퉁 불퉁 못생겨도 괜찮다며 오늘 두박스 정도를 모두 삶아 급랭시켜 냉동보관 한다고 합니다.
옥수수를 오래도록 맛있게 먹을려면 수확한 뒤 바로 냉동시키거나 삶아서 냉동 보관해야 한다는것은 모두 알고 계시지요 ? 토양살충제를 비롯 비료와 농약을 전혀 안한 망우헌표 유기농 옥수수는 크기는 작지만 그맛이 남다르실겁니다. 회사 대표로 있는 대학 후배 한명이 회사 직원들 여름 선물로 귀한 유기농 옥수수 한박스씩을 선물한다며 한꺼번에 20박스를 주문하는 바람에 다른분들에게는 정작 많이 드리지 못해 조금 미안한 기분입니다.
아랫집 6촌 형수님이 가져 오신 복숭아
형수님이 가져 오신 유기농 복숭아 !
옥수수를 포장하는 동안 아랫동네 6촌 형수님은 누가 주더라며 복숭아 한 자루를 가지고 올라오셨고 유기농 농장을 하시는 형님네는 유기농 복숭아 한콘티와 수박 세덩이를 가지고 망우헌으로 올라오셨습니다.
< 아이고 형수님 무슨 복상을 왜이리 많이 주니껴 ? >
< 비오면 하나도 못먹을것 같아서 덜 익었지만 오늘 모두 땄어요 !
있을때 많이 드세요 ! >
갑자기 망우헌이 과일 풍년이 된기분입니다.
저는 딱딱이 복숭아를 좋아하고 아내는 물렁이 복숭아를 좋아하니 저는 형님네 유기농 복숭아를 아내는 아랫집 6촌 형수님이 주신 복숭아를 먹으면 될것 같습니다만 둘이 먹기엔 양이 너무 많네요 !
< 여보 읍내 나갑시다 .
읍내 나가서 스티로폼 박스 두개 사와서 옥수수 좋아하는 서울 처제한테 삶아서 냉동시킨 옥수수도 좀 보내주고 복숭아 좋아하는 막내 보배한테 복숭아 한박스 보내 줍시다 ! >
비그친 하루 !
숨넘어갈듯 바쁘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저녁에는 모처럼 만에 예천읍내 나가서 스티로폼 박스도 사고 예천에서 유일하게 면을 직접 뽑아 내오는 <산호 식당> 냉면 한그릇 하고 들어 왔습니다.
< 종산 종산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첫댓글 세상에나
43박스?
몇 개야?
저흰 50개씩 담아 13박스 어제 그제 이틀에 냈습니다.
옥수수 좋아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더군요. 올해 조금 많이 심었는데 보내달라고 하는 곳이 많았는데 못보내줘 많이 아쉬웠습니다.
미백과 대학찰 옥수수 두종류를 심었는데 내년에도 심어야 할것같아요.
힘차게 잘 하십니다.
"있을 때 잘 해"? 란 명구?가 떠오릅니다.
세월따라 기운이 가면 이도저도 남의 구경으로 위인을 받습니다.돌의 처지가 그렇습니다..
돌집에 복숭아나무 4섯그루 있습니다.
한나무는 끝났고 한나무는 아주 늧어 두나무수확기인데 무지 많이 열려 따기도 어디 보내기도 이래저래서 시큰퉁 ...옆지기 나무 하나 베자 합니다.ㅠㅠ
요즘 시골에는 과일풍년이네요. 먹거리가 있으면 서로서로 조금씩이라도 나눠주시는 이웃들이 있어 늘 든든하네요.
참 부지런하시고 인맥관리 잘하십니다.. 친구분들이 안좋아할래야 안좋아 할 수 없겠습니다.
저는 귀찮아서 오면 주고, 안오면 그만인데 대단하십니다//
받는 사람이 기분 좋도록 깔끔하니 최상품으로 예쁜박스에 담아주니 너무 정성스럽네요
박스는 일부러 맞추신 겁니까??
유기농으로 텃밭농사짓는 이야기를 가감없이 블로그에 올리는 편인데 저를 아는 지인들이 대부분 공감해줘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먹거리는 자급자족 하고 조금 여유있는 작물은 판매도 하고 있습니다만 수확량이 미미해 돈벌이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박스는 인터넷에서 구매해 쓰고 있는데 종이가 두껍고 손잡이 구멍이 있어 약간 비싼 느낌이지만 너무 좋네요.
흘리신 땀의 결정체입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대학찰옥수수 맛납니다...^^
미백과 대학찰옥수수 두종류를 심었는데 제입맛에는 대학이 더 맛있더군요.
늘 생산한 농산물을 택배보낼때는 받는분이 어떻게 평가하실지 가슴이 두근두근해 집니다.
제가
기분이 엎되는 이유가 뭘까요?
지금 삼복더위에 cgv로 퍼팩트데이즈
보러갑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