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을 벗어라
<베일을 벗는 알제리>(프란츠 파농)은
옷을 입는 방식이 한 사회의 특성을 드러내는
명백한 형식이라는 간단한 가정에서 출발한다.
정신과 의사인 파농은 베일을 쓴 아랍 여성들에게
일어난 변화를 흥미진진하게 분석한다.
베일은 전통적 이슬람 사회의 관습으로서
봉건적 질곡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 식민당국은 다양한 술책으로
식민지 여성들의 베일을 벗기려고 시도하였다.
그러나 여성들은 이에 맞서
베일을 완강히 지키는 것을
식민주의에 대한 저항으로 여겼다.
근 한 세기에 걸친 식민기간에
끝내 벗길 수 없었던 베일을
알제리혁명이 시작된 지 5년 만에
여성들은 자발적으로 내던졌다.
해방운동에 참여한 여성들에게
베일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졌다.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유럽 여성들과 쉽게 구별되는 옷차림은
걸림돌이었다.
게다가 남자들과 나란히 투쟁에 참여하는 동안
베일에 함축된 봉건적 남녀 관계가 드러났고,
이를 자연스럽게 청산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여성에게 베일은 신체의 일부분과 같았기 때문이다.
“베일을 쓰지 않으면 마치
육신이 토막토막 잘려 나가고
정신없이 떠다니는 듯한 느낌을 갖습니다.”
베일에 관련된 변화는 단순히 옷을 입는
습관상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만이 아니었다.
식민주의의 극복인 동시에 봉건적 관습의 타파로
연결되는 생생한 증거가 되었다.
온전한 해방을 위해서
지금 버릴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