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구치소* 1
김성찬
모포 하나 책 몇 권 세면도구
가지런히 정돈된 0.75평 독방
새벽 칼바람 훈계의 회초리 되어
내 볼 후려치고 간다
가슴에 붉은 명찰 박고
잠시 해보는 명상의 시간
영원히 살 것처럼 꿈꾸고 오늘을 죽을 것처럼 살라
리얼리스트의 다짐은 공허한 메아리로 퍼져 나간다
범털 세숫물은 데워져 있다 간수는 공손하다
범털 사식 식단 아래 개 털은 고개를 조아린다
범털 하얀 운동화는 더욱 반질거리고
개털 때 묻은 검정 고무신은 더 깊은 슬픔에 빠진다
붉은 명찰** 흰 명찰*** 노랑 명찰****
나이 구분 없이 함께 뒹구는 30분의 자유
운동 끝, 호각소리 발 맞춰 개털은 그들끼리 범털은 그들끼리
창살 안으로 들어가 제 수번을 호명하며 저녁 점호 자세를 취한다
어둠보다 더 깊은 밤
24시간 철야로 불 켜진 방, 뒤척이다가 든 잠,
꿈마저도 수정에 채워져 있다
*부산구치소
**요주의 관찰대상(사상범. 강력범)
***일반잡범(개털)
****경제사범(범털)
첫댓글 붉은 명찰, 흰 명찰, 노랑 명찰 들에 대한 주를 달려고 했던 모양인데 빠져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