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때도 어쩌피 거의 아싸에 가깝게 다녔고 군대에 있는 동안 학교 동기는 연락이 다 끊겨서
기대 조차 안 했건만, 복학 한다고 설레는 맘을 주체 못하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고 학교를 나갔다.
나름 여유있게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지하철도 환승하다 거꾸로 타고 수업하는 강의실이 제일 높은 곳에 있는지라
겨우 시간에 맞춰서 들어갔다. 헐레벌떡 들어가는데 여기저기서 한심하다는 시선으로 쳐다 본다.ㅠ
기가 죽어서 고개를 푹숙이고 자리에 앉았는데 교수가 유인물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유인물을 받았는데 잉? 영어로 웬 다른 수업내용이 적혀있는거다. 그럼 그렇지....복학 첫날 첫 강의부터 엉뚱한 강의실
찾아간거다ㅠ.ㅜ . 다른 강의실로 가야되는데 일어서는 순간 교수와 학생들의 시선이 모일걸 생각하니
용기가 없어서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런데 옆에 키크고 잘 생긴 녀석이 있었는데 이녀석도 수업을 잘 못 들어왔나 보다. 나한테 이게 xx 수업 아니냐 물어보더니
벌떡 일어나 나간다. 덕분에 나도 소심하게 쫓아 나갔다.
원래 강의실이 어딘지를 찾아야하는데 연락할 사람도 왜 안 오냐고 연락 올 사람도 하나도 없다..................
복도에 나처럼 길잃은 여자 3명이 헤매고 있었다. 걔네들 나는 거들떠도 안 보고 아까 그 잘생긴 녀석한테만 가서 무슨 수업
듣냐고 이것저것 묻더니 같이 휑 가버린다.
에휴.......... 어쩌겠어 일단 강의실 다시 알아내려고 학부 행정실로 향하는데 뒤에서 누가 excuse me~ 하고 부른다.
예? 하고 돌아봤더니 외국인 인듯한 여자 2명이 날 보고 있다. 영어로 옆건물 강의실을 어떻게 가냐고 묻는데
머리속으론 대답이 나오는데 입이 안 떨어져서 음...음 하고 있으니,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지나간다.
가면서 영어로 비웃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것들아 나도 말을 못해서 그렇지 들리긴 들린다고.......................ㅜ
행정실에서 강의실을 찾아서 겨우 들어갔더니 이미 자리가 다 차있다. 나보다 좀 전에 들어왔는지 웬 예쁘장한 여자애
한명도 강의실 뒤편에 서 있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그 여자애 한테 '혹시 자리 다 찬건가요?' 물어봤더니
여자애가 내얼굴을 보더니 기분 나쁜 표정을 지으면서 '네' 한 마디 하더라. 결국 1시간 동안 서서 수업 들었다.
다리도 아팠지만, 왠지 오늘 아침 2시간동안 겪은 일들이 더 서러워서 가슴이 더 아프더라.
다음엔 수업 15분전에 미리 가있어야지.
첫댓글 문장마다 엔터를 치기보다
의미가 나눠지는 구간에 행을 띄우라고
초등학교 때 담임선생님께서 그토록 말씀하셨는데??
미안............ 내가 멍청해.ㅜ
ㅋㅋㅋ 미안해
인싸는 꺼지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성대............
ㅜㅜ 아 폭풍눈물
글 읽고나니까 폭풍 슬프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