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있으면 모르다가 떠나면 그 사람의 빈자리를 절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코로나19로 전에는 당연했던 것들에 대한 고마움을 깨닫듯이 말입니다. 아주 당연했던 것들이지만 상황이 변하여 전혀 당연한 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그 당연한 것을 누리지 못하는 아픔이 크게 느껴집니다. 마찬가지로 저절로 나타나던 일상이 갑자기 나타나지 않게 되니 어느 날 함께 하지 않는 그 사람에 대한 아쉬움이 커집니다. 별것 아닌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닙니다. 크게 중요한 사람도, 중요한 자리도 아닌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하는 일이라고 해야 자질구레한 잔일이려니 생각했습니다. 그 잔일이 다른 큰일을 저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러고 보니 하찮은 사람도 하찮은 일도 아닙니다.
까짓것 다른 사람 쓰면 되지. 그럴 수 있습니다. 그 자리를 바라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아무 때라도 고용하면 됩니다. 물론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사소한 일들이라도 자기 마음에 맞게 해주려면 바로 그 사람에게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간을 요하는 일이지요. 그의 일상을 지켜봐야 하고 거기에 맞추어 일을 진행해야 합니다. 고용주는 당장 급한데 그 시간을 기다려줄 수 있습니까? 얼마나 기다려줘야 하지요? 역시 사람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다시 자기 마음에 합하도록 일해주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모릅니다. 또 기다린들 그만큼 따라줄지도 모릅니다. 전임자보다 나을 것이라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 시간들을 기다리느니 도로 잡아와서 다시 함께 일하는 편이 낫겠다, 판단했겠지요. 그 편이 훨씬 효율적이고 모든 면에서 유익합니다. 비서 한 사람 때문에 고용주가 그것도 대 스타가 직접 나서서 찾아옵니다. 그러잖아도 죄송해서 음성메시지를 남겼던 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고한 비서를 찾아오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전적으로 ‘매기’의 잘못입니다. 다른 것에 신경을 빼앗겨 정작 본 작업에 소홀하였습니다. 그래서 스타의 체면을 구기게 만들었습니다.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대 스타이니 나름의 능력으로 위기상황을 넘기기는 하였지만 불쾌함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 당장 해고했는데 지나고 나니 아쉬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더구나 실수는 누구나 있는 법, 참고 넘어갈 수도 있었겠지요.
진작부터 꿈이 있었습니다. 프로듀서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왕년 대스타 ‘그레이스’의 개인 비서입니다. 어느덧 3년, 이제는 그녀의 일상을 줄줄이 꿰차고 나아갑니다. 어떻게 보면 스타의 손과 발처럼 움직여줍니다. 개인 비서로써 흠잡을 곳 없다 하겠습니다. 그레이스가 불편함 없이 일정을 소화해가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렇게 일하지만 자신의 꿈을 언제까지 묻어만 둘 수는 없습니다. 어느 날 조그만 마트에서 한 청년의 수작을 받습니다. 티격태격 마주하다가 이 청년이 마트 앞에서 노래하는 것을 듣습니다. 어! 노래를 하는 청년이네! 그런데 목소리가 아주 괜찮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프로듀서라고 소개하고 본격 접근합니다. 음반 취입을 해보자는 것이지요.
‘데이비드’라는 이 청년 재능도 있고 사람도 괜찮습니다. 함께 하다 보니 좋아지게도 됩니다. 사업 파트너인지 연인인지 그렇게 엉기고 성겨서 나아갑니다. 함께 노래 음반 취입 작업도 합니다. 듀엣이 되어 함께 노래를 불러보기도 합니다. 잘 진행이 되는 듯합니다. 그러나 자기도 모르게 일이 두 가지가 되었습니다. 자연 그레이스의 비서라는 직에 소홀해집니다. 문제가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레이스나 매니저도 매기가 뭔가 허술해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잖아도 매니저와는 평소에도 생각의 차이로 티격태격하는 사이입니다. 매니저는 안전 위주로 일하려 하고 매기는 진취적으로 일하려 합니다. 얼마든지 더 발전할 수 있는데 머뭇머뭇하는 것에 매기는 속이 탑니다.
사람은 누구나 나름의 약점과 허약한 부분을 지니고 있습니다. 대스타이지만 그레이스는 이미 나이가 중년을 지나고 있으니 스스로 한물간 스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새로이 히트작을 내놓는 것에 자신감이 없습니다. 소위 ‘이 나이에 무슨!’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기는 특히 매니저에게 치이면서 ‘내가 무슨 프로듀서를!’ 하는 생각을 합니다. 자존감 하락입니다. 그런가 하면 데이비드는 이 많은 스타들을 비집고 내가 들어갈 자리나 있을까 싶어 이미 주눅 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서로 어떻게 역할을 해주느냐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요.
음반이 하나 나오는데 어떤 노력이 들어가는가 보게 됩니다. 모든 일이 거저 되는 것이 없겠지만 노래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로구나 싶습니다. 이제는 그만큼 장비도 잘 갖추고 있으니까요. 이것저것 모두 잘 아우러져서 멋진 음악이 나옵니다. 그렇게 하여 듣는 자들로 행복하게 해줍니다. 좀 억지스러운 이야기라고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영화 자체는 신나게 따라갑니다. 일단 노래가 즐거우니까요. 빵빵하게 들려옵니다. 영화 ‘나의 첫 번째 슈퍼스타’( The High Note)를 보았습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복된 주말을 빕니다. ^&^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