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덥거나 운동 또는 육체노동으로 말미암아 피부 땀샘에서 분비되는 액체상의 분비물이 ‘땀’이다. 땀이 필요한 건 체온 조절 때문이다. 체내 온도가 높아지면 몸 밖으로 땀을 분비함으로써 열을 감소시킨다. 땀이 분비되는 통로인 땀관이 막히면 피부에 작은 발진이나 홍반이 생기는데 이게 바로 땀띠다. 고온 다습한 상태에서 땀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면 피부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중학교 때까지는 매년 땀띠가 낫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엔 땀띠약이 흔치 않아 제때 치료하지 못한 탓에 여름이면 늘 피부가 가려웠던 게 어렴풋이 떠오른다. 하지만, 성인이 된 뒤에는 땀띠 때문에 고생한 기억이 없다. 생활 여건이 개선되면서 자주 몸을 씻었기 때문일 게다. 그런데 올여름 내게 땀띠가 생겼다. 겨드랑이와 허벅지 안쪽에 작은 홍반이 생기고 가려운 게 땀띠가 맞는 것 같다.
주위에도 땀띠 때문에 불편을 겪는다는 사람이 여럿 있다.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운 폭염이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땀띠까지 불러온 게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니 땀띠가 생긴 원인이 꼭 더위만은 아닌 듯하다. 물론 예년에 비해 유별나게 더운 날씨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세월의 흐름이 피부를 통해 드러나는 게 아닌가 싶다. 올 들어 유독 얼굴과 몸에 세월의 흔적이 많이 새겨지고 있어 그렇다.
바깥 활동 시간이 많아 햇볕에 자주 노출돼 그렇겠지만 얼굴에 잡티가 확연히 늘었고 비립종 같은 게 자꾸 늘고 있다. 거울을 볼 때마다 나도 나이가 들고 있음을 씁쓸히 확인한다. 땀띠 역시 피부의 탄력이 줄고 노화 상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폭염과 맞물려 생긴 것일 게다. 눈으로 나이를 확인하는 건 그리 유쾌하지는 않지만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이니 그냥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지 어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