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옅게 깔린
어스름속으로
베시시한 얼굴의
8월의
마지막 월요일이
부시시 기지개를 켠다
한
반쯤 이지러진
하얀 새벽달이
머리꼭대기위에
말갛게 떴다
어느새는
가을밤을 불러오는
쓸쓸한 세레나데인양
공원길 길섶에선
하마부터
귀뚜라미 울고
쬐끔
시나브로로
잦아드는 듯한
열대야의 새벽공기는
그저
새벽공기를 쐐러나온
사람 사람들에게는
딱
기분좋을만큼의 기온...
어찌 어쩌다가
불어주는 바람은
지나가는 바람은
소소하게 불어줘서
그저 기분좋고
그저 살갑고...
스르르
꺼저버린
가로등불빛이
낭만같던
새벽의 풍경들을
새벽의 이야기들을
몽땅
지워버린다
아직
여명이 다 오지않은
어스름속의
공원길인데
새벽길인데...
그래도
이젠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며
몽니만 부렸샀던 더위도
오가는
계절이라는 시간앞에서는
어쩔수가 없는듯
살인적이던 더위도
열대야의 광풍도
새벽공기의 끈적함도
땀방울의 칙칙함도
그 기세는
한풀 꺽인듯
선선해진듯
살가워진듯
하다만도 하다만
그래도
아직은...
살다보니
요즘
이렇게는
날씨와는
싸움박질만 하고
더위와는
드잡이질만 하고
일상과는
싸워보지도 못하고 넉다운되어
꼼짝달싹 못 못하고...
햇볕
가림막보다는
그늘이 좋고
부채바람보다는
선풍기바람이 좋고
선풍기 바람 보다는
에어컨바람이 좋고좋고
이 나이쯤에는
돈보다
권력보다
건강이 좋고
대책없이
노는 것 보담
건강이라도 챙길라면
일하는게 좋고
사랑받고 싶을 때가 좋고
사랑하고 싶을 때가 좋고
끝이 좋으면 다 좋단다
사랑도
연애도
우정도
삶도
인생도...
사내의 투기란
때론
귀엽기도 하고
어리석기도 한 것이지만
그래도
그 투기할 때가
좋고 좋고 좋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