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가고 나면
백화 문상희
겨울로 가는 길목
새하얀 서릿발 내린 들판
무성하던 초록들 무기력하게 스러져
이름 없는 들꽃
계절이란 한계에 부딪쳐 저버리고 말았으니
생명의 존엄함도 계절 앞에 어쩔 수 없으니 어쩔까
변방을 지키던 무명 시인 하나
무언의 항변으로 문학인의 소임을 다 하던 공간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소리 없이 사라져 갔다
들꽃이 소리 없이 스러져 갈 때
그 어느 누구도 쳐다보지 않았고
시인이 사라져 버린 공간 속에도 흔적만 남았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싯구절처럼
지나간 것은 아무렇지도 않게 결국은 잊혀지리라
들꽃이 스러진 것처럼 묻혀버린 세월 속에서...
*서릿발 내린 들녘 (어제)*
첫댓글
모두
자연의 섭리대로
떠나야...........하리.......................
오늘은
나의 것, 잘 살아가리라.
@박현환 작가
오랜만에 막걸리 한잔 마셨더니 ㅎㅎ
글이 푸념조가 되었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