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은 집에서 잠이나?
"어르신. 대중교통(지하철)을 출퇴근 시간에는 제한하는 방안을 연구해 보라"
국무회의에서 에너지 절약 방안을 논의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한 발언 내용이다.
에너지 절약과 직장인 출퇴근 시간 혼잡을 줄이기 위해
할 일없이 등산이나 마실가는 노인들의 대중교통 무임승차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 보라는 지시였다.
살다 살다 보니 이제 별 간섭 다 하는 대통령을 보고 사는 세상이 되었다.
차리리 무료 대중교통을 없애 버리는 게 낫지, 그게 무슨 짓이냐는 지적이 터져 나오는 게 당연지사다.
1984년 도입 이후 42년간 아무 탈 없이 잘 유지되어 온 제도다.
대통령이 할 일은 안하고, 하지 안 해도 될 짓만 골라서 하면서 에너지 절약 대책이라고
기껏 내놓고 한다는 소리가 노인들 염장 지르거나 폄하하는 소리나 하고 있다.
이게 일국(一國)의 대통령이 할 소린가?
차라리 늙으면 나가서 죽어라고 하는 편이 낫겠다.
밑에 있는 인간들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뭐든 하다 보니 재미를 붙였는지 하는 짓거리마다 이 모양이다.
이런 발언 자체가 노인 차별이자 인권 제한일 뿐 아니라
놀러 가거나 마실 가는 노인 운운하는 것 자체가 노인들을 한번 더 죽이는 처사다.
오즉 했으면 노인들이 꼭두새벽부터 나가겠는가?
잠이 없어 할 일이 없어 바람이나 쐬려 나가는 게 아니다.
생존(生存)을 위해 일하려 나가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이와 관련하여 이재명의 무지를 질타함과 동시에 얼마나 잔인한 말인지를 꼬집는 글이 SNS에 실려 화제다.
"노인은 오늘도 지하철을 타고 가난해서 출근합니다"
이 얼마나 오늘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노인들의 현실을 정확하게 꼬집은 표현인가!
오늘 아침도 많은 노인들이 지하철을 타고 생존을 위해 일터로 나가고 있다.
일하고 싶어서도 아니고, 돈을 더 벌고 싶어서도 아니다.
그렇다고 더 살아 보겠다고 건강을 지키려 운동하려고 나가는 것도 아니다.
오직 먹고 살기 위해서, 죽지 못해서 절박하게 일하러 가는 것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약 40%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한국은 노인들이 가장 많이 일하는 나라들 중의 하나다.
OECD의 자료에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의 전체 고용율은 37.3%에 달한다고 되어 있다.
OECD 국가들의 평균 13.6%에 비해 무려 세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노인 빈곤도 최고 수준에 이르고, 노인들의 노동 시간 역시 OECD 중 최고다.
한국 노인들에겐 노동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生存) 그 자체다.
그렇다. 지하철은 노인들에게 단순한 무료 교통 수단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출근길이고, 누군가에게는 병원 가는 길이며,
누군가에게는 복지관으로 가는 길이고,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버티기 위해서 세상으로 나가는 유일한 통로다.
한국의 노인들이 노동 시장에서 완전히 퇴장하는 평균 연령은 72.3세라고 OECD는 밝히고 있다.
이렇듯 한국의 노인들은 늙어서도 쉬지 못하는 절박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신세들이 되어가고 있다.
극단적인 표현을 빌린다면, 한국의 노인들은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해 할 수 없이 살아가는 신세다.
그런 노인들을 향해 이재명은 잔인한 말을 서슴지 않고 내뱉고 있는 것이다.
"노인들에게서 무료 대중 교틍의 길을 차단하라!"
대통령은 워낙 바탕이 없어 그렇다 치자.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대통령 옆에서 보좌하고 있는 그 자들은 무엇 하는 놈들인가?
꿀 먹은 벙어리들인가?
그것 뿐이 아니다. 물가가 치솟고, 환율과 유가가 폭등해도
대통령 주위에서 대책 하나 제대로 내는 놈이 하나도 없다.
이게 대한민국이 처한 오늘의 현실이다.
그렇다. 노인은 오늘도 지하철을 타고 가난해서 출근하고 있다.
"지금 가장 시급한 나랏일은 무엇인가?"
광해군(光海君) 3년, 창덕궁 춘당대에서 치뤄진 전시(殿試)에 내 걸린 책문(策問)이다.
전시(殿試)는 조선 시대 문과 및 무과 과거 시험의 최종 단계로,
국왕이 직접 참관하여 복시(2차 시험) 합격자들의 최종 등수(갑·을·병과)를 매기던 의식이다.
이 전시에 나온 과거 시험 최종 합격자 33인 중 임숙영(任叔英)이 그의 대책을 내 놓았다.
"신하의 정직한 말 때문에 화를 입는 일이 없게 하신다면 참으로 나라의 복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임금의 병이 국가의 병이라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자기 수양에 깊이 뜻을 두시되 자만을 심각하게 경계하십시오.
삼가 죽음을 무릅쓰고 대답합니다."
모든 병폐는 임금인 '광해군'에게 있다고 답한 것이다.
이게 절대 군주시대 생살 여탈권(生殺與奪權)을 가진 왕에게
과거 시험을 치르는 일개 응시생이 써 내놓은 대책의 서두(序頭)이다.
이에 '광해군'은 '임국영'의 거침없는 비판에 당연히 격분하여 그를 합격자 명단에서 삭제하였으나,
대신들의 끈질긴 상소와 복권 요구로 4개월 후 합격이 받아들여졌다.
백성들의 생살여탈권을 한 손에 쥐고 있던 절대 군주제 하에서도
죽음을 무릅쓰고 직언을 서슴치 않았던 선비가 있었는데
오늘날에는 그런 인간 하나 눈을 씻고 보아도 보이지 않으니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오늘도 먹고 살겠다고 발버둥치는 노인들의 발을 묶어 두고 굶겨 죽이겠다고 대통령이 감히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출퇴근 시간에 노인들의 무임 승차를 제한하라"
이 얼마나 잔인한 말인가?
그런데도 대통령 주위에 이를 말리고 나서는 놈이 한 놈도 없다.
고대 그리스의 견유학파 철학자 '디오게네스'가 대낮에 등불을 들고 다닌 이유를 아시는가?
조선조에는 있었는데, 대한민국에는 없는 단 한 사람 임숙영(任叔英)을 찾기 위함과 같다.
"바보야, 문제는 바로 너야!"
(虛虛 : 愚峰)
虛 : 빌 허
愚 : 어리석을 우
峰 : 봉우리 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