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기름 짜는 기계와 장독대가 있는 특급호텔이 있다?
부산 중구 영주동의 코모도호텔은 단청과 연꽃무늬로 전통미를 강조한 건물로 유명하다. 그런데 건축 못지않게 한국적인 이미지를 각인시킨 게 한식당 한국관이다. 외국 관광객뿐 아니라 국내 단골들도 많은데 특히 한식의 맛을 좌우하는 장맛이 깊고 정갈하다는 평이다.
전통 양식 건물 유명 코모도호텔
장독대·참기름 짜는 기계 갖추고
된장·간장 등 장류 직접 담가
직영 한식당 '한국관'
5월까지 '산채 돌솥 비빔밥' 특선
코모도호텔이 한국적인 맛에 쏟는 정성은 유별나다. 경북 영덕과 경남 김해에 산지 직거래를 하는 밭이 따로 있다. 배추와 양파, 건고추 등 각종 식재료를 이곳에서 공수한다. 무엇보다 경영진의 고집이 확고하다. 이영숙 회장이 일 년에 두세 차례 산지에 들를 정도로 모든 식재료를 손수 챙긴다. 모든 장류도 일 년에 한 차례 호텔 내에서 전통 절기에 맞춰서 조리장들과 함께 담근다. 호텔 3층 베란다에 된장, 간장, 고추장 장독대가 늘어서 있는 건 이 호텔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호텔 내 모든 식당에 내는 김치도 마찬가지로 직접 담근다.
다른 호텔에서 보기 힘든 건 또 있다. 참기름을 짜는 기계와 고춧가루를 빻는 기계가 모두 호텔 내에 있다. 참기름은 매년 7천~8천 병 정도 짜낸다. 음식에 쓰는 것은 물론이고 선물용이나 판촉용으로 주기도 한다. 호텔 관계자는 "하도 못 믿을 음식이 많은 시대라 직접 짠 참기름을 드리면 다들 좋아한다. 손님들 중에 장류를 꼭 구하고 싶다는 문의도 많은데, 돈을 받고 팔지는 않는 게 원칙이다"라고 귀띔했다.
코모도호텔 한국관에서는 오는 5월 말까지 봄나물이 입맛을 돋우는 '산채 돌솥 비빔밥 반상'을 내놓는다. 신선한 계절 과일과 커피 또는 차를 디저트로 곁들이는 웰빙식이다
<고찰> 101매30박규연
호텔이 외국에서 들어온 문화라고 해도 우리나라의 전통과 합쳐지니 더욱 멋진 호텔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부산은 외국과의 교류도 많고 바다가 있는 지역이라 국내 관광객도 많다. 외국인들에게는 우리 전통 맛을 알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믿음을 주는 일석이조 인 것 같다. 식재료는 모두 산지에서 키우며, 장을 일 년에 한 번씩 담구며 노력을 기울인다. 고객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고 맛 또한 좋아 만족감을 두 배로 올려주는 듯하다. 호텔에서 스테이크가 아닌 비빔밥을 먹는 느낌은 어떤 느낌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과 새로운 메뉴개발에 힘써 많은 메뉴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