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 1:1)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 3:16)
나는 기독교 세계관 연구 40주년을 기념하는 이 자리를 빌어서, 기독교 세계관의 핵심을 이루는 우리의 신앙에 대해서 돌아보고자 한다. 주위의 믿지 않는 이들이 성경에 관해 물어올 때마다, 나는 이른바 ‘5C’를 가지고 성경을 설명한다.
첫째, 구약에서의 Creation으로서,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이다. 둘째, Crime으로서, 아담의 죄로 인해 모든 인간이 죄 아래에 놓임이다. 셋째, 신약에서의 Christ로서,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이다. 넷째, Church로서, 성령의 강림과 교회의 시작, 그리고 확장이다. 다섯째, Completion으로서, 예수님의 재림을 통한 완결과 영원한 천국이다. 나는 이 중에서 특별히 오늘 우리 신앙고백의 출발점이자 중심이 되는 ‘창조신앙’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게 되나니 그러므로 저희가 핑계치 못할지니라”(롬 1:20)
하나님이 창조하신 만물 속에는 하나님의 위대하신 신성과 능력이 깃들어 있다. 그러한 만물을 볼 때, 우리 인간은 그 세밀하심과 아름다움을 찬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하나님의 창조주 되심을 부정하고, 그분의 능력과 지혜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
나는 평생 공학과 과학을 공부해 오면서, 하나님 창조의 위대하심에 대해 늘 묵상하고 생각해 왔다. 그 결과 내가 창조를 믿고 고백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또 다른 ‘5C’를 바탕으로 이야기해볼까 한다.
첫째, Conservation이다. 무(無)에서 유(有)는 나올 수 없다. 진화론은 우연한 계기로 빅뱅이 발생해서 에너지와 물질들이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에너지 보존의 법칙’(Law of Energy Conservation)에 따르면 이것은 절대로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둘째, Causality이다. 물질에서 저절로 생명과 생물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 진화론자들은 우연히 물질에서부터 생명체가 되었다고 하지만, 하나님의 세밀한 설계와 개입이라는 요인이 없이 결코 생명의 탄생을 설명할 수는 없다.
셋째, Continuity이다. 진화론자들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진화의 연속성을 증명할 만한 중간화석들이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까지 그런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본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종류별로 창조하셨다고 보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다.
넷째, Conception이다. 모든 생명체에는 DNA와 RNA라는 설계도가 있다. 집을 지을 때 설계도가 필요하듯, 하나님께서는 친히 생명 안에 설계도를 심어 두셨다.
다섯째, Completeness이다. 지구는 생명체가 살아가기 위해 최적의 환경으로 설계되었다. 태양과의 절묘한 거리, 물질계의 절묘한 구성으로 인해 하나님이 창조하신 생명이 살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셨고, 이를 다스릴 권한과 책임을 우리 인간에게 주셨다고 하는 ‘창조신앙’은 기후변화와 자연재해로 신음하는 이 시대에 희망을 준다. 인간의 탐욕과 죄악으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지만,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은 스스로 복원력을 가지고 있다. 환경의 변화 가운데에서도 생태계는 적응력과 복원력을 통해 다시 회복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의 기후변화는 생태계 자체의 복원력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위험수위에 다다랐다고 보는 경고의 목소리가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인간은 자연에 대한 관리와 보존의 책임을 부여받은 청지기로서, 더 적극적으로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이 자연환경이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한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할 것이다.
최근 들어 성경이 증언하는 하나님 창조의 진리를 교묘하게 비틀어서 세상의 과학과 타협하려는 움직임들이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당신의 주권과 섭리 안에 세상을 친히 창조하셨다는 사실은 기독교 세계관, 나아가 기독교 신앙의 가장 중요한 토대를 이루고 있다. 이 혼란스러운 시대 가운데서, 창조의 말씀과 진리를 붙들고 창조의 질서를 회복해 나가는 우리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여러분들이 되기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