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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목 메밀
2021. 5. 29. 보은 산대리
2021. 6. 6 보은 산대리
2. 분류학적 정보
쌍떡잎식물 마디풀목 마디풀과의 한해살이풀
학명 Fagopyum esculentum
계 식물
문 속씨식물
강 쌍떡잎식물
목 마디풀목
원산지 동부아시아 북부 및 중앙아시아로 추정
서식장소 서늘하고 알맞게 비가 내리는 지역
크기 높이 60~90센티미터
(두산백과)
3. 생리생태학적 특징
모밀·메물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한자어로는 교맥(蕎麥)이라 한다. 학명은 Fagopyrum esculentum MOENCH이다. 줄기는 높이 60∼90㎝로 둥글며, 보통 붉은 색을 띠고 속이 비어 있으며 가지를 친다.
잎은 어긋나며 삼각형 또는 심장형으로 끝이 뾰족하다. 꽃은 7∼10월에 피며 작은 꽃이 여러 개 달린다. 색은 보통 백색인데 때로는 담홍색을 띠기도 한다.
꽃은 5, 6매의 꽃덮개, 8개의 수술 및 1개의 암술로 되어 있다. 메밀 꽃에는 암술이 길고 수술이 짧은 장주화와 그 반대인 단주화의 구별이 있어 이형예현상(異型蘂現象)이라 한다. 다른 형의 꽃 사이에서는 수정이 잘되며 같은 형의 꽃 사이에서는 수정이 잘 안된다.
원산지는 동아시아 온대 북부의 바이칼호·만주·아무르강변 등에 걸친 지역이라고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는 한나라 때의 분묘에서 메밀이 나오고 있다. 7∼9세기의 당나라 때에 일반에 알려져서 10∼13세기에 널리 보급되었다고 한다.
일본에는 우리 나라를 통해서 전파되어 8세기에는 재배를 권장하였다고 하므로 원산지에서 가까운 우리 나라에는 꽤 일찍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헌의 기록으로는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에 처음 나온다. 메밀은 한발이나 추위에 잘 견디면서 생육기간이 짧아서 흉년 때의 대작(代作)이나 기후 토양이 나쁜 산간 흉작지대의 응급작으로의 적응성이 크고 영양가가 높으면서도 저장력이 강한 특성이 있다.
따라서 예전부터 구황식물로 많이 재배되었으며, 세종 때에 펴낸 『구황벽곡방(救荒辟穀方)』에도 구황작물로 기록되어 있다.
우리 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품종에는 보통종 외에도 가루에 쓴 맛이 있는 달단종, 씨알의 모가 자라서 날개처럼 된 유시종, 다년생 숙근초인 숙근종 등이 있다.
또 봄에 심어 여름에 수확하기에 알맞은 여름메밀과 여름에 심어 늦가을에 수확하기에 알맞는 가을메밀로 나누기도 한다. 주로 재배되는 품종은 가을메밀의 각 지방 재래종이다. 여름메밀은 5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에 파종되고, 가을메밀은 7월중에 파종된다. 파종방법은 흩어뿌리기나 줄뿌림·점뿌림 등이 쓰인다. 비료는 많이 주지 않으며 10a당 퇴비 750㎏, 질소·인산·칼리 각 2㎏ 정도를 준다. 1, 2회 솎기와 김매기를 해준다. 씨알의 70∼80%가 성숙하면 흐린 날이나 아침 이슬이 마르기 전에 베어서 말려 턴다. 여름메밀은 7월 하순에서 8월 상순, 가을메밀은 10월에 수확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메밀은 각지에서 재배한다. 높이는 60∼90cm이고 줄기 속은 비어 있다. 뿌리는 천근성이나 원뿌리는 90∼120cm에 달하여 가뭄에 강하다. 잎은 원줄기 아래쪽 1∼3마디는 마주나지만 그 위의 마디에서는 어긋난다. 꽃은 백색이고 7∼10월에 무한꽃차례로 무리지어 피며 꽃에는 꿀이 많아 벌꿀의 밀원이 되고 타가수정을 주로 한다. 수술은 8∼9개이며 암술은 1개이다. 메밀꽃은 같은 품종이라도 암술이 길고 수술이 짧은 장주화(長柱花)와 암술이 짧고 수술이 긴 단주화가 거의 반반씩 생기는데 이것을 이형예현상(異型衲現象)이라고 한다. 열매는 성숙하면 갈색 또는 암갈색을 띠며 모양은 세모진다.
중국 북동부와 시베리아 등지에서 재배종과 형태가 거의 같은 야생종이 발견되어 이것이 재배종 메밀의 원형인 것으로 인정되고 있어, 원산지는 야생종이 발견된 지역인 바이칼호(湖) ·중국 북동부·아무르강(江) 일대를 중심으로 한 동부 아시아의 북부 및 중앙 아시아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은 당나라 때 처음 알려졌으며 송나라 때에는 널리 재배되었다. 한국도 원산지와 가까우므로 중국을 거쳐 오래 전부터 재배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메밀은 건조한 땅에서도 싹이 잘 트고 생육기간이 60∼100일로 짧으며 불량환경에 적응하는 힘이 특히 강하다. 서늘하고 알맞게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 자라는데, 생육 초기에는 온화하고, 개화 성숙기에는 고온이 아니며 비가 적은 조건이 좋다. 그러나 생육기간이 짧고 기후에 대한 적응력이 강하므로 북위 70 °까지 중점토를 제외한 어디에서나 재배할 수 있어 그 재배 범위가 매우 넓다.
종류에는 이른 씨뿌림(早播)에 적응하는 여름메밀, 늦은 씨뿌림(晩播)에 적응하는 가을메밀, 그리고 그 중간 성질을 가진 중간형으로 구별된다. 풋것은 베어 사료로 쓰며, 잎은 채소로도 이용된다. 종자의 열매는 메밀쌀을 만들어 밥을 지어 먹기도 하는데, 녹말작물이면서도 단백질 함량이 높고 비타민 B1 ·B2, 니코틴산 등을 함유하여 영양가와 밥맛이 좋다. 가루는 메밀묵이나 면을 만드는 원료가 되어 한국에서는 옛날부터 메밀묵과 냉면을 즐겨 먹었다. 섬유소 함량이 높고 루틴(rutin)이 들어 있어서 구충제나 혈압강하제로 쓰이는데, 이 루틴을 생산할 목적으로 재배하기도 한다.
(두산백과)
메밀은 일년생 쌍떡잎식물로 생육기간이 60~80일로 짧다. 서늘한 기후에 알맞으며 흡비력이 강하고 병충해도 적은 무공해 작물이다. 메밀은 한발이나 추위에 잘 견디며 생육기간이 짧아서 흉년 때의 대작(代作)이나 산간 흉작지대의 응급작으로 적당하다. 영양가가 높으면서도 저장력이 강하여 예전부터 구황식물로 많이 재배되었다.
현재도 산지(山地)에서 대량 생산되며 평지에서도 이모작의 전후작물(前後作物)이나 대작작물로 재배된다. 잡곡류 중에서는 옥수수 다음으로 재배 면적이 많으며, 전국적으로 비교적 고르게 재배된다.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4. 용도
1) 식용
메밀은 단백질이 많고 독특한 맛이 있어 국수, 냉면, 묵, 만두 등의 음식에 널리 쓰인다. 특히 메밀이 많이 생산되는 강원도·함경도·평안도 지방에서는 메밀로 만든 막국수나 냉면이 향토음식으로 발달하였다.
메밀은 보통메밀과 달단메밀로 나누어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보통메밀이 재배되고 있다. 달단메밀은 중국, 네팔,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재배되고 있다. 보통메밀은 메밀국수, 빵, 묵, 수제비, 부침, 전병, 떡 등을 만드는 데 이용되며 달단메밀은 메밀죽, 빵을 만드는 데 이용된다.
메밀의 어린잎은 채소로 이용되고 풋베기한 것은 녹사료로 우수하다. 메밀깍지로 만든 베개는 가볍고 부서지지 않으며 통풍이 잘 되어 열기를 식히고 풍증을 없앤다고 한다.
잎과 꽃에서는 혈압 강하제인 루틴을 추출한다. 메밀꽃은 오랜 기간에 걸쳐 많이 피기 때문에 꿀이 많이 생산된다. 메밀꿀은 암갈색으로 특유한 냄새가 나며 의약용으로 쓰인다.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2)약용
꽃이 만발한 지상부 이외에, 메밀의 씨, 꽃, 잎 및 줄기도 약으로 사용된다. 줄기 또는 잎은 해열제독하고, 청력과 시력을 향상시키며, 기(氣)를 내리고, 식체를 제거하며, 지혈하고, 혈압을 낮춘다.
메밀은 영양가가 풍부하며 고혈압, 관상 동맥 질환과 당뇨병의 예방 및 치료, 항암, 노화지연, 혈중 지질저하 등과 같은 다양한 효능을 갖고 있다. 따라서 개발 가치가 크고 잠재력을 지닌 건강식품이다.
Fagopyrum tataricum (L.) Gaertn.도 중국에서 한약재 교맥(蕎麥)으로 불리며, 총 플라보노이드의 함량은 Fagopyrum esculentum보다 높다. 본초강목(本草綱目)은 Fagopyrum tataricum이 맛은 쓰고, 평하며 성질은 차고, 정력증강과 청력, 시력을 향상시키며 강기(降氣)하고 내장을 이완시키며 위에 활력을 준다고 기술하고 있다. 현대의 임상 결과에 따르면, Fagopyrum tataricum 분말 제품은 혈당 및 혈중 지질을 낮추고 면역력을 향상시키며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관상 동맥 질환 및 뇌졸중과 같은 질병에 대한 보조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그러한 효과는 Fagopyrum tataricum에 함유된 플라보노이드(예: 루틴)와 메밀 단백질 복합체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메밀 단백질 복합체는 인체 내 항산화 효소의 활성을 향상시키고 지질과산화물을 제거하며 자유기에 대한 유기 저항성을 증가시키는 특정 효과를 가지므로 혈당을 낮추고 노화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Fagopyrum tataricum에는 부작용 없이 당뇨병과 고혈압에 대한 특정 치료 효과가 있다.
Fagopyrum tataricum을 당뇨병 환자의 식이 요법에서 탄수화물 일부 대신 사용하면 Fagopyrum tataricum 사용 전과 비교하여 생화학적 지표가 상당히 향상될 수 있으며 당뇨 약의 복용량도 낮출 수 있다. 이것은 Fagopyrum tataricum이 당뇨병에 긍정적인 치료 효과를 가지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따라서 고지혈증 환자를 위한 식이 요법으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약용식물 백과사전 3, 2019.06.25, 자오중전, 샤오페이건, 성락선, 신용욱, 성락선)
5. 숲해설- 소재에 관한 스토리텔링
쉽게 뿌리고 많이 거두는 메밀
메밀은 전국 각지에서 재배하는 식물입니다. 파종 후 수확까지의 기간이 짧아 옛날부터 구황작물 중 최고로 여겨졌지요. 특히 화전을 일굴 때 옛사람들은 반드시 메밀을 심었는데, 비옥한 산림의 기름진 땅에 불을 놓아서 갈고 씨를 뿌리면 메밀의 수확이 평상시보다 배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남환박물>에서는 제주 밭의 등급을 하중(下中)으로 평가하며, 땅이 좋지 않으니 콩이나 메밀 등을 심어야 한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성종실록>을 보면 흉년에 준비해야 할 작물로 메밀이 나오는데, 각 마을의 백성들에게 많이 준비하도록 하여 굶어 죽는 사람이 나오지 않게끔 노력했습니다.메밀, 어디까지 먹어 봤니?
보통 메밀 요리라 하면 메밀의 종자를 갈아 만든 국수와 묵을 떠올립니다. 열매를 먹는 것이지요. 그러나 구황작물인 메밀은 무엇 하나 버릴 것이 없었습니다. <구황촬요>는 조선 명종 때 간행된 흉년에 대비한 내용의 책인데, 여기에 메밀을 먹는 다양한 방법이 나옵니다.
조선시대 상비약, 메밀
조선시대에 메밀은 상비약으로 많이 쓰였습니다. 뜨거운 기름에 데었을 때 메밀가루를 식초에 개어 붙였는데, 메밀의 찬 성질이 화상 입은 상처의 열기를 가라앉힐 것으로 생각하고 나온 처방입니다. 또한 넘어져 다쳐서 붓고 통증을 참을 수 없을 때는 치자와 메밀을 가루로 만들어 물에 타서 바르면 나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메밀을 이용한 처방은 임신과 관련된 부인병에도 자주 등장하는데, 생리불순이나 출산과 관련된 내용이 많습니다. 태아가 나온 후 태반이 나오지 않을 때는 메밀가루로 죽을 쑤어 산모에게 먹였고, 출산 후 젖꼭지가 갈라지는 병에는 메밀과 대나무 태운 재를 물에 타서 발랐다고 전해집니다.
강원도의 메밀 이야기
메밀로 유명한 곳은 강원도 평창인데, <메밀꽃 필 무렵>이라는 이효석의 소설 덕분에 강원도 메밀은 더욱 많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장돌뱅이 허생원은 해마다 찾는 평창의 봉평장터에서 밤중에 다리를 건너게 되는데요. 그때 왼손잡이 동이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것을 깨닫지요. 이 장면의 배경이 바로 달빛에 반사되는 하얀 메밀 꽃밭입니다. 이 배경 덕에 허생원의 마음이 더욱 절절하게 시처럼 와 닿는 것입니다.
메밀꽃의 하얀색 이미지가 우리에게 문학적 감흥을 고조시키는 것은 한시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구한말의 문인 김윤식은 가을의 풍경을 읊은 한시에서 붉은 수수와 노란 콩잎만이 아니라, 하얀 메밀꽃이 흰 눈과도 같은 데다 향기까지 있어 들판의 아름다움을 더한다고 노래했습니다. 흔히 먹는 메밀국수나 메밀냉면은 갈색이지만 실제 제대로 껍질을 벗긴 메밀면은 하얀색에 가깝습니다. 메밀을 먹으면서 메밀의 문학 속 이미지를 떠올린다면 우리의 몸도, 마음도 모두 살찌울 수 있지 않을까요?
제주도의 메밀 이야기
메밀 하면 강원도가 머리에 맴돌지만, 놀랍게도 메밀을 실제 가장 많이 재배하는 곳은 제주도입니다. 오래전부터 메밀을 재배한 제주도에서는 메밀 재배와 관련해 자청비 설화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옥황상제의 며느리가 된 ‘농경의 신’ 자청비가 오곡의 씨앗을 받아 지상으로 내려와 심었는데, 한 가지 부족한 것이 바로 메밀이었답니다. 다시 하늘로 올라가 메밀 씨앗을 받아와서 뿌리는 바람에 메밀은 늦게 심고 일찍 수확하게 됐다는 것이지요.
한편 제주도에 메밀이 전해진 계기가 고려 말, 몽골에 의해서라는 설도 있습니다. 원나라 사람들이 삼별초 항쟁을 도운 제주 사람들을 골려주려고 소화도 잘 안되고 독성이 있는 메밀을 전해주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주도 사람들은 슬기롭게도 메밀로 빙떡을 만들어 먹었답니다. 메밀가루 전병에 소화가 잘되는 무를 넣고 말아 먹은 것이지요. 위기조차 기회로 바꾼 조상들의 지혜가 놀랍기만 합니다.
(옛이야기 속 고마운 생물들, 2017. 10., 조원범)
메밀이 인류역사에 처음 등장한 것이 기록상으로 나타난 것은 6세기 남북조(南北朝)의 말기에 가까우며 서양에서는 이보다도 500년이나 더 늦어진다. 즉, 사라센 제국이 번영하던 때에 십자군(十字軍)이 유럽으로 전파시켰다고 하며 그래서 프랑스어로 메밀을 Blé Sarrazin(사라센보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스나 로마사람들은 메밀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히말라야 지방에서는 Ogal이라 하고 또는 Ogla 혹은 Kouton이라 부른다. 그렇지만 범어(梵語)에 메밀의 이름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고 메밀연구논문(세계)은 지적하고 있으므로 메밀의 전파는 근세의 일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이조 초기의 농사직설(農事直說)에 메밀의 재배법이 당나라의 사시찬요(四時纂要)를 베낀 것처럼 다루어져 있고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 산림경제(山林經濟) 등에서도 볼 수 있다. 메밀이 오늘날 세계 5대 산지(한국, 중국, 캐나다, 브라질, 남아프리카)의 하나로 손꼽히게끔 우리는 메밀의 대단위 산지가 되었지만 메밀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교훈적인 구전(口傳)전설이 남아 있다(서북지방).
메밀은 영양가로는 밀보다 월등히 높지만 껍질을 완전히 벗기기 어려워 이것이 소화력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 따라서 옛날에는 오늘날 같은 훌륭한 제분기술이 없었던 고로 메밀은 소화가 잘 안되는 말하자면 곡식이면서도 독소가 있는 곡식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북쪽 오랑캐들은 빈자(貧者)의 식사니, 곡지하품야(穀之下品也)라 해서 천시하면서 또 누런 즙이 나오는 것을 건강을 저해시키는 독소라 믿어서 한국을 점령하고 지배하면서 한민족의 잠재된 힘의 팽창과 부흥을 두려워한 나머지 이 힘을 약화시키고 멸망시키려는 묘책으로 메밀을 한국에 전파시켰다고 한다.
따라서 눈에 뜨이지 않게 변방 서북쪽에 흉년이 들자 구황곡물인양 선심 쓰면서 들여와 전파시켰다. 따라서 북쪽에서 메밀요리가 발달한 것은 납득할 수 있다. 오랑캐들은 메밀은 허기진 배를 채워 주므로 크게 선심을 쓰는 것처럼 생색을 내면서 그로 인한 소화불량으로 한국인의 체력을 약화시켜 의지와 용기를 저해하려는데 뜻이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무력의 침략 이상으로 비분을 느낀다. 그러나 우리 서북지방의 조상들은 이 곡식을 슬기롭게 우리 것으로 정립시켰는데 그것이 바로 무를 이용하여 소화력을 조장시켜 훌륭한 음식물로 개발, 승화시킨 지혜는 길이 전승시켜야 할 쾌거였다. 즉, 냉면을 겨울에도 동치미국에 말아서 덜덜 떨면서도 먹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을 현대인은 잘 모르고 그저 멋 정도로만 알고 있는데 내 것을 바로 알고자 하는 지각이 있어야 한다.
제주도에는 빙떡이라 하여 모밀전병을 얇게 부쳐서 그 속에 양념을 한 삶은 무를 넣고 전병을 돌돌 말아서 만든 것인데 이것은 고려 때 몽고인이 제주도를 점령 제주도민을 진멸하려고 모밀을 먹게 했을 때 제주도민의 조상들은 제독(除毒)의 슬기로서 무를 곁들여 먹음으로써 허기를 메우면서도 연명할 수 있었다는 독특한 음식인 빙떡내력의 슬기를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 제주도에서는 조상의 제사 때나 명절에 반드시 빙떡을 제상에 올려 조상의 슬기가 후손의 오늘이 있게 이어주었다고 고마움을 기리는 풍속이 있다. 또 대소사 간에 큰일이 생기면 빙떡을 부조로서 한 구덕(광주리)씩 만들어 가지고 간다는 것이다. 서울지방에서 초상이 나면 팥죽을 한 동이씩 쑤어가는 것이나 경상도에서 비빔밥을 해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상부상조한다는 조상들의 아름다운 선린관계의 민속이었다
(한국민속식물, 1997. 2. 15., 최영전)
언제부터인가 겨울밤 거리를 누비며 "메밀묵 사려"를 외치던 정겨운 소리는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춥고도 긴 겨울밤을 도란도란 화로가에 둘러앉아 장국에 메밀묵을 쳐서 먹던 한국적인 멋을 그리워하는 세대도 메밀묵 장수의 외침처럼 하나둘씩 사라져 가고 없다. 내가 어릴적 우리가족도 겨울밤 메밀묵을 사 동치미국물에 김장배추를 송송 썰어 넣고 먹곤 했었다. 그때 묵이 덜덜 떤다고 살아있다고 먹지않고 멀찍이 떨어져 있던 우리언니 모습이 생생하다 .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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