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후기 쓰기 진짜 겁난다...
원래 후기 잘쓴다는 소릴 듣는 것도 아닌데....요즘은 워낙에 다양한 기술이 접목된 후기들이 많이 올라오는 통에....
그래도 이번에는 올려야 할 것 같다....생애 첫번째 번개장이었으니....
영남 알프스 정모가 있는 날.....
어지간한 오지인들이 다 모이는 자리이지만 나는 함께할 수 없고, 그렇다고 집에서 창문너머로 가을을 맞이하기에는 너무 매력적인 날씨....
혼자만의 캠핑을 각오하고 맘 먹었던 닷돈재야영장 번개를 쳤다....첫번째 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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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산님 부부와 단촐한 모임이 될 것이라 예상했던 번개는 예상 외로 푸른항해님, 베낭님, 참솔님, 피네나님, 크린베리님의 참여로 그런대로 단촐한 모임의 형태를 갖췄다..
그 중에도 대단한 건 피네나님.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닷돈재까지...
쌀쌀해진 저녁 기온을 이기기위해 갈아입고 오신 호랑이 모양의 옷...머라고 해야되나....
암튼 즐거웠습니다....
토요일은 한가로운 오전을 보내고 점심쯤 계획했던 하늘재 트레킹을 떠났다...
길가에서 마주쳤던 예쁜 들꽃, 이름 모를 풀과 벌레, 도마뱀....
트레킹 코스는 어렵지 않은 완만한 산책로 수준.....나무 동굴 사이로 난 길을 따라서 쉬엄쉬엄 올라가면 된다...
딱히 숨이 찰 일도, 다리가 고생할 일도 없을 듯 하다....
잠자리 잠재우기 신공을 시도하는 춘산님......결국 실패하셨습니다.
다..
하늘재 가는 길에 있는 연아나무랍니다.......비슷한 것 같긴 하네.....
하늘재 정상의 하늘재 산장.
주인장이 바로 요리해준 단백한 맛의 가지나물 볶음을 안주삼아 시원한 막거리 한잔을 들이켰다..
하지만 하늘재라는 이름에서 불러일으키는 환상에 비해 사방의 경치는 살짝 실망스러울 정도였다...
당연히 확트인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시원한 풍경을 상상했었다...그러나 하늘재 산장에서 바라본 풍경은 아니었다...시원하지도 탁 트이지도 않았다...
그런 실망감을 안고 하산하려는 순간 바로 앞 언덕 위에 하늘재 표지석이 보였다...하지만 바로 앞에 붙어있는 허름한 경고판 하나....개인소유토지란다....들어오지 말란다....들어가면 안돼지...근데 안들어가면 서운하다..저기 가면 더 멋진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가파른 언덕을 올라보니 비로소 하늘재란 이름에 걸 맞는 풍경이 펼쳐진다....어쩌다 개인 소유 땅에 하늘재 표지석을 세웠을까?
하늘재에서 맞이한 가을은 시원하고 상쾌했다...
당초 계획했던 포암산 정상은 다음기회에.........할 수 있을까? 가파르단다...난 그런길 싫어하는데...무지....
이후의 시간은 항상 그렇듯이 이런 저런 얘기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즐거운 시간....
역시나 단촐한 모임은 이래서 좋다....시끄러울 것도 없다....부산할 것도 없다...
멀리까지 가서 구해온 장작을 가운데 두고.....서늘한 밤에도 늦은 시간까지 이야기꽃을 피운다..
일요일 아침 일찍 나는 아침준비를 하시는 다른 분들께 인사를 남기고 먼저 집으로 고고씽......
집안의 평화를 위해...그리고 다음 캠핑을 위해...
같이 해주셨던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그리고 즐거웠습니다.
금욜 밤 늦게 어둔 밤김을 혼자서 엉엉 울면서 운전해 오신 푸른항해님...(푸항님에게는 초상권이 있습니당....)
토요일 아침 오신다더니 죄송스럽게도 제 전화 한통에 바로 금욜 밤 늦게 오신 춘산님, 춘뫼님...춘산님 이번에도 전담요리사로 고생하셨습니다...
요리하실 땐 눈에서 레이저가...
춘산님이 직접 찍으신 춘뫼님 사진....
항상 그렇듯이 명랑한 목소리로 분위기를 채워주신 베낭님...
조용하지만 아웃도어의 내공이 보이는 참솔님...
첨 뵙지만 편안한 느낌에 샤프한 외모의 핑크베리님...
토요일 대중교통으로 어렵사리 합류하신 피네나님..앞에서 사진 보셨죠? 호랑이 옷...
우리 곁에 있었던 것.....가을 바람, 커피향, 들꽃, 장작냄새, 밤바람, 도마뱀, 사과, 은행나무, 노랫소리, 가로등, 별.................
같은 공간을 공유했던 사람들만 그 의미를 알 수 있는 것들이지요.......모두 즐거웠습니다...
닷돈재 다녀오셨군요...ㅎ 넘 오래간만이네 차니화니님....
운탄고도에서 뵐 수 있을거라 기대하고 있었네요...ㅠㅠ
담에 또 번개장 한번 더 하시죠? 언능 손 들라니깐~~ ㅋㅋ
체어스토리님 뵌지가 언젠지....
물고기자리님이랑만 놀지마시고 같이 놀아주세요...
일명 김연아 소나무군요
멋진모습들이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