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2015년 농사 이야기 (기 승 전 딸기)

[孤山吐月]

2015년 농사 이야기(2015/06/04~12/05)

기 승 전 딸기

6월 4일을 시작으로 모내기를 끝냈다.

논에 물을 채우고 트랙터로 경운을 하고 다시 써레질을 하고, 가끔 깊은 곳에 빠져 

여기 저기 수소문해 기계를 끌어내고 한동안 논두렁에 앉아 멍하니 먼산만 쳐다보기도 했다.

이런 저런 사소한 일로 논일을 시작했다.

거짓말 같다는 말, 이럴 때 쓰는 말이다.

모내기를 마치고 우렁이를 논에 넣고 근 한달만에 논에 갔을 때의 풍경이 그랬다.

여기 저기 손길을 기다리는 곳이 많은데 모조리 외면하고 딸기모 밭에 살다와 보니 

그럭저럭 풀도 없고 어지간히 잘 크고 있었다.

 

담배값이 오르기 전부터 심어야지 하던 걸 올해야 심었다.

10평 남짓한 밭에다, 그야말로 유기농 담배를 재배했다.

담배밭 모퉁이에서 3명이 얼마나 흐뭇해 했는지

우리의 농사도, 삶도 그랬으면 좋겠다.

재미있고, 즐겁고, 보람되고, 꼭 필요한 농사를 짓고 싶다.

딸기밭 거름 내기에 자원한 아이들.

새벽에 꼭 깨워달라던 아이들이 스스로 일어나 하나는 운전대를 잡고(워낙 저속이라...), 하나는 삽을 잡고 일 했다.

물론 운전하는 재미로 나왔겠지.

수확하던 딸기밭 1동을 일찍 파하고, 모를 받았다.

딸기는 런너(기는 줄기)로 번식한다.

런너가 나오면 유인해 포트에 핀으로 고정하고 물주면 그 해 심을 딸기모가 완성된다.

어찌 지나간지 모르는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 딸기 정식기가 돌아왔다.

해마다 하는 결심

"딸기 농사가 뭔지 보여주지!"

꽃이 피고 더러 파란 멸매가 열리기도 했다.

손이 야무진 5살 막내딸이 말뚝에 묶인 끈을 풀어준다.

"옵빠들~~~ 나 오늘 일 많이 했어"

진짜다. 일 많이 했다.

피같은 딸기 첫 수확!

농사는 늘 즐거움만 있는 건 아니다.

처자식과 먹고 살기 위해 배수진을 치고 농사짓는 분 말이

"모가지 하우스에 걸어 놓고 나 죽었소하고 농사 지어라!"

누구에겐 전쟁같은 일이기도 한게 농사다.

청주에서 난로도 만들고 로켓 스토브도 만드는 모임에 가서 스토브 하나 만들었다.

작년 겨울 너무 추웠다.

올 해는 이걸로 따뜻하게 지내련다.

김장도 마치고, 쌀도 있고, 딸기도 따고 있으니 올해도 기본은 했다.

세상 돌아가는 꼴이 그저 그렇긴 해도 말이다.

건강과 평화!

[서현이엄마(경기평택)]

고생많으셨어요... 딸기가 이쁘네용...^^ 먹기 아깝다....

[즈나(부산)]

http://durl.me/arwtft

[레시곤(서울중구)]

수고하셧습니다

[이성환(서울)]

고산토월님 ..딸기가 너무 곱습니다.^^
고생많이하셧습니다!

[하와이소녀(부산)]

딸기가 멋집니다 ^^~~

[잘생긴김씨(전주)]

따... 딸기....♡o♡

[한량(전남)]

참!!오랜만에 뵙니다,애들도 반갑네요
논산댁님도 잘계시죠 ^^
딸기 번개가 얼마전 같은데 금방 해가 바귀어 가네요
또 딸기따러 가야헌디 !!!

[孤山吐月]

올해도 딸기 핑계로 한번 오세요^^

[코난.카페장(경기)]

올해 가뭄이 심해 농사가 힘들었다는데 잘 키우셨네요^^

[孤山吐月]

벼농사는 작년에 비해 수확이 적습니다.^^

[孤山吐月]

네. 요즘 따고 있습니다. 대부분 학교급식으로 나갑니다. 유기는 아니구요. 무농약 딸기지요.^^

[milkyway(서울)]

단풍마저 지고 낙엽만 뒹구는 황량의 계절에 눈도 안오니 끝없이 공허해져만 가는데
초록의 싱그러움을 보니 참 좋습니다.
이때를 대비해 생명의 기운이 한창인 자연과 농촌 접할때마다 부지런히 사진 찍어 두었지만 그래도..

오랫만에 담배잎 보니 충북 음성 옛 외갓집과 동네 생각도 납니다.
저런 넙다란 잎이 사람이 피는 담배가 된다는 것에 신기해하고
담배잎 말린다고 마당에 있던 창고는 웅웅거리고요.

[孤山吐月]

전엔 높다란 황토집을 짓고 거기에 담배를 널어서 말려는데, 요즘은 기름 때서 말리겠지요.
말아서 피워보니 전매청 담배맛은 안나요. 역시 미원미 좀 들어가야 맛이 나나 봅니다.

[서현이엄마(경기평택)]

움... 하우스 딸기 나오던데 꽤 비싸게들 팔던데.... 키우는 분들은 이익이 좀 나나요?? 여전히 판매가격만 비싼건가요??

[孤山吐月]

판매가격과 비교해 차이가 있긴 합니다. 난장 벌이고 팔수도 없는 노릇이라.... 노동과 자본 집약적이라 어느 정도 수익은 됩니다만, 누가 물으면 전 딸기 농사 말릴랍니다. 한가한 맛이 없어요.

[퉁탕(경기)]

와 농사 잘되셨네요~

[孤山吐月]

그럭 저럭 괜찮습니다. 처자식 맥여 살릴라믄 잘 되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