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열·장연자 도자조형전
물고기를 통한 관념의 해체
(“산사에 물고기가 산다?” 1+1=2가 아니다?)
작가의 작품은 우리를 이야기하고 있다. 매체의 해체는 각각의 작품 속에서 유기적으로 나타난다.
도자의 정체성은 모든 작가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의식화 되어있는 언어적 유희이다.
작가는 이성과 감성을 확장시키고 감각적 표현으로 해체적 성향을 강하게 보여준다.
글 | 최중열 작가노트
[2010. 6. 18 - 6. 26 한전아트센터갤러리]
[한전프라자갤러리]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1355 한전아트센터 1F T.02-2105-8191
홈페이지로 가기 http://www.kepco.co.kr/plaza
관람자는 미술관을 들어오는 순간 기대와 환희, 그리고 각각의 생각을 안고 돌아선다. 작가의 의도와 관계없이 관객은 스스로 알 수 없는 수수께끼와 자기 독백에 빠진다. 이 수수께끼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각기 다른 해석을 불러오지만 관객들은 종잡을 수 없는 기표와 기의에 매달리게 된다.
만약 당신도 이런 경험이 있다면 우리는 쉽게 미술에 상식이 없다고들 말한다. 그리고 돌아보지 않는다. 이제 미술관을 관람 후 뒤를 돌아보는 물고기의 회귀본능을 작가는 이야기 한다. 어릴 적 어머니 등에서 자고 칭얼댈 때 부엌에서 밥과 반찬냄새, 그렇게 좋지도 싫지도 않았던 그 시절! 어머니 손 맛!, 어린아이는 그 냄새에 취해 어른이 된 지금에도 그 향취를 그리워한다. 연어는 산란기에 모천수를 찾아 길고 긴 바다 여정을 시작하여 고향의 품에 산란하고 흔적만 남긴다. 생명의 근원을 말하지 않더라도, 하나님의 창조론을 설명하지 않더라도 물고기는 우리 삶 속 깊이 자리하고 있다. 기독교인들은 물고기를 ‘익투스’ 예수 그리스도는 나의 구세주! 그리고 천국 즉 하나님의 품에 안기는, 회귀본능을 찬양한다.
Personification a Fish Self-Identity Chaos (물고기에 의인화한 정체성의 혼돈). clay, glaze 2008-2010
Self-Mind Identity(자아정체성-정신). clay(산청토), glaze(망간, 소금유, 동 결정), 300x400x900. 3조, 2010
산사의 풍경소리는 듣는 자들의 마음을 편하게 한다. 수도승을 번뇌로부터 깨어나 일심으로 정진하며 깨달음을 얻게 하는 풍경의 물고기·선악과 윤회의 회귀를 이야기한다. 민중 신앙의 물고기는 다산과 장수, 토템과 샤먼 그리고 흙으로 돌아가는 회귀본능을 되풀이 한다. 물고기는 삶 속에 함께하는 형이상하학적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는 생물이다. 작가는 인간의 형상을 물고기에 투영하고 있으며, 대나무의 상징성을 세상 사람들에게 조잘 되고 있다. 청탁을 거절하면 청렴이 되고 청백리 삶을 후손에게 물려준다는 어느 공익광고를 비유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수많은 비리와 법망을 감당하면서 살고 있다. 작가의 물고기는 깨끗하다. 작가의 작품은 우리를 이야기하고 있다. 매체의 해체는 각각의 작품 속에서 유기적으로 나타난다. 도자의 정체성은 모든 작가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의식화 되어있는 언어적 유희이다. 작가는 이성과 감성을 확장시키고 감각적 표현으로 해체적 성향을 강하게 보여준다. 도예의 한계성을 목말라하면서 美와 用의 정체성을 배제한 채 자신만의 독창성을 시각적 언어로 설명한다. 기표와 기의의 관계 속에 등장하는 의미와 개념의 차이를 작가의 사회적 경험에 따라 의미의 자율성을 가진다.
Self-Identity perfection (자아정체성 완성)2. clay(산청토, 백토), glaze(결정유, 백유, 코발트), 500x2200x800, 2009
Self-Separation(자아의 분절)2. clay(산청토,), glaze(금빛망간), 550x550x2100, 2010
Fish Living of the Mountain house(산사에 물고기가 산다). clay(산청토), glaze, 500x500x900,10조, 2008
결국 작가의 주관적 의도와 달리 관객 스스로의 해석과 의미 창출은 우리 도자를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 어떤 의미와 이유를 언어적 유희로 확정하는 결과는 자아와 타자의 관계성을 부정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 작가와 관객의 통로는 상대적이지만 그들의 관계 안에 존재하며 모든 해석과 사고는 시각적 언어로서 스스로 생각하고 깨닫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관람자는 미술관을 나오면서 새로운 지식과 한계성을 스스로 벗어나지 못하더라도 작품 안에 비추어진 자신의 존재감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작품“산사에 물고기가 산다!”는 마디 쌓기 魚25, 雙魚5, 분절된 자아3, 캐스팅 105 마리의 군집을 이루고, 전시공간에서 헤엄치는 형태의 변화는 거대한 바다를 연상케 한다. 어떤 형태는 인간을 의인화하고 어떤 물고기는 세상을 노래하고 있다. 해학적으로 풍자한 작품, 순수함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은 우리들 세상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