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부실발 '적자' 저축은행과 대비
회계기준 다른 탓...'사실상 뻥튀기' 의혹
캐피탈사들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급증에도 높은 순이익을 기록해 '뻥튀기' 의혹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의 감독회계 기준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저축은행은 줄줄이 적자를 냈지만
IFRS(국제회계기준)를 적용해 과거 경험손실을 반영한 캐피탈사는 높은 수준의 이익을 기록해서다.
일부 캐피탈사는 감독회계 기준을 적용하면 적자로 돌아선다.
1일 금융업걔에 따르면 금융지주 산하 저축은행과 캐피탈사의 2분기 실적이 대비된다.
하나금융지주 산하 하나저춛은행은 54억원의 적자를 낸 반면 하나캐피탈은 509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 산하 우리금융저축은행은 280억원 적자, 우리금융캐피탈은 800억원의 순익을 냈다.
신한금융지주 계열 신한저축은행과 신한캐피탈은 각각 125억원, 1084억원의 순익을 내 이익 격차가 벌어졌다.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은 부동산 PF 잔액이 많고 연체율이 치솟아 돈을 떼일 것에 대비해 쌓는 충당금 부담이 크다.
올 6월말 가준 사업성평가로 충당금 부담이 확 늘었다.
특히 캐피탈사의 PF잔액이 25조4000억원으로 저축은행은행의 9조4000억원 대비 2배 넘는데도
캐피탈사의 실적이 나쁘지 않아 의외라는 반응이다.
이는 두 업권의 충당금 적립기준에이 다르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저축은행은 감독회계 기준에 따라 부실 가능성도 감안해 충당금을 쌓고 100% 비용처리한다.
반면 IFRS를 적용하는 캐피탈사는 과거 경험손실을 바탕으로 충당금을 산출한다.
2011년 이후 PF 부실이 적었기 때문에 충당금 적립금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온다.
금융당국은 캐피탈사의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감독회계 충당금과 IFRS 충당금의 차액만큼을 대손준비금(자본계정)으로
설계했다.
26개 주요 캐피탈사가 지난해 자본계정에 적립한 대손준비금은 3900억원이다.
문제는 순이익 대비 대손준비금 비중이 갈수록 커진다는 점이다.
2021년 이익 대비 대손준비금 비중은 1%에 불과했으나 2022년엔 5.2%로 상승했고 지난해엔 11.9% 에 달했다.
지난 3월 말엔 20.3%로 뛰었다.
캐피탈사들의 낙관적인 회계 처리에 따라 감독당국 기준과 갈수록 격차가 벌어졌다.
그만큼 캐피탈사의 실적에 의구심이 커진다.
심지어 대손준비금이 이익을 추월하기도 했다.
지난 3월말 신한케피탈은 순이익이 614억원인 반면 대손준비금은 690억원이었다.
메리츠케피탈은 25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발표했으나 대손준비금이 383억원에 달했다.
저축은행과 동일한 기준으로 실적을 발표했다면 두 회사는 적자기업으로 돌아선다.
금융권 관계자는 '2분기 금융지주들이 역대 최대순익을 올렸다고 하는데
계열사들이 PF 충당금을 제대로 쌓았는지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화순.이창섭 기자
대손준비금이란
각 사가 회계기준(IFRS) 기준에 따라 손실률을 전망해 쌓아두는 대손충당금과 감독회계 기준에 따른 대손충당금의 차액.
자본계정에 별도 적립하지만 당기순이익엔 차감하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