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환채(亡者還債)
亡 : 죽을 망
者 : 놈 자
還 : 돌아올 환
債 : 빚질 채
죽은 자가 빚을 갚아주었다는 말로,
채무자가 죽은 사람을 핑계로
빚을 탕감받은 고사에서 유래했다.
터무니없는 일을 끌어대어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를 이른다.
문헌: 용제총화 잡기(傭齊叢話 雜記)
예산(禮山)의 고리대금업자 김장득(金長得)은
우직하면서도 인색하기 짝이 없어
빚을 주면 독촉이 불같았다.
때문에 그에게서 돈을 빌린
강진해(姜鎭海)라는 사람도 그에게 톡톡히 당했다.
그래서 그에게 골탕을 먹여주려고
꾀를 내어 아내에게 말했다.
“장득이가 내일 틀림없이
종놈을 보내 빚을 독촉할 텐데,
그러면 당신은 지금 내가 하라는 대로만 하시오.
속닥속닥!”
이튿날, 그는 홑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시체처럼 누워 있었다.
그의 아내는 남편이 시킨 대로
머리를 풀고 슬피 울었다.
그때 아니나 다를까 김장득의 종이 찾아왔는데,
그 광경을 보고는 웬일이냐고 물었다.
“남편이 어제저녁 늦게 돌아와
식은 밥 몇 숟갈을 뜨고는 밤중에
가슴을 치더니 별안간 죽었지 뭐예요.
이제 어린것들 하고 살아갈 일을 생각하니
천지가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흑! 흑! 흑!”
종이 급히 돌아가 보고 들은 대로 고하자
장득은 돈을 떼이는가 싶어 가슴이 쓰라렸다.
그런데 며칠 후, 뜻밖에 죽었다던 강진해가 찾아왔다.
“죽었다고 들었는데 어찌 된 일인가?”
“소인이 죽은 지 사흘 만에 다행히 다시 살아나
이제야 겨우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죽은 사람이 살아났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보기는 처음이네.
그럼 자네는 저승 구경도 했겠구먼?”
“예. 저승도 이승과 비슷하던걸요.”
“그래? 어디 저승 얘기 좀 들어보세.”
“예. 얼굴이 흉악한 차사가 소인을 끌고 가는데
꼭 이승과 같더라고요.
염라국에 들어서니 큰 궁전에 귀신 졸개들이 늘어서 있고,
한 험상궂게 생긴 자가 붉은 옷을 입고 앉아 있는데
그이가 바로 염라대왕이라고 하더군요.
그 염라대왕이 책을 들추어 보더니
‘이자는 아직 오지 않을 사람이니 당장 돌려보내라!’
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차사를 따라 나오는데
길가에서 어떤 사람이
소인의 손을 잡고 반가워하기에
자세히 보니 바로 어르신의
돌아가신 아버지였습니다.”
“아니, 그러니까 돌아가신
우리 선친을 뵈었단 말이냐?”
“예. 그런데 어르신이 워낙 남루한 모습이어서
처음에는 몰라 뵈었다가 혹시나 해서 물었더니
지금은 거지 신세가 되었다지 뭡니까?
댁의 소식을 물으시기에 자세히 여쭈었더니
눈물을 금치 못하셨습니다.
마침 소인의 주머니에 돈이 한 푼 있어서
그것을 드려 외상 술값을 갚게 했는데,
소인의 마음도 매우 슬펐습니다.”
“그럼 혹시 모친은 못 만나 뵈었느냐?”
“왜요 뵈었지요.
그런데 황송해서 감히 여쭙기 어렵습니다.”
“괜찮다.
우리 둘뿐인데 뭘 망설이느냐?”
“물으시니 부득이 실상을 말씀드릴 수밖에 없군요.
사실은 소인이 차사와 한 객주 집에 들렀더니
그 집 안주인이 바로 어르신의 모친이 아니겠습니까?
모친께서 반가워하시며 좋은 술과 안주를
푸짐하게 주시기에 잘 먹고 나왔습니다.”
“그럼 우리 모친께서는 어떻게 살고 계시던가?”
“불행히도 어르신의 모친은
어르신의 선친과 의가 맞지 않아 헤어지고,
소인의 아버지와 함께 사시는데
아주 정이 깊다고 했습니다.”
김장득은 얼굴이 흙빛이 되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이 사실이 누설되면 내 체면이 말이 아니니
이 일은 절대 입 밖에 내지 말게.
그 대신 자네가 빌려간 돈은 모두 탕감해 주겠네.”
그 후부터 강진해는 김장득의 집을 뻔질나게
찾아가서 밥과 술을 푸짐하게 대접받고
금전도 마음대로 빌려 썼다고 한다.
-옮긴 글-
첫댓글 장마비가 내리는 가운데 수요일날 아침시간에 음악소리와.
교훈글을 읽으면서 머물다 갑니다 오늘도 폭염날씨와 장마비에 대비를 잘 하시고
7월달 막바지로 달라왔고 휴가철 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무더위를 잘 이겨내시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세요.
터무니 없는 일들은 정치계에 많지요
백장 / 서재복 시인님의 좋은글 "망자환채(亡者還債)"와 아름다운 영상 즐감하고 갑니다.
오늘은 기쁨과 행복이 가득한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