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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적으로는 힘들더라도 '역시 오길 잘했다'고 생각되는 여행은 '체험하는 여행'인 경우다.
눈으로만 휘이 둘러보는 여행인 경우는 기억에서도 빨리 잊혀진다.
그런 여행은 추억의 한자락을 장식하는 멋진 여행이 되기보다는 '사진만 남는 여행'이 되고마는 여행이 된다.
몸으로 부대끼며 하는 여행, 참여하는 여행, 체험하는 여행의 경우는 기억의 깊이가 다르다.
이번 일정은 몸으로 부대껴 보는 일정이다.
두브로브니크에서 스르지산을 걸어서 올라가 보기로 한다.
여행은 감사의 마음을 갖게도 한다.
걷는 여행을 할 수 있음을 감사하고, 여행에 시간을 낼수 있음에 감사하고, 감사하는 사람만이 행복할 수 있다.
중국 속담이 떠오른다.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다." 우스워 보이기까지한 이 속담은 뭘 말하고자 했던걸까 싶다.
아마도 걷을 수 있는 상황에 대해 감사하라는 말인 것같다.
중국 속담처럼 이억만리 떨어진 유럽에 있는 산을 걸어서 올라본다는 것은 그런 면에서 기적이리라.
'걷는것이 기적'인 경우는 몸이 아파 눈을 뜨고감는 것만 할 수 있을 때다.
건강을 잃은 후에 걷는 것이 기적임을 알기보다 건강한 몸으로 여행을 하며 등산처럼 체험하는 여행을 하는것 자체가 기적이라 믿게 한다.
체험하는 여행이 주는 만족감은 그래서 기대이상이 된다.
만족감외에 밀려오는 감동마저 있다면 그건 덤이다.
두브로브니크 올드타운은 볼거리도 많고 골목길들도 이쁘고 해서 돌아볼만한 멋진 도시였다.
성벽 투어를 해도 되고 , 굳이 돈내고 성벽투어를 하고 싶지 않다면 성벽 안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걸어도 충분히 좋은 도시다.
성당이며, 플라차거리, 궁전, 그리고 성벽 바깥쪽 바닷가에 있는 절벽카페도 두개씩이나 있기 때문에 볼거리와 휴식타임을 가져보기 좋은 여행지다.
빠르게 올드타운을 여기저기 살펴보고 나서 성밖에 있는 관광안내소를 찾아갔다.
아직 크루즈가 떠나려면 시간이 남았고 케이블카까지 놓여져 있는 스르지산 등산을 하러 가고 싶어서다.
산정상까지 쉽게 오를 수 있는 케이블카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여행자로서의 보물찾기'를 하는 심정이 되고 싶은 것이다.
처음 도착하는 도시에 가면 버스정류장을 옆에 두고도 몰라서 물어봐야 하는 법인데 등산을 하려면 그보다 더 지리에 밝아야 하니 관광안내소에 가서 안내를 받기로 한다.
스르지산을 등산하려면 적어도 등산로 입구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야 하니 등산로 입구를 물어보았다.
지도에 친절하게 표시를 해준다.
성밖에서 보니 외부에서 바라보는 두브로브니크 성이 멋지다.
외세의 침입으로부터 잘 보호되었다 하니 성의 견고함만 보더라도 이해된다.
한국에서도 방영된 적이 있는 [왕좌의 게임] 배경이 되었던 성의 모습이다. 그래서 더 유명세를 타고 있기도 하다.
휴양도시로도 잘 알려진 두브로브니크인만큼 한여름에는 카약도 즐길수 있다.
성밖 바닷가 카약 선착장과 어울어진 두브로브니크의 성도 참 멋지다.
멀리 스르지산 정상이 보인다.
관광안내소에서 지도위에 입구를 표시하고 출발 했지만 가는 도중 등산로 입구를 물어서 찾아간다.
관광 안내소에서 나와 스르지산쪽을 바라보면 횡단보도가 있는데 건널목을 건너 산쪽으로 쭉 올라가면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여기부터 등산로 입구에 대한 이정표가 있을리 없으니 초행길에는 등산로입구를 찾으려면 헤멜 수밖에 없다.
관광안내소에서 나와 큰길에서 건널목을 건너 호텔과 주택들이 밀집된 골목길 사이로 올라가면 된다.
좁은 골목길들을 찾아 산쪽으로 올라가면 등산로 입구가 나오는 것이다.
건널목을 건너 호텔과 주택가들 사이의 좁은 골목길 계단을 걸어 산쪽으로 걸어올라가면 터널이 나온다.
건널목을 건너서 갔으면 쉬웠으련만 지도를 보고 찾아간다고 갔는데 큰길에서 건널목을 건너지 않고 이큰길에서 좌회전후 걸어간 다음 산쪽으로 올라갔더니 엄청 돌아서 입구로 간 것이다.
건널목을 건너 바로 산쪽으로 올라갔으면 등산로 입구였을건데 말이다.
그렇게 저렇게 가도 산 입구에 있는 이런 터널을 지나오면 등산로 입구다.
이 터널을 빠져 나오자마자 산쪽으로 보면 길건너에 등산로 입구가 보인다.
터널을 빠져나와 오른쪽 길 건너에 등산로 안내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입구를 지나 등산로에 들어서면 걷기 수월하게 지그재그로 등산로가 정상까지 나 있다.
높지 않은 산이라서인지 등산로는 잘 정비가 되어있어 거창한 등산화까지는 필요하지 않을 정도다.
얼마간 올라가지 않아서도 내려다보이는 두브로브니크 전경이 멋지다.
성안쪽 올드타운의 아기자기 빨간색 지붕을 한 건물들이 촘촘하게 서 있는 것이 잘 짜여진 시내답다.
제법 규모가 큰 건물들도 눈에 띄고 성과 어울어진 모습이 멋지다.
유럽은 카돌릭 국가들 답게 이런 언덕이나 산길에 예수님이 골고다언덕에 십자가를 지고 올랐던 것을 연상시키는 조형물을 만들어 놓은 곳들이 많다.
이곳 등산로도 지그재그로 굽어지는 길 끝에 그런 것을 연상시키는 조형물을 길이 꺽이는 곳마다 설치해 놓았다.
근데 도시 이쁜거만 신경썼는지 나무가 이렇게 등산로를 가로막고 쓰러져 있는지 한참이 된것 같은데 이런 등산로를 정리하는 수준은 어째 완전 후진국 수준이다.
쓰러져 있는 나무 위나 밑으로 사람들이 지나다닌 흔적을 보니 한참동안 이 상태로 있어온 것 같다.
하기사 현재의 크로아티아가 개인GNP수준으로 보면 선진국은 아니다.
관광지로 유명한 나라에서 등산로 관리를 이렇게 하고 있는 선진국이 어디 있겠는가?
한국이라면 국립공원 관리소의 직원이 아니라도 산을 좋아하는 등산객이라도 등산로를 막고 있는 나무를 잘라 정리했을 것 같은데 말이다.
가족들도 이렇게 열심히 올라오고 있다. 여성분은 아예 평상복 차림이다.
대단한 등산 복장이나 등산장비를 갖추지 않아도 될만큼 등산로가 험하거나 등산의 시간이 길지 않다.
아이들도 오를 수 있고 가벼운 일상복 차림의 여성분들까지도 쉽게 오를 수 있는 등산로다.
등산로 입구에서 정상까지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골고다 언덕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대여섯개 서있는데 이 조형물을 지나면 정상이다.
올라가면서 내려다보는 두브로브니크 전경은 사진으로 봐도 일품이다.
성안쪽 올드타운과 성 밖의 주택가들이 바닷가를 따라 죽 이어져 있다.
정상에는 요새가 있다.
최근까지도 군사 요새로 쓰였단다.
정상에는 요새 뒤로 평평한 광장이 나타난다.
광장에서는 군사훈련도 가능했을 것 같은 크기다.
정상에서 바닷가 반대 내륙쪽 풍경은 산악지대 풍경이다.
먼 산쪽의 모습은 황량하게 느껴진다.
'이런 땅에서 옛날에는 뭐해먹고 살았을까?'싶은 산악지대다.
바다에 나가서 고기를 잡는 일이나, 해상무역 말고는 먹고살기 참으로 어려웠을 것 같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악지대로 이루어져 있는 크로아티아인데 내륙쪽 모습을 대충 연상해볼 수 있게하는 풍경이다.
사실 크로아티아는 석유같은 천연자원이나 광물같은 지하자원이 많은 나라가 아니다.
발칸반도에서 내전이 일어났을 때 경찰국가라 알려진 미국이 손놓고 강건너 불구경했하듯 했던 이유가 이런 이유였다. (이라크야 석유가 많이 나니 폭탄을 퍼부은 것이고,, 이란도 석유문제로 지금 경제를 압박하고 있지만...)
간섭해서 갖게될 이권이 없는 나라의 내전에는 개입해서 골치만 아플뿐, 얻을 것이 없다보니 중재없이 치러진 내전이 길어졌고 그에 따른 수많은 양민들이 죽어나갔으며 재산상의 피해 또한 엄청났다.
결국 클린턴이 대통령 재선을 위해 이미지 메이킹이 필요하다보니 결국 발칸반도의 내전에 개입하게 되었고 종전까지 이르게 되었다.
전쟁은 불행한 일이다.
정치인들이 가진 욕심이나 욕망들이 종교를 부추기고, 민족을 들먹여서 몇백년간이나 이웃하며 종교가 달라도 사이좋게 지내온 서로에게 총부리를 서로 겨누게 만들었던 것이 발칸반도의 내전이었다.
어차피 이 지역은 로마카톨릭, 정교회, 이슬람교도가 비율차이는 있지만 종교적 자유를 가지고 수백년을 이웃하며 살아온 지역이다.
그런데 유고연방에서 분리독립된 7개 나라중 세르비아가 과거 유고연방의 맹주였던 지위를 다시 가지고자 욕심을 내기 시작했고 내전을 일으켰었다.
'역사적으로 이땅이~, 민족이~, 종교가~'하면서 부추기 시작하여 발칸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킨 것이다.
유고연방에 포함되어 있던 7개 나라중 하나인 코소보 사태도 그런식으로 일어나게 되었다.
1991년의 내전당시 사진 전시를 하고 있는 요새다.
요새건물로 들어가면 내전 당시의 참상을 알리는 참혹했던 당시의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두브로브니크 시내에서 스르지산 정상까지 케이블카가 놓여져 있어 두브로브니크의 상징적 관광명소 역할을 하고 있다.
케이블카의 비용은 150쿠나 한국돈으로 26,000원 정도다.
도로가 정상까지 이어져 있어 차량으로 이동도 가능하다.
정상에는 전망 좋은 파노라마 식당이 있다.
석양이 질 무렵 두브로브니크 전망이 유명하여 사진을 찍으려고 시간 맞춰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스르지산 석양 무렵의 모습이 유명하다.
성수기때는 예약까지 필요한 식당이란다.
정상의 바닷가쪽으로 대리석 십자가가 세워져 있다. 나폴레옹의 십자가다.
1812년 8월 15일 나폴레옹의 생일에 완성 되었다고 한다.
여기 산위 요새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사용했었고, 1991년 크로아티아가 유고연방에서 독립할 당시에도 요새로 사용했던 곳인데 현재 이 십자가는 1993년 내전당시 파괴되어 다시 만든 복제품이다.
내전당시 전쟁을 피해 산속으로 들어가 살기 시작했던 마을일까? 요새넘어 깊은 산중에 작은 마을의 모습이 보인다.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두브로브니크 전경을 한 컷이라도 더 담고 싶게 만든다.
날씨마저 더할나위 없이 맑고 쾌청하여 사진에 전문가가 아니라도 어느 부분을 대고 찍으나 사진은 환상이다.
사진 기술이 좋아서가 아니라 두브로브니크가 가지고 있는 모습 자체가 워낙 일품이다.
스르지산 정상에서의 두브로브니크 전경사진을 찍다가 인물을 넣어 찍어본다.
이런 곳에서 인증사진은 기념으로라도 하나 찍어 둬야하는거 맞쥬?
정상에서 여기 저기 사진도 찍고 휴식도 취한후 하산을 한다.
등산하면서 계속 내려다 보이는 로브리예나츠 요새에 가보고 싶었다.
두브로브니크 성과 오른쪽 옆의 로브리예나츠 요새는 하나의 세트처럼 따로 떼어 보기 아쉬운 곳이다.
그러다보니 성벽투어 당일티켓으로 로브리예나츠 요새까지 돌아볼 수 있다.
내려오는 길은 아무래도 수월하여 등산로입구까지 내려오는데 4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로브리예나츠 요새 모습인데 이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나해서 왔더니 아니다. 길을 지나쳐 온 것이다.
이 길을 따라 올라가야 로브리예나츠 요새로 올라갈 수 있는 거였다.
요새 안으로도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있던데 시간이 늦은 데다가 요새안에서 무슨 행사가 있는지 잘 차려입은 사람들이 들어가는데 일반인들은 통제를 하고 있다.
스폰자 궁전처럼 '결혼식 이라도 열리는 걸까?' 했더니 요새 안에서 공연이 있단다.
가까이 가보니 깍아지른 절벽위에 요새를 지어 놓았다.
그 옛날에 어찌 이런 위치에 건축을 했는지 놀랍기만 하다.
로브리예나츠 요새에서 바라보는 두브로브니크 올드타운쪽 모습이 지는 해의 기운을 받아 더 밝게 빛난다.
요새에서 바라본 두브로브니크 올드타운이 멋지다.
스르지산 정상에 올라 두브로브니크 전경 모습에 감탄하고, 로브리예나츠 요새까지 돌아보고 나니 크루즈로 돌아갈 시간이다.
이제 몬테네그로로 떠나는 일정이다.
이름도 생소한 나라 '몬테네그로'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기대하며 크루즈로 돌아가는 셔틀버스에 몸을 실어본다.
여행 Tip 1
스르지산 정상에 오르는 방법은 케이블카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도로가 닦여 있으니 차를 렌트한 사람은 자동차로도 갈 수 있다.
등산을 좋아하고, 몸소 체험하는 여행을 좋아하는 여행자는 걸어서 오르는 방법을 시도해 보자.
정상까지 다녀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필레 게이트 앞에서부터 시작해 2시간 30분내외면 충분하고, 등산로는 힘들지 않으니 용기를 내보자.
여행 Tip 2
두브로브니크 구시가 필레 게이트 앞에서 로브리예나츠 요새까지는 도보로 10분 정도 걸린다.
로브리예나츠 요새 입장료는 50쿠나(8,700원)이다.
두브로브니크 성벽투어 당일 티켓이 있으면 무료입장이 가능하니 참고하자.
즐거운 유럽여행! 함께 나누는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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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길잡이★유럽 배낭여행
(http://cafe.daum.net/bpguide)
첫댓글 항상 주옥같은 여행담을 들려주시기에 기쁘게 봅니다..
초반글만 모아주시면 에스프레소에 넣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이 여행기를 한 달간 심사숙고해서,,,,,,,상에 눈이 멀어서,,,,,,,,(사실은 작가 제안 받고 싶어서..) 공들여 썼던 여행기였답니다.
결국 자기네 사이트 1년 계약 작가제안을 받긴 했지만요.
@비전 작가 제안으로..
그러고 어찌되셨는지요?
시간이 가고
추억만 남을때
사진과 글을보게됩니다.
우리는 음미하면서 계속 즐기면 좋겠어요.
멋진 후기 감사합니다
죽을 때 모아놓은 돈 가지고 죽는것이 아니라 바로 그 '추억'을 가지고 죽는 것이라 했죠.
여행에의 추억은 10년이 지나도 죽을 때까지 미소짓게 하는 좋은 '추억'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